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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 (양장)

연필 (양장)

  • 김혜은
  • |
  • |
  • 2021-04-30 출간
  • |
  • 44페이지
  • |
  • 207 X 284 mm
  • |
  • ISBN 9791197228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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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작은 연필 한 자루가 이룬 기적?

연필이 있습니다.
칼로 연필을 깎습니다.
깎인 나무 조각들이 떨어집니다.
떨어진 조각들은 나뭇가지가 되고 잎사귀가 되더니 이내 참나무 한 그루로 자랍니다.
또 다른 종류의 작은 나무들이 이곳저곳 듬성듬성 싹을 틔웁니다. 그 나무들은 점점 자라더니 수많은 생명이 평화롭게 살아가는 숲을 이룹니다. 바람이 불어오자 숲에 사는 새들이 화려하게 날아오릅니다. 마치 평화와 생명의 잔치처럼 말이에요.

이 그림책이 이렇게 끝났다면 ‘작은 연필 한 자루가 이룬 기적’이라는 훌륭한(?) 판타지가 되었을까요? 생각지도 못한 시작으로 첫 장을 열었던 그림책은 이제부터 더욱 놀라운 흐름으로 우리를 안내합니다.
바람이 불어오자 숲에 사는 새들이 아름답게 날아오릅니다. 이런, 아니군요. 바람이 아니라 나무가 잘려 화들짝 놀라 날아가는 것이었습니다. 왜 이렇게 잘렸을까요? 이 아름다운 숲을 누가, 왜 이렇게 망가뜨렸을까요? 터전을 잃은 새들은 하염없이 따라갑니다. 잘린 나무를 가득 싣고 가는 트럭의 뒤꽁무니를 따라갑니다. 이렇게 망가진 숲은 이제 어떻게 될까, 이렇게 실려나간 나무는 어디로 팔려 갈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이처럼 김혜은 작가는 연필에서 떨어진 조각들을 숲으로 채우는 상상을 괜히 한 게 아니라는 듯, 그림의 물줄기를 전혀 다른 방향으로 틀어 버립니다. 커다란 트럭은 따라오는 새들을 뒤로 한 채, 더 커다란 공장 속으로 사라집니다. 이 공장에서는 어떤 무시무시한 일이 벌어질까요? 공장의 기계는 쉴 새 없이 돌아갑니다.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들의 손길이 바쁘기만 합니다.

그런데 바깥에서 본 공장의 모습과는 달리 그 기계들은 그다지 괴물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공장 안은 깔끔하고, 기계들은 아름다운 구조를 뽐내며 알록달록한 제품들을 만들어 냅니다. 무엇을 만드는 공장일까 하고 궁금해하는 사이, 이어지는 그림은 어느새 알록달록한 연필이 가득한 화방으로 바뀝니다. 화방 안에는 한 아이가 한껏 뒤꿈치를 들어 연필 한 자루를 잡는 모습이 보입니다. 아이는 화방을 나와 어디론가 걸어갑니다. 이 아이가 쥔 연필 한 자루는 이제 어떤 세상을 만들어 보일까요?

나의 무심한 습관이 세상을 망치는 칼이 되지 않기를,
별것 아닌 우리의 행동이 부디 별것을 만들어내는 시간이기를

사람은 연필을 깎을 수도 있고, 나무를 벨 수도 있습니다. 거꾸로 사람은 연필을 만들 수도, 나무를 심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만든 연필을 집어 들고 그림을 그릴 수도 있지요. 작가는 이 갈림길에서 고민이 꽤 많았던 듯합니다. 나무의 희생으로 태어난 연필로 그림을 그리는 일이 누군가를 살리는 일이기를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은밀하게 다가옵니다.

김혜은 작가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입니다. 그림책 속 아이도 화방에서 나와 그림을 그립니다. 화가한테 연필은 없어서는 안 되는 물건이지요. 그러니 무언가를 그리려면 당연히 연필이 있어야 하고, 그 연필을 깎아야 그림을 그릴 수 있습니다. 그러려면 공장에서 만든 연필을 사야만 합니다. 연필은 돈만 있으면 쉽게 살 수 있습니다. 그 연필로 그림을 그리면 되지요.
이 당연한 흐름이 오히려 작가를 혼란에 빠뜨립니다. 작가한테는 연필을 깎는 행위와 나무를 베는 행동이 그리 달라 보이지 않았던 걸까요. 그저 또 아무 의식 없이 별것 아닌 그림 한 장 그려내는구나 하고 생각했을까요. 그래서 잘라낸 나무로 만든 연필을 쓰는 자신을 다시 돌아보았을까요?

