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어린이들에게
외로움도 이야기해 줄 수 있어야 하지 않는가?
혼자 있을 때 여러분은 무엇을 하며 어떻게 지내시나요?
1인 가족이 늘어나고 모두가 스마트폰으로 소통하는 요즈음, 게다가 코로나19 때문에 사람들 간의 접촉도 줄어든 지금 이 시간들. 우리는 혼자만의 시간을 자주 보내게 됩니다. 우리가 원해서 그렇게 되기도 하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가족의 수가 줄고, 가족 간에도 직장과 교육에 대한 일정 때문에 서로 얼굴을 자주 못 보게 되니, 낮은 결속력으로 각자의 삶을 살기 바쁜 그런 사정들도 많습니다.
혼자 있다고 꼭 외로운 것은 아닙니다. 언제라도 연락하면 만날 수 있는 가족과 친구가 있고, 문만 열면 마주치는 기분 좋은 이웃들이 곁에 있다면 말입니다. 창가에 새가 날아들어 지저궈주고 나무와 풀이 바람 소리를 내어준다면 외로움은 덜해지겠죠.
하지만 빼곡이 들어찬 아파트 한 칸에서 혼자 있다면, 혼자를 벗어나는 일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가까운 동내 공원을 산책해도 그곳에서 아는 사람을 만날 확률은 거의 없습니다. 카페에 앉아 스마트폰으로 친구를 찾아 소통해보지만 공허합니다. 시장을 보고 밥을 먹으면서 늘 만나는 식당 주인과 시장 상인들이 오늘 하루 어떻게 지내냐고 안부를 물어봐 줄 리도 없습니다. 어른들이야 그렇다 치고 아이들이 어쩌다 혼자 있게 되면 문단속부터 해야 하고 자유롭게 밖에 나가 놀 게 내버려 둘 수도 없습니다. 언제부턴가 도시에 사는 우리 곁에서는 정 많고 가족처럼 지내던 이웃들이 사라져갔고, 함께 사는 가족들도 모두가 정해진 시간, 정해진 삶의 숙제들을 하면서 여유롭게 정을 나누기 어렵게 되어버렸습니다.
그래서 그런가요? 언제라도 불평 없이 우리를 반겨 맞이할 동반자, 애완동물들이 급격히 늘었습니다. 함께 산책도 할 수 있고, 집에 들어오면 진심으로 반겨줍니다. 외로움은 사라지고 새로운 가족으로 결속력이 생겨납니다. 같은 언어를 쓰는 사람과 사람은 스마트폰을 사이에 두고 멀어져가고, 사람과 동물은 서로 다른 언어를 쓰면서도 가까워집니다.
그런데 이런 점을 간과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동물들을 선택하여 함께 살자고 한 것이지, 동물들이 자발적으로 같이 살자고 한 것은 아니란 것입니다. 외로움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존재에 대해서 말입니다. 그것이 사람이건, 동물이건 작은 풀 한 포기이건......
혼자 있는 여러분은 어떤 존재인가요?
말로는 자기 의사를 잘 표현 못하는
가족과 함께 살고 있지 않나요?
이 책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엄마, 금방 갔다 올께.
얌전히 놀고 있어.
알았지?”
혼자 있을 때 나는,
가족사진을 봐요.
우리 가족은 이렇게 넷이에요.
아파트에 모두가 나가고 누군가 혼자 남겨졌습니다. 이 집의 아이일까요? 텅 빈 아파트의 이곳저곳이 카메라에 잡히듯 보입니다. 아파트 현관에서부터 아이의 방과 부엌 거실 등. 인형이 친구가 되어주고, 창밖의 비둘기가 놀러 옵니다. 어항 속의 물고기가 조용히 말을 걸어줄 것만 같습니다. 하지만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것도 잠시, 식구들과 함께 주말여행을 했던 즐거운 시간을 떠올리며, 다짐합니다. 이제는 어디든 식구들을 따라다니겠노라고. 무료함이 극에 달할 때 마침내 식구들이 돌아옵니다.
이렇게 끝납니다.
“멍!”
* 이 도서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2020년 우수출판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 선정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