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이 위태로운 전쟁터,
그들은 왜 실록을 지켜 내기 위해 목숨을 걸었을까?
임진왜란 중, 나이와 신분을 넘어 목숨 걸고 지키고자 했던 『조선왕조실록』 ‘전주사고본’!
꽃 대신 간절한 소망을 올린 돌탑이 그림자를 드리운 그곳에서, 우리 역사를 우리의 힘으로 지켜 내고자 한 이들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실록을 지키는 아이』 는 임진왜란 당시 유일하게 남은 『조선왕조실록』 ‘전주사고본’을 왜적의 손에서 지켜 내고자 신분을 넘고 나이를 넘어 목숨을 걸었던 이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조선왕조실록』은 조선 왕조 약 472년간의 역사적 사실을 각 왕별로 기록한 역사서다. 당시 각 왕의 실록을 편찬할 때마다 이를 활자로 인쇄하고,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춘추관을 비롯하여 충주, 전주, 성주 네 사고에 보관했다. 그런데 임진왜란이 일어나 춘추관과 충주, 성주 사고의 실록들이 불타고 전주 사고만이 유일하게 남게 되었다. 이를 알게 된 유생 안의와 손홍록 등은 실록을 내장산으로 옮겨 용굴에 숨겼는데, 그 기간이 무려 14개월이나 되었다. 이들은 서로 번을 서 가며 실록을 지켰고, 1593년 7월에는 백성들과 힘을 합쳐 임금이 있던 해주로 실록을 무사히 옮길 수 있었다고 알려져 있다.
전주 사고에 있던 『조선왕조실록』을 숨겨 보관한 장소인 용굴은 현재 내장산 국립공원 깊숙이, 높고 가파른 곳에 숨어 지금도 눈에 잘 띄지 않고 개발되지 않은 채로, 그 의미가 크고 중요한 곳임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도 세상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채 남아 있다.
이 이야기는 단순히 『조선왕조실록』을 지켜 내기까지의 역사만을 담은 것이 아니다. 자신의 목숨보다 귀하게 여기며 나이를 넘고, 신분을 넘어 자신의 손으로 나라를 지키고자 했던 백성들의 귀한 마음, 새로운 세상을 꿈꾸었던 사람들의 간절한 소망, 그리고 사람과 사람이 주고받는 따뜻한 정을 담고 있다. 작가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조선왕조실록』 ‘전주사고본’을 지켜 낼 수 있었던 배경과 여정을 쫓아 이를 탄탄한 구성과 인물들을 통해 재구성했고, 김호랑 작가의 깊이 있는 그림은 이를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채채’라는 주인공의 이름은 ‘책책(冊冊)’에서 비롯된 말로, 낮은 신분과 가난을 대물림하고 싶지 않은 부모의 마음을 반영했다. 『조선왕조실록』을 보호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신분과 가난이라는 틀로 나눌 수 없는, 나라와 가족과 이웃을 위하는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과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사람들의 굳은 의지 속에서 깊은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이 책은 『채채의 그림자 정원』의 개정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