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시대 깊이 알기’ 시리즈 완성본, 『개화 소년 나가신다』
‘조선 시대 깊이 알기’ 시리즈는 ‘경국대전 반포,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개항’ 등 개국 이래 벌어진 조선의 대표적 사건들로 말미암아, 당시 사람들의 삶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그린다. 단순히 조선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을까 하는 질문을 뛰어넘어, 독자들로 하여금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삶을 이해하고 오늘날 우리 일상과는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 볼 수 있도록 했다. 경국대전 반포로 법치 국가의 기틀을 다진 조선 전기 편 『경국대전을 펼쳐라!』,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이 끝난 뒤 새바람 부는 조선 후기를 다룬 『이제부터 세금은 쌀로 내도록 하라』에 이어, 마지막 권인 『개화 소년 나가신다』는 신문물이 밀려오던 개화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만약 조선이 개항을 하지 않았더라면?
개화를 둘러싼 다양한 목소리를 생생히 담아내다
주인공 구식이는 의병이었던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신 데에다 과거 제도가 폐지되어 세상이 원망스럽다. 더구나 의지했던 누나가 재혼한다는 소식에 마음을 둘 곳 없는 구식이는 아버지의 유산을 찾아 한성으로 간다. 그런데 아버지 친구인 신 역관은, 아버지가 남기신 유산을 받으려면 자신이 내준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고 한다. 시험을 통과하기 위해 낯선 신문물을 체험해야 하는 구식이에게는 그야말로 딴 세상이 펼쳐진 듯하다.
신 역관의 시험은 단지 신문물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왜 새로운 문물이 필요한지 구식이에게 끊임없이 질문한다. 구식이는 신문을 보며 세상을 읽고, 달라진 한성 곳곳을 체험하며 새로운 세상으로 한 발씩 내딛는다. 그리고 신 역관의 질문 속에서, 요동치는 나라의 앞날을 위해 자신이 해야 할 일을 깨달아 간다.
들썩들썩 요동치는 개화기 조선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살길을 찾아야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
개화기는 우리나라가 새로운 시대를 향해 나아가고자 했던 시기였다. 이 시기 사람들은 신분 제도의 굴레에서 벗어나 자유와 평등에 눈떴고, 배움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했다. 개화기는 가장 역동적인 시기로 평가받는 만큼 같은 시대를 사는 사람들이라도 의식의 차이가 매우 컸다. 이 책은 급변하는 사회에 적응해 가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과거 제도가 폐지되며 그동안 매진했던 공부가 쓸모없어진 양반, 신분 제도가 폐지되며 스스로 새로운 일거리를 구해야 했던 노비, 새 삶을 찾아 미국으로 떠난 백성 등 저마다 살길을 찾아야 했던 개화기 조선 사람들의 삶을 생생히 되살려 냈다.
각 장 사이사이에는 역사 정보를 개화기 신문 형식으로 담아내었다. 그저 역사 상식을 정리해 주는 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강화도 조약·갑오개혁·갑신정변 같은 교과서에서 단 몇 줄로 설명된 사건들이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자상하게 전한다. 특히 만평 느낌으로 개화기 신문 내용을 재해석한 이경석 화가의 유머가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