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백하게 일하고 군더더기 없이 생활하는
김토끼 맨손 체조 라이프
사랑스러운 분홍색 김토끼로 잘 알려진 지수 작가의 두 번째 에세이. 비싸고 화려한 운동 기구 없이 간결한 움직임만으로 충분히 나를 단련시키는 맨손 체조처럼 인생의 크고 작은 일들을 내 손으로 직접 해결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책은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은 일러스트와 더불어 나에게 딱 맞는 공간에서 담백하게 일하고 군더더기 없이 생활하는 작가의 일상을 담고 있다. 그건 왠지 모르게 맨손 체조와 많이 닮아 있다.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1인분의 몫을 다하기 위해 느려도 끝까지 해내는 힘은 나의 생활을 온전히 내가 책임지겠다는 데에서 나온다. 오늘의 내가 어제의 나보다, 내일의 내가 오늘의 나보다 독립적이고 자유롭기를 바란다. 그러고 보면 맨손 체조하듯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는 가장 다정한 방식이자 이 세상을 사랑하는 태도임이 분명하다.
작은 마음에 담은 행복한 하루
나에게 딱 맞는 공간과 생활, 일에 대한 이야기
몇 번의 직장생활을 경험한 뒤 지수 작가는 퇴사를 결심하고 프리랜서 생활에 돌입한다. 나몽이라는 이름을 가진 신림동 고시촌 출신 길고양이와 같이 살게 되면서 자신이 온전히 책임져야 하는 현실을 자각하고 주변 환경을 단단하게 다져가는 과정이 이 책에 그려진다. 작은 공간에서 프리랜서로서 일하고, 생활인으로서 먹고사는 일이 주는 기쁨을 함께 느낄 수 있다. 그 단순한 생활 속에는 전자레인지나 전기 포트가 없어 편의점 간편식을 먹지 못하는 대신 전통 시장에서 사온 애호박과 갓 짜낸 참기름으로 간장 국수를 직접 만들어 먹는 특별함이 있다. 직접 손과 발을 움직여 사는 삶은 그리 풍요롭지 않지만 딱히 부족하지도 않다. 이 생활이 “다를 것은 없지만 또 분명히 다르다.”는 작가의 말은 우리가 원하는 삶은 생각보다 멀리 있지 않고, 예상보다 쉽게 실천할 수 있음을 알린다.
균형 있는 일상을 위한
김토끼의 숨 고르기 에세이
맨손 체조의 마무리는 숨 고르기다. 군더더기 없는 담백한 동작으로 체조의 모든 단계를 마치고 숨을 고르면서 몸과 마음을 정돈한다. 맨손 체조의 숨 고르기 단계와 마찬가지로 바쁜 일상 속에서 우리는 잠시 자기 자신을 내려놓고 가쁜 숨을 가라앉혀야 하는 차례를 빼놓아선 안 된다. 그건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면서도 롱런하기 위해 꼭 필요한, 더 나아가 잘 살기 위한 시간이 되어 줄 것이다. 이 책이 부디 독자들에게 숨 고르기가 되어 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