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려도 서로 보듬으며 자라는 아이들
어리고 철없어 보이는 아이들에게도 남모를 아픔이 있고 그 아픔을 감당하며 아이들은 자랍니다. 『고양이 이름은 미영씨』에 나오는 어린 친구들이 그러합니다. 봄이는 나중에 데리러 오겠다고 떠나간 엄마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산이는 자기 내면 깊숙한 곳에 틀어박혀 지내며 친구들과는 다른 세계에서 지냅니다. 말썽을 일으켜서 혼나곤 하는 강이는 자기 마음을 몰라주는 친구가 못내 서운합니다.
마음 한구석에 아픔이 있어도 아이들은 스스로 혹은 서로 의지하며 마음의 키를 키웁니다. 엄마의 당부를 또렷하게 기억하는 봄이는 동생을 잘 돌보고 할머니 말씀도 잘 들으며 구김살 없이 생활합니다. 그러면서 자폐아 친구 산이가 대답을 잘 안 하고 자기 마음대로 할 때도 섭섭한 마음을 풀고 다시 품어 줄 줄 압니다. 산이는 하교길에 좋아하는 봄이를 따라가고 떠돌이 고양이를 만나면서 점점 친구에게 마음을 열어 갑니다. 친구들에게 개그맨이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밝은 강이는 친구와 화해하며 너른 마음이 되어 갑니다. 『고양이 이름은 미영씨』 는 여린 아이들이 서로를 보듬으며 힘이 되어 주는 이야기입니다.
의젓한 마음자리를 지닌 아이들
『고양이 이름은 미영씨』는 저학년 어린이들의 성장기입니다. 저학년들이 읽는 동화에는 귀엽고 발랄한 어린이들 모습을 담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하지만 『고양이 이름은 미영씨』에는 각자의 고민과 아픔을 지녔으면서도 그에 파묻혀 있지 않고 의젓하게 이겨 나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어리고 귀엽지만 그에만 머물러 있지 않는 대견한 마음 씨앗을 지닌 아이들 모습에 웃게 됩니다.
집에서 혼자 동생을 돌보며 옛이야기를 읽어 주고 「해와 달이 된 오누이」의 호랑이처럼 동생을 잡아먹을 누군가가 쳐들어올까 봐 겁을 먹었다가도 봄이는 엄마 생각을 하며 힘을 냅니다. 학년을 오르며 이제 더 잘할 수 있다는 용기를 내는 봄이의 모습이 기특합니다. 떠돌이 고양이가 가여워 집에서 길러 보려고 하고 새로운 주인을 찾아 주려고 노력하는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에 마음이 맑아집니다. 자폐아 산이가 떠돌이 고양이와 마음 나눌 기회를 만들어 주며 친구가 되는 아이들 모습도 보기 좋습니다. 한 아이가 다른 아이에게, 힘을 얻은 아이가 또 다른 아이에게 힘이 되어 주는 이야기는 책을 읽는 아이들에게 이 세상이 나 혼자가 아니라 모두와 서로 연결되어 살아간다는 따스한 삶의 이치를 깨닫게 할 것입니다.
어린이를 비추는 거울, 열린어린이 창작 동화
『고양이 이름은 미영씨』는 열린어린이 창작동화 중 세 번째로 펴낸 국내 창작 동화입니다. 열린어린이 창작동화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어린이들의 삶과 함께하며 따뜻하고 너른 눈으로 어린이들의 삶과 꿈을 담습니다. 성장하는 어린이들의 내면을 껴안고 어린이들의 넘치는 상상력을 북돋우는 어린이문학이 되길 바랍니다. 현실에 발 딛고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의 모습을 비추고자 합니다. 열린어린이 창작동화가 이 시대의 어린이를 일깨워 주는 어린이문학으로 자리매김해 나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