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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도 5부

36도 5부

  • 남경숙
  • |
  • 다빈치
  • |
  • 2008-04-15 출간
  • |
  • 108페이지
  • |
  • 182 X 257 mm
  • |
  • ISBN 9788990985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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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모든 탄생은 기적이다. 그 순간만큼은 신의 존재를 믿을 수밖에 없다. 인간의 힘을 넘어선 숭고한 순간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기록한 이가 있다. 2000년부터 7년 동안 꾸준히 이 주제만 파고들었고, 촬영을 거부당하는 등의 복잡한 문제에 맞닥뜨려서도 포기하지 않았다. 아기의 탄생을 준비하며 고통을 인내하는 엄마들에게, 다양한 표정으로 세상에 첫 발을 내디딘 아기들에게, 엄마와 아기의 첫 만남을 순조롭게 해주기 위해 분주한 의료진에게, 갓 태어난 아기를 보기 위해 기다리는 가족들에게 남경숙은 차가운 카메라를 갖다 대었지만, 그이의 시선은 기계의 차가움과는 전혀 거리가 멀다. “세상에서 이 보다 아름다운 장면은 없을 거예요.”라고 말하는 작가는 자신이 보고 느낀 경이로움과 아름다움을 그대로 전한다. 엄마와 아기에 대한 한없이 따스하고 존경어린 시선과 함께.

<추천사>
징하고 짠한 ‘탄생’

다큐멘터리 사진은 먼저 ‘징’하고 ‘짠’한 고갱이가 박혀 있어야 한다. 여기서 ‘징’한 것은 대상의 본질에 더 가까이 다가가는 사진가의 자세를 말함이며, ‘짠’한 것은 그래서 얻는 ‘울림’이다. 결국 ‘짠’한 것은 ‘징’한 것을 자궁 삼아 얻어지는 탄생인 셈이다.

남경숙의 사진 70여 장을 보았다. 사진이 삶의 한 토막을 ‘징’하게 찍어 보여주고 있었다. 사진 속에는 탄생을 너머 모든 삶의 하중이 걸려 있었던 것이다. 나는, 세상의 무게에 대한 그녀의 섬세한 은유 때문에 그만 ‘짠’해졌다. 사실 이 표현은 그녀의 스승인 사진가 김홍희 선생의 말인데, 참 적절해서 필자가 빌려 쓴 것이다. 그녀에게 주문한 한 가지가 좀 ‘징’하게 찍을 수 없느냐는 것이었단다. 로버트 카파의 한 말씀 “당신의 사진이 좋지 않다면, 피사체에 한 걸음 더 다가가라.”의 한국형 버전 아닌가? 조금만 ‘더’….

남경숙의 사진을 보고, 그녀를 만나고 난 솔직히 감동했다. 세상 보는 눈이, 그녀가 나보다 한 수 위였다. 많은 것을 배웠다. 그 시선으로, 2000년부터 찍어온 이미지 무게를 미학적 허세 없이 보여준다는 것에 감동했다. 그 감동을 뒷받침하는 것이 해박한 의학적 지식과 그것을 이미지에 정확하게 일치시키는 능력, 아니 더, 그것이 삶의 어떤 부분과 연결되어 있는지를 꿰뚫어 보고 있는 곰삭은 성찰이었다.

사진 찍기 위해, 대충 어설프게 안 것이 아니라, 인간을 알고, 사랑하고, 느끼며, 그 한 순간인 탄생을 몸과 마음으로 먼저 받아들인 것이다. 글은 내가 쓰지만, 그녀에게서 참 많은 감동을 받았다는 것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이다.

최건수(사진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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