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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신을 잃어버리고 싶지 않은 시대의 문학과 종교

아직 신을 잃어버리고 싶지 않은 시대의 문학과 종교

  • 이준학
  • |
  • 전남대학교출판문화원
  • |
  • 2018-08-20 출간
  • |
  • 368페이지
  • |
  • 154 X 226 X 20 mm /555g
  • |
  • ISBN 9788968495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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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책속으로 추가]
그의 모든 음악 경력을 통하여 그는 형식(form)과 무형식, 말과 침묵,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형상과 형상화 될 수 없는 것, 이름과 이름 붙일 수 없는 것 사이의 관계에 대하여 항상 궁금증을 가지고 있었으며, 스스로의 힘으로 소리를 이용하여 침묵으로 하여금 말하게 하려는 불가능한 작업에 스스로를 던졌다. 그가 “하모니엘레부르(Harmonielebre)”를 작곡했던 젊은 시절부터 그는 찰스 로센(Charles Rosen)이 “반음의 포만(chromatic saturation)”이라고 표현한 그리고 다니엘 올브라이트(Daniel Albright)가 “협화음에 대한 새로운 정의”라고 설명한 것을 창조하려고 노력하였다. “우리의 귀는 모자란 소리를 채우는 것에서 어떤 만족을 느낀다. 반음의 몽롱한 소리의 움직임, 동시에 연주된 십이음의 탄주음, 이 백색(白色)에 대응될 수 있는 음악 소리를 듣는데서 우리의 귀는 어떤 만족을 느낀다”고 올브라이트는 설명한다. 이 흰 빛에 비유된 ‘반음의 포만’은 우리로 하여금 보여질 수 없는 것(the Invisible)의 침묵을 듣게 해 주는 “포만된 소리(plenum of sound)”를 강조하기 위하여 의도된 것이었다(Taylor, 151-152).
보이지 않는 형상, 들을 수 없는 침묵을 소리로 드러내기 위하여 온 정신을 바쳐 온 쇤베르그였지만, 그는 표현할 수 없는 것(the unrepresentable)을 표현할 수 있는 인간의 능력에 대하여 항상 회의를 가지고 있었다. 이 표현 할 수 있는 것과 표현 할 수 없는 것 사이의 긴장이 가장 첨예하게 드러난 작품이 바로 그 유명한 『모세와 아론』(Moses and Aron)이다. 이 오페라는 불타는 숲(the burning bush)가에서 모세가 “유일자이며 만물의 근원이고, 만유에 편재하며, 드러날 수 없으며, 인간의 힘으로 표현 할 수 없는 신이여!”라고 외침으로서 시작된다. 전달될 수 없는 메시지를 전달하도록 선택 된 모세는 타자(the other)인 신의 부름에 저항하지만, 이 타자는 피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모세는 피할 수 없는 것을 말하기 위해 싸우고 실패하도록 운명지어져 있는 것이다. 모세의 딜레마는 바로 쇤베르그 자신의 그리고 진지한 예술가 자신의 딜레마이다. 침묵을 소리로 표현하려는 그의 모든 노력 속에서 그가 발견하는 것은 우상이 된 황금의 송아지일 뿐이다. 작곡가는 그에게 주어진 작업의 부정할 수 없는 불가능성에 직면하지 않을 수 없게 되며, 쇤베르그를 대신하여 모세는 이렇게 말한다.

“저는 하나의 형상을 스스로 만들었습니다만, 인간이 만든 형상이 그럴 수밖에 없는 것처럼, 그릇된 형상일 뿐입니다! 그래서 저는 패배하였나이다. 제가 생각해 온 모든 것은 미친 짓이었으며, 말해질 수도, 말해져서도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오 말씀이여, 그대 말씀이시여, 저에겐 그것이 부족합니다!” (Taylor 152에서 재인용)

