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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것도 보지 못했다

아무 것도 보지 못했다

  • 김홍희
  • |
  • 다빈치
  • |
  • 2009-12-01 출간
  • |
  • 56페이지
  • |
  • 245 X 275 mm
  • |
  • ISBN 9788990985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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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포스트 미디어 시대의 개념예술

포스트 미디어 시대 혹은 제2 미디어 시대의 커뮤니케이션 메커니즘은 우리 삶의 방식을 바꾸어놓았을 뿐 아니라 인간의 실존 그 자체를 바꾸어놓고 있으며, 우리의 인지와 감각을 재구조화하고 있다. 특히 구글어스Google Earth는 제2 미디어 시대를 대변하는 희대의 메커니즘이다. 인공위성의 막강한 정보 입력과 송출 능력, 인터넷의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3D 그래픽의 재현 시스템, 엄청난 양의 정보를 샅샅이 계량화하는 데이터베이스 시스템 등이 총체적으로 결합한 구글어스는 전 지구를 낱낱이 얽어서 완벽한 재현 시스템을 구현한다. 구글어스가 재현해내는 시뮬레이션의 세계, 그것은 완벽한 사이버스페이스로서 실재 세계를 전유하려는 인간의 욕망을 실현하는 데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선다.

김홍희의 사진은 후기 미디어 시대 문명과 관련하여 각별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역설적이게도 그의 사진은 새로운 미디어 시대의 문명과 깊은 친연관계에 놓여 있다. 동서남북을 종횡무진하는 김홍희의 신체는 매우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한계상황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는 김홍희는 구글어스 시대의 사진찍기에 관해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진다. 그는 새로운 미디어 시대에 사진가로서 살아가고 있는 자신의 좌표설정을 명확하게 하고 있다. 전지구를 떠도는 여행은 김홍희의 삶 그 자체이다. 그의 예술은 그의 삶으로부터 나온다. 국경을 지나 대륙을 넘고 바다를 건너는 일이 그의 삶의 한 방식이 되었다. 그는 몸을 움직이는 것 자체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하고 마무리한다. 수행성을 기반으로 하는 김홍희의 서사는 매우 문학적이다. 그의 문학은 시어이다. 그는 카메라로 시를 쓴다. 일반적으로 다큐멘터리 사진은 르포르타주이거나 소설이기 십상이다. 그러나 김홍희의 이번 작업은 고비사막이라는 한정된 처소에서 끊임없이 이어지는 모래 언덕을 대상으로 동일률이 지배하는 시적 언어라는 점에서 사뭇 다르다. 그는 아무것도 보지 않았다고 말하는 고비사막에서 시를 썼다.

김홍희의 사진은 매우 충실한 다큐멘터리 사진이다. 특히 몽골의 고비사막을 담은 이번 작업들은 일종의 풍경 사진이다. 거대한 사막의 전모를 단일화면 안에 드러낼 수 없다는 한계점은 오히려 새로운 장점으로 살아났다. 부분에 주목하고 그 부분들 속에서 자연과 인간, 시간과 공간, 과정과 결과 등의 메타포를 끌어냈기 때문이다. 신작들은 폭넓은 해석의 지평 위에 놓인다. 그의 사진은 문명사회의 척박함을 넘어서려는 정신적 도피의 일환으로 비칠 법도 하다. 또는 자연의 숭고함에 기대어 문명사회의 비루함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읽히기도 한다. 나아가 그것은 자연의 곡선을 끌어들여 인체의 곡선을 은유함으로써 자연과 인간 신체 사이에 흐르는 교감을 관능의 서사로 표현한 풍경-누드이다. 김홍희는 사막의 모래언덕에서 신체의 관능미를 포착한다. 부드러운 곡선이 신체 구석구석에 자리한 유려한 곡선을 은유한다. 바람이 실어 나르는 낱알의 모래들이 시간의 주름을 만들고 그 주름들 너머로 한 고비 두 고비 숭고한 자연의 깊이가 우러난다. 이렇듯 김홍희의 사진은 1차적으로 매우 충실한 자연 다큐멘터리 사진이며, 그것도 매우 풍부한 신체적 체험을 바탕으로 한 리얼리티가 살아 있는 사진 예술이다.

김홍희는 자신의 사진찍기에 관한 반성적 성찰의 일환으로 카메라에 GPS를 장착했다. 그리고 그 결과로 얻은 사진 평면 위에 GPS로부터 얻은 사진의 위치 정보값을 토대로 해당 장소의 인공위성 사진을 따다 붙였다. 김홍희가 몸으로 만난 사막과 디지털 정보로 처리된 인공위성 시각의 사막을 한 화면 안에서 만나는 것은 낯선 일이다. 그것도 위도와 경도 관련 정보가 나열된 이미지의 정사각형 박스가 부드러운 곡선과 뿌연 색면의 흐름을 깨며 화면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이 화면은 정말 낯설기 그지없다. 완만한 곡선들로 이루어진 절대 순수의 자연 이미지 가운데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이 정사각형 박스 안의 인공위성 사진은 같은 사진 이미지임에도 매우 이질적이다. 그것은 불가에서 행하는 연비燃臂 의식과 같은 것이다. 불가에서는 득도를 위해 삭발을 하고 신체의 일부를 태우는 연비 의식을 행하는데, 이것은 신체에 고통과 위해를 가함으로써 새로운 깨달음을 얻는 과정이다. 매끈하게 잘 빠진 풍경-누드 위에 문자정보를 수반한 인공위성 사진을 끼워 넣는다는 것은 이미지의 고유한 논리를 깨는 행위이다. 따라서 GPS 정보값을 풍경-누드 위에 삽입하는 김홍희의 행위는 새로운 미디어 시대의 사진찍기를 성찰하는 예술 행위이다.

중요한 것은 사진작품이라는 결과 그 자체만이 아니다. 그 사진을 만들어내는 과정과 태도에 의해 김홍희의 작업은 개념예술로 성립한다. 김홍희는 사진가로서의 포지셔닝에 관해 문명비판적인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그는 사진작품이라는 결과를 얻기까지 자신의 신체가 어떠한 수행성을 거치고 있는지, 그리고 그 사진작업의 결과가 어떤 방식으로 현재의 문명 시스템 속에 자리매김할지에 관해 명확한 의제설정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홍희는 첨단의 디지털 문명 아래서 매우 지난한 과정을 거쳐 몸을 움직여서 촬영한 사진 이미지가 과연 어떤 울림을 가지고 있는지, 그 아날로그 시스템이 완벽한 디지털 시스템으로 작동하는 인공위성 사진과 어떤 차이를 가지고 있는지에 관해 묻고 답하고 있다. 이런 맥락 속에서 김홍희의 사진과 인공위성의 사진을 병치하는 행위는 새로운 미디어 시대의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전제로 성립하는 것이면서 동시에 그 문명의 논리를 이탈하려는 개념을 담고 있다. 요컨대 김홍희의 사진은 구글어스 시대의 사진찍기이며, 나아가 포스트 미디어 시대의 예술에 관한 개념적 예술 실천이다.

김준기 (미술평론가, www.gimjung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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