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심의 마음 안경, 서울재동초등학교 어린이 시>
서울 재동초등학교 어린이들의 글과 그림이 실린 동시집으로 고래책빵 어린이 문집 시리즈 2권입니다. 주제별로 4부로 나누어 총 101편의 시를 실은 책은 재동초 어린이 60명이 시를 쓰고 55명이 그림을 그렸습니다. 여기에 지도교사로서 박미림 선생님의 해설 ‘동시를 잘 쓰려면 어찌해야 하는지?’를 곁들였습니다. 특히 박미림 선생님은 시와 동시를 쓰는 시인이어서 ‘시는 기교가 아니라 마음’이라는 생각으로 어린이들이 시심을 잘 살려내었습니다. 작품은 그래서 한 편 한 편 아이들 마음 그대로인 마음 안경인 셈입니다.
책이 나오기까지는 글과 그림으로 참여한 105명의 어린이는 물론 지도교사인 박미림 선생님과 교장 선생님을 비롯하여 학교 구성원 모두가 한마음으로 힘을 모았습니다. 작품마다 스민 어린이만의 꾸밈없고 해맑은 생각과 놀라운 상상력에 감탄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삭막한 도시 서울 한복판에서 자라는 아이들의 마음>
보통 거대 도시 서울은 삭막하니 여기에서 자란 아이들 역시도 정서가 메말랐을 거로 생각합니다. 이 생각이 옳은지는 <사슴벌레야 어디 가니?>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이 책에 서울 한복판인 종로구 북촌에 있는 재동초등학교 어린이들의 마음이 그대로 담겼기 때문입니다.
자연과 동떨어진 도시에서 자라는 아이들에 대한 어른들의 이런 선입견을 아이들은 시 한 편으로 말끔히 씻어줍니다. 아이들의 시마다 어떤 환경이든 구김살 없이 자라는 모습과 가족과 친구, 선생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그대로 묻어나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자연과 지구까지 걱정하는 마음은 대견함마저 안겨 줍니다. 아이들은 아이들일 뿐 도시의 환경이라고 해서 천진함과 순진함을 잃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혼자 보기 아까운 동심의 톡톡 튀는 재치>
시 중 한 작품 <뿔 달고>를 소개합니다.
“사슴벌레야 넌 어디 가니?/장수풍뎅이와 싸우러 간다/멋진 갑옷 입고/가로로 뿔 달고…
장수풍뎅이야 넌 어디 가니?/사슴벌레와 싸우러 간다/멋진 갑옷 입고/세로로 뿔 달고…”
아이들의 빼어난 관찰력과 재치에 놀랄 수밖에 없습니다. “동심의 톡톡 튀는 재치가 혼자 보기 아까워 책으로 묶었다”는 박미림 선생님의 말이 깊이 와 닿습니다.
지도교사로 아이들의 시심을 자극한 박미림 선생님은 “서울의 가장 중심지며 전통을 자랑하는 북촌의 어린이들답게 글에서 느껴지는 향기가 남다릅니다. 책을 읽으며 아이들 마음을 느끼다 보면 안국역 어디쯤 기와가 있는 그 골목길을 걷고 싶어질 것입니다. 그리고 눈빛 초롱초롱한 재동의 꼬마 시인들을 만날 것 같은 기대감으로 가슴 설렐 것”이라고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