명명할 수 없는 것에 이름을 붙이려는 욕망에 사로잡혔을 때, 우리가 말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말하지 않는 것, 침묵하는 것(152) 이라고 테일러 교수는 말하였는데, 이 오페라의 마지막 제3막을 종결지어 줄 것으로 기대되던 말들은 제자리에 있지 못하고 제2막의 끝너머 공중에 매달려 있다고 데이빗 제스퍼 교수는 말한다(Jasper xiii). 이 오페라의 제3막의 음악은 쇤베르그에 의해 결코 작곡되지 않았으며, 텍스트는 있으나 말해지지 않은 채로 남아 있다.
그러나 모든 인간이 『모세와 아론』 속에서처럼 침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작품 속에 나타난 제3막의 소리의 침묵은, 표현할 수 없는 것을 표현하려고 노력해 온 인간의 말하는 방식의 한 극단적 상징을 보여주는 것일 뿐 해답은 아니다. 현재까지 말하여지고 표현된 것 그리고 그것에 기초하여 세워진 기존의 문화나 문명 그리고 사회의 모든 제도 등이 인간에게 만족을 주지 못하고, 사회 구성원의 대다수가 더 이상 인내 할 수 없는 분노의 꼭지점에 이르렀을 때 그리고 아무리 기다려도 그 동안 말해지지 않은 새로운 말은 들리지 않을 때, 사람들은 기존의 제도와 그 제도를 지탱해 온 정신들을 향하여 강하게 ‘NO’를 말하게 되며 그것이 행동으로 드러날 때 그것은 1968년의 파리의 학생운동이 보여주는 것과 같은 폭력적 부정으로까지 비화하게 된다. 『모세와 아론』 속에 나타난 쇤베르그의 침묵은 극 속에서 말이나 소리 보다 더 무거운 외침이다. 그러나 그의 후배들인 포스트 모더니스트들은 침묵보다는 말, 말보다는 글(writing) - 글은 비틀어 조이는 것(wrenching)이라고 데리다가 특징 지운데로 문자의 폭력을 행동화시키는 것이다(Altizer 15) - 을 무기로 선택하여 매섭게 잘못된 기존의 제도와 권력 그리고 그 제도와 권력을 뒷받침 해 온 이성 중심의 가치들에 대하여 맹렬한 공격을 감행함으로써 명백한 부정의 의사를 만천하에 드러내었다.
인간은 인간의 정신의 재생을 의미하는 16세기의 르네상스 이후 오랫동안 근대정신의 근간을 이루어 온 데카르트 이래의 이성과 합리적 과학정신에 의지하여 그 삶을 지탱시켜 왔다. 세계 제1차 대전을 겪은 20세기 초반의 소위 모더니즘의 시대에도 기존의 가치에 대한 회의와 부정이 팽배하였으며 그로 인한 허무와 절망이 한 시대를 풍미하였지만 20세기 후반의 소위 포스트모던 시대처럼 이성에 근거한 모든 기존의 중심가치들이 철저하고 치밀하게 문화의 모든 측면에서 전복되고 거부된 적이 없었다. 이러한 경향은 아무리 참고 기다려도 이성에 근거하여 확립된 기존의 가치체제와 그것에 바탕을 두고 오랫동안 구축된 기존의 권력이 인간들이 원하는 바르고 공정한 삶을 제공해 주지 못할 것이라는 심각한 결단에서 유래된 것이다. 그들은 모더니티를 구축하고 있던 정신의 기둥들 곧 진리나, 이성, 도덕성, 신, 전통이나 역사 같은 소위 거대담론(Grand Narratives)이나 거대 관념(Big Ideas)들을 분석적으로 세밀하게 부정하였으며, 과학이나 종교, 마르크시즘 같은 절대적 진리의 개념으로 주장된 세계관들을 그 본성에 있어 전체주의적(totalitarian) 성격을 지닌 인위적 구조물로 폄하하였다(Sardar 8). 포스트모더니즘은 비록 기존의 이성중심의 가치를 대체 할 새로운 가치의 대안을 제시하지는 못하였으나 기존의 가치에 대한 부정의 정신은 확고한 것이었다. 그들이 부정하는 가치에 대한 대안(代案)을 분명하게 제시할 수 없었다는 것은 포스트모더니스트들의 치명적 약점이지만, 그렇게 빈틈없어 보이는 치밀하고 정직한 정신을 가지고도 스스로 부정한 가치에 대한 대안을 마련할 수 없었다는 것은, 포스트모던 시대까지의 인간의 장구한 역사 속에서 그동안 말하여지지 않은, 표현되지 못한 것을 찾아내는 일이 얼마나 지난(至難)의 작업인가를 웅변적으로 보여준다.


목차


서언 / 5

제1장 포스트모던 문학의 종교성: 시론 - 알렌 긴즈버그와 로버트 로월의 경우 / 17
제2장 현대문학에 나타난 부정의 신학의 자장 / 70
제3장 존 단의 초기시에 나타난 사랑의 종교적 성격 / 113
제4장 조지 허버트의 종교시에 나타난 보편적 의식 / 143
제5장 사랑과 고통의 변증법의 세 가지 양상: 호손의 「주홍글자」 / 180
제6장 ‘투덜거림’의 미학: T. S. 엘리엇의 『황무지』에 나타난 음악의 종교적 성격 / 212
제7장 T. S. 엘리엇과 폴 틸리히 / 252
제8장 문학과 종교 그리고 문화의 관계에 대한 학제적 연구 - T. S. 엘리엇의 ‘종교문화론’을 중심으로 / 285
제9장 변증법인가 삶인가? -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 / 320

주(Notes) / 337
도움받은책(BIBLIOGRAPHY) / 344
찾아보기 / 360
후기 / 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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