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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궁

미궁

  • 나카무라 후미노리
  • |
  • 자음과모음
  • |
  • 2014-08-27 출간
  • |
  • 248페이지
  • |
  • ISBN 9788957078143
★★★★★ 평점(10/10) | 리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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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미궁 … 7

작가 후기 … 247

도서소개

나카무라 후미노리 장편소설 [미궁]. 이 책은 주인공 ‘신견新見’을 통해 ‘히오키 사건’이라는 일가족의 죽음과 관련된 사실이 조금씩 밝혀지면서,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이자 연인인 ‘사나에’에 관한 진실이 함께 드러난다.
아쿠타가와 상, 오에 겐자부로 상 수상 작가 후미노리의
데뷔 10년을 장식하는 최고의 걸작 스릴러!

“내가, 어떤 계기로, 만난 여자는,
일가족 살인사건에서 살아남은 아이였다.”

아쿠타가와 상(『흙 속의 아이』), 오에 겐자부로 상(『쓰리』) 수상자인 나카무라 후미노리의 열한 번째 소설. 주인공 ‘신견新見’을 통해 ‘히오키 사건’이라는 일가족의 죽음과 관련된 사실이 조금씩 밝혀지면서,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이자 연인인 ‘사나에’에 관한 진실이 함께 드러난다.

변호사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주인공 신견에게는 어린 시절 ‘R’이라는 다른 인격이 있었다. 정신과 치료를 받은 그는 가끔 그 기억을 떠올리면서 R이라는 존재가 이제 새로운 인격체로 독립해 많은 살인 사건에 관여하고 있다는 망상을 하곤 한다. 최근 그는 우연히 사나에라는 여자를 만났고, 그녀에게 끌려 잠자리를 하지만 정작 그녀에 대해서 아는 것은 없다. 그때 탐정이 나타나 히오키 사건에 관한 이야기를 늘어놓으며, 그녀와 함께 살다가 실종된 남자를 찾고 있으니 도움을 달라고 요청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녀가 히오키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라는 사실을 언급한다. 신견은 이 사실에 대해 묘한 끌림과 동시에 미심쩍은 부분들을 발견하고, 조금씩 사건의 진상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한편 사나에 또한 지나치게 아름다운 어머니와 그런 아내를 광적으로 감시하는 아버지, 그리고 자신을 성적 대상으로 바라봤던 오빠 때문에 어린 시절의 정신적 상흔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학교 근처에서 주스에 수면제를 타서 주는 괴한이 출몰하고, 어느 날 어린 사나에는 괴한이 준 주스 병을 받아드는데…….

책의 내용과 구성

세계 안의 톱니바퀴와 세계 밖의 공허함
그 틈새를 살아가는 두 남녀의 이야기

여기 어떤 남녀가 있다. 그들은 서로가 서로를 상쇄하는, 이 세계의 안팎에서 조금씩 서로를 지우는 일에 몰두한다. 도저히 아물 수 없는 상처를 가진, 하지만 우연 속에서 필연을 찾아 헤매는 ‘신견’과 ‘사나에’. 이들로부터 우리는 어떤 ‘진실’을 찾아내야 할까?

우리 대부분은 이 세계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세계는 결코 하나의 길을 제시하지 않고, 복잡한 미궁 속으로 개인을 초대한다. 몇몇은 그 복잡한 세계 속에서 악전고투를 거듭하면서 이를 바꿔나가겠다는 의식을 가지지만, 대부분의 개인은 세계 속의 톱니바퀴가 되어 저마다의 ‘행복’을 찾아 나선다. 그리고 여기서 행복이 마치 보편적인 가치처럼 위장되는 것은, 실상 ‘그것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는 세계의 지상명령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하지만 일단 이렇게 자유롭지 못한 세계 속의 톱니바퀴가 되고 나면, 우리에게 남는 것은 자신의 ‘생활’을 유지하는 일 뿐이다. 결국 생활이 의식을 결정한다. 마침내 자동-기계가 된 우리는 세계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잃고, 생활을 자신의 세계로 인식한다.

“이런 세계에 그렇게 달라붙어 있고 싶어요? 뭘 위해서? 다들 떠받들어주는 걸 위해서? 여자하고 하기 위해서? 사치를 누리고, 자신은 특별하다고 존재를 곱씹어보기 위해서? 다 웃기는 짓이에요. 이딴 거, 아무려면 어떻습니까?”(173쪽)

물론 세계 안에서의 우리는 세계 바깥으로의 출구를 찾기 힘들다. 하지만 어쩌면 어떤 경험이나 상처로 인해 이미 (생활=)세계 바깥에서 살아가며 세계 내부로의 입구를 찾는 인물도 있다. 작가인 후미노리는 마치 미궁 같은 이 상황을 ‘정체성(자아)’의 문제로 치환한다. 주인공 신견의 경우, R이라는 다른 인격은 스스로를 통제하기 위한 장치라기보다는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기제로 작용한다. 이 세계의 톱니바퀴가 되기 싫어서, 세계 속의 이물(異物)로 존재하는 이의 힘겨운 몸짓처럼.
반면 사나에의 경우는 파국으로 치닫는 가족의 뒤틀린 사랑으로 인해, 일종의 ‘제동 장치’가 필요하다.

“눈이 뜨이면 모든 게 끝나고 원래대로 되어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 아니, 그게 아니라 그런 아버지가 아닌 아버지가 있고, 그런 어머니가 아닌 어머니가 있고, 그런 오빠가 아닌 오빠가 있을 거라고.”(220쪽)

세계 속의 톱니바퀴가 되기를 거부했던 신견과 달리, 사나에는 어린 시절부터 세계 밖으로 추방당한, 되돌아올 수 없는 또 다른 미궁 속을 살아가고 있다. 그녀에게 삶이란, 마치 세계 바깥의 공허함과 잔혹함에 지쳐 세계 속으로 편입하기 위한 필사적 몸부림에 가깝다.
그렇다면 우리는 여기서 그/녀의 차이만을 발견한다. 이렇듯 결코 가까워질 수 없는 평행한 두 직선의 틈새를 살아가는 두 남녀의 행보는, 다른 인물들의 개입으로 인해 비로소 변화의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이해와 오해의 쌍곡선,
평행한 세계에서 ‘듀엣’으로 살아가기

예컨대 작품 속에서 ‘탐정’의 등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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