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하게 주관적인 여행 안내서다. 저자는 기존의 관광이 따라하는 Copy 여행이었다면 이제는 Unique 여행을 하자고 제안한다. SNS에 사진을 올리기 위한 여행이 아니라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여행을 통해서 ‘눈이 아니라 귀로 하는 여행’이 가진 무궁무진한 재미와 감동을 발견하자는 것이다.
유행을 복사하듯 다른 사람의 SNS에, 블로그에 이미 있는 그 풍경과 그 카페와 그 맛집의 음식을 쫓는 게 아니라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나만의 독특한 여행을 하게 될 것이라며 Unique 여행을 제안하는 것이다. 그리고 제주를 포토존으로 소비하고 마는 게 아니라 제주 땅을 살아왔던, 그리고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공유하는 특별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자신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그 많은 제주의 동네 중에서 두 번째로 ‘사계리’라는 동네를 여행 추천지로 꼽았다. 첫 번째 동네인 ‘종달리’와는 달리 ‘사계리’ 편에서는 사계리에서 대대로 살아온 원주민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담았다. 화분으로 사는 게 아니라 뿌리를 내리고 살기를 선택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땅이 그들에게 주는 것이 무엇이고 그들 또한 땅에게 그들을 주겠다는 무언의 계약이 무엇인지를 얘기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낯선 토양에 뿌리를 내린다는 것은 무척 어렵다. 하지만 손을 내밀어 주는 이들이 있다면 달라질 것이라는 믿음을 저자는 놓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