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세월 온 마음을 다해 한 가지 일에 삶을 바친 뛰어난 예술가를 우리는 ‘명장’이라 부릅니다.
〈우리문화 우리명장〉 시리즈는 지금까지 주목받지 못했지만, 묵묵히 우리 문화의 원동력을 만들어 온 사람들의 소박하면서도 치열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부와 명예보다는 자신에게 주어진 삶에 평생을 바친 명장들, 그들의 이야기 속에는 물질문명 속에 살아가는 오늘날의 우리가 배워야 할 삶에 대한 열정과 올곧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또한 자연과 사람의 자연스런 어우러짐, 자신뿐 아니라 주변을 배려하는 마음과 더불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자신에게 더욱 치열한 견고함과 아름다운 정신을 생각하게 합니다.
오래 전, 한 장 한 장 기와를 올리던 기와장이의 정신은 오늘날 초고층 빌딩을 만드는 힘이 되었고, 궁장의 피와 땀은 양궁 신화를 만들어 냈습니다. 또한 신나는 놀이판에서 흥을 돋우던 놀이꾼의 신명은 오늘의 한류를 만드는 힘이 되었지요.
〈우리문화 우리명장〉 시리즈에 등장하는 명인들의 직업과 그들이 만들어 내는 문화는 오늘날에 적합하지 않은, 그리고 모두가 기피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올곧고 아름다운 정신만은 우리에게 이어져야 합니다. 오랜 시간 동안 올바른 뜻을 가지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여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자신만의 것을 성취해 낸 명장들의 인내와 노력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녹슬지 않고 오히려 빛을 발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문화 우리명장〉 시리즈는 감성을 돋우는 수려한 그림과 함께 아름다운 이야기를 읽으며 옛 것에서 새 것을 찾는 ‘온고이지신’을 익히는 멋진 시간을 드립니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이고 나는 무엇이 되고 싶은지 나의 꿈에 대해 생각해 보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
2006년,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왕의 남자》는 우리 기억 속에서 사라져 가는 ‘남사당패’ 놀이꾼을 소재로 한 영화예요. 화면 가득 퍼지는 흥겨운 풍물소리, 오색찬란한 빛깔, 어름(줄타기 묘기), 살판(땅재주를 넘는 묘기), 버나(접시 돌리는 묘기) 등 놀이꾼들이 벌이는 화려한 재주는 단번에 사람들의 시선과 마음을 사로잡았답니다. 이 영화 덕분에 많은 사람이 우리 전통 놀이 패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지요. 남사당패와 같은 전통 놀이 패는 서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전국곳곳에 기쁨과 웃음을 남겨왔어요. 그러나 이제 이러한 놀이 패의 연희는 텔레비전 방송 프로그램이나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일이 되었지요.
‘놀이꾼’은 말 그대로 판을 벌여서 한바탕 놀다 감으로써 사람들에게 여흥을 주는 사람들이에요. 옛날에는 놀이꾼들이 만들어 내는 놀이판이 유일한 볼거리였고, 해학적으로 사회 풍자를 다루어 서민의 입장을 대변하고, 고단한 삶의 활력소가 되기도 했지요. 40~50명으로 구성된 놀이 패는 하나의 ‘극단’같이 자체 내의 규율과 질서에 따라 움직였고, 놀이꾼들은 자신이 맡은 재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하여 각자 열심히 노력했답니다. 그들은 놀이판에 대한 열정과 끼로 뭉친 사람들이었어요.
이 책은 우리 전통 놀이나 풍물, 놀이 패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하는 대신에 놀이꾼의 삶을 이야기를 통해 보여주어요. 또한 거칠고 투박한 선으로 놀이꾼 특유의 역동적이고 힘찬 동작을 표현했지요. 아이들은 신나는 놀이판에서 훌쩍훌쩍 재주를 넘는 땅쇠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삶과 어우러졌던 놀이 패를 이해하고, 뜨거운 열정으로 끊임없이 노력하는 진정한 “꾼”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거예요. 그리고 마지막 페이지에는 이야기에서 전하지 못한 놀이 패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다양한 정보가 실려 있어 책의 내용을 더 풍부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줄 거예요. 자, 우리 아이들에게 진짜 재주꾼 땅쇠의 신나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