사실 이 갈림길은 누구한테나 주어지지만 누구한테나 보이는 것은 아닙니다. 어쩌면 부의 기준을 오로지 돈으로만 생각하는 사람들한테는 안 보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 돈의 실체를 깨닫는 날, 그제야 잘려 나간 숲의 빈자리에 우뚝 선 자신을 발견하겠지요.

연필은 ‘겨우 연필’이 아니라 내가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나무가 되기도 하고 숲이 되기도 합니다. 그 숲의 나무는 또 잘려나가 수많은 연필이 되지만, 언제나 나무를 살리고 숲을 살리는 연필이 되지는 않습니다. 쓰는 사람이 다르고, 어떻게 쓰는지도 다 다르니까요. 즉, 어떤 사람의 행동은 선순환을 만들기도 하지만, 어떤 사람의 행동은 악순환을 만들기도 합니다. 작가는 바로 이 선순환과 악순환 사이에서 나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었나 봅니다.

그림 속에 숨겨놓은 장치들, 의미들, 마음가짐들

『연필』은 글 없는 그림책입니다. 표지에도 뒤표지에도 글이 없습니다. 게다가 언뜻 보면 아무런 장치 없이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그림책 같지만, 사실 그림 안에는 여러 장치들이 숨겨져 있습니다. 그러니까 글자가 있어야 이해가 쉬운 사람들한테는 참 어려운 그림책일 수도 있지요. 하지만 글자보다 더 오래, 더 여러 곳을 느긋하게 살피며 책장을 넘기다 보면, 마치 엉킨 실타래에서 실이 풀리듯 보이지 않던 이야기들이 술술 흐릅니다.

처음에 연필이 깎이는 장면부터 숲을 이루는 장면까지는 마치 시간이 쌓이고 쌓여 커다란 숲을 이루듯이 그림이 한 장 한 장 포개어지듯 이어집니다. 그 뒤로 새가 날아오르고 트럭이 공장으로 들어가는 몇 장면은 이어지지 않고 낱장으로 쪼개지지요. 나무가 잘려 공장으로 들어가는 과정이 자연의 순리에 어긋남을 비유하는 듯합니다. 이어서 공장과 화방과 아이의 방과 다시 숲이 되는 공간은 처음 장면들처럼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연필을 깎는 일, 연필을 만드는 일, 연필로 그림 그리는 일은 하나같이 생산을 하는 과정입니다. 누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이 과정을 빚느냐에 따라 결과는 다를 수밖에 없겠지요.

연필을 깎는 일을 두고도 우리는 여러 가지 생각을 해 볼 수 있습니다. 연필을 깎으려면 칼이 있어야 하고, 나무를 베려면 톱이 있어야 합니다. 연필은 깎지 않으면 쓸모가 없고, 나무도 자르지 않으면 살아가는 데 필요한 도구를 만들 수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지나치게 많은 물건을 만들어 냅니다. 연필도 그렇지요. 예전에는 몽당연필도 볼펜 깍지에 끼워 썼지만, 오늘날은 굴러다니는 게 연필이고 볼펜입니다.

작가는 연필이며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고 책을 내는 사람입니다. 연필 깎는 일이 부디 함부로 베어낸 나무가 아니라 더 많은 나무를 자라게 하는 밀알이 되기를, 내가 하는 일에만 몰두하지 않고 나에게 온 물건의 가치와 희생을 잊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이 책에 담은 건 어쩌면 작가이기에 지녀야 할 사명일 수도 있을 듯합니다.

겉표지를 벗겨 내어 숲 액자로 만들어 보세요

이 책에는 겉표지가 있습니다. 표지 뒷면에는 제목 없이 가로로 기다란 숲 그림이 있습니다. 이 표지를 벗겨서 벽에 붙여 두고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를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집에 쌓여 잠든 연필의 쓰임도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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