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력을 길러 주는 역사인물 그림책 열세 번째 이야기
어진 선비 이언적을 찾아서
“우리 대감은 나라님이 이름을 내린 선비라네!”
경주 양동마을이 전해 주는 조선 최고의 성리학자 이언적 이야기
창의력을 길러 주는 역사인물 그림책 열세 번째 이야기 『어진 선비 이언적을 찾아서』는 조선 성리학의 기틀을 마련한 성리학자이자 어진 선비 이언적과 그가 나고 자란 경주 양동마을 이야기를 담아내었습니다. 이언적은 성리학의 가르침을 따르면서도 독창적인 학문을 정립해 김굉필, 정여창, 조광조, 이황과 함께 동방오현이라 불리며, 조선 전기 성리학을 바로 세웠다 평가받는 훌륭한 성리학자입니다. 그가 태어나고 자란 양동마을은 조선 시대 때 세워진 전통 가옥들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온 곳으로,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된 자랑스러운 우리 문화이지요. 벼슬에서 쫓겨난 이언적이 고향인 양동마을로 돌아와 학문에 정진했던 시기를 재미나게 풀어낸 이 책을 통해 참 선비인 이언적과 그의 흔적이 묻어 있는 아름다운 양동마을의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저… 혹시 어진 선비 이언적을 아십니까?”
어진 선비 이언적을 찾아 떠나는 경주 양동마을 한 바퀴
경주에 있는 양동마을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 보존된 양반 마을로 알려진 곳입니다. 월성 손씨와 여강 이씨 두 가문이 수백 년 동안 집성촌을 이루며 살아온 독특한 마을로도 유명하지요. 빼어난 자연경관과 옹기종기 모여 있는 기와집과 초가집 은 조선 시대로 돌아간 듯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이런 양동마을은 2010년 안동 하회마을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우리의 문화적 가치를 세계에 널리 알렸지요. 오백여 년 전, 유서 깊은 이 마을에서 태어난 사람이 다. 조선 성리학이 뿌리내리는 데 커다란 영향을 미친 이언적이 바로 그입니다.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여읜 이언적은 삼촌 손중돈에게 글을 배우며 벼슬에 오르지만, 정쟁에 휩쓸려 벼슬을 잃고 낙향하게 됩니다. 이때 고향 산자락에 사랑채인 독락당을 짓고 성리학을 수양하는 데 정성을 쏟는데요, 『어진 선비 이언적을 찾아서』는 이 시기의 이언적의 모습을 기발한 상상력으로 풀어낸 팩션 그림책입니다.
마을 촌장이 된 도깨비 홍 서방은 양동마을에 어진 선비가 산다는 소문을 듣고, 가르침을 얻고자 양동마을 곳곳을 누빕니다. 이언적의 외가이자 그가 태어난 곳인 서백당의 향나무부터 이언적의 집인 무첨당의 대청마루, 어머니를 모시기 위해 지은 마을에서 가장 큰 집 향단의 중문까지 껑충껑충 뛰어다니지요. 그들은 홍 서방에게 이언적이 임금이 이름을 내릴 정도로 신망이 두터우며, 천둥 번개가 쳐도 책 읽는 것에 열중하고, 부모에게 효를 다하는 훌륭한 선비임을 자랑스레 귀띔해 줍니다. 이렇듯 양동마을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이언적이 과연 얼마나 어진 선비인지 궁금증을 일게 합니다. 홍 서방을 따라 펼쳐지는 달빛 어린 양동마을의 단아한 풍경은 읽는 이들로 하여금 우리 전통의 숨결을 느끼게 하지요.
진정한 ‘선비 정신’을 지킨 조선 성리학의 선구자 이언적
마침내 독락당에 다다른 홍 서방은 꼭두새벽부터 글공부에 몰두하는 선비 이언적의 하루를 지켜보게 됩니다. 이언적은 가장 먼저 어머니께 아침 문안을 드리고, 가뭄에 굶주리는 백성들을 걱정하여 양식을 나누어 주도록 합니다. 또 손님들과 담소를 나누며 옳은 뜻을 위해서라면 어떤 것도 두렵지 않다는 기개를 드러내지요. 이처럼 부모를 공경하고 백성을 사랑하며, 밤낮으로 학문 수양에 정성을 쏟는 그의 모습은 양동마을이 들려준 어진 선비의 이야기를 몸소 느끼게 합니다. 무엇보다도 정의를 위해서라면 위험이 닥쳐도 굽히지 않겠다는 이언적의 의지는 ‘선비 정신’을 잘 보여 주고 있습니다. 이언적은 권력을 휘두르던 김안로의 등용을 반대해 조정에서 쫓겨났지만, 낙담하지 않고 성리학 연구에 집중했습니다. 주희의 성리학을 따르면서도 자신만의 시각으로 새롭게 비판한 대학장구보유를 비롯한 많은 책들을 썼고, 성리학의 중심 이론인 이기론을 발전시켜 퇴계 이황 등 후대 학자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지요. 또한 관직에 다시 나아가서는 왕이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을 제시한 일강십목소를 올려 임금의 신임을 얻었습니다. 어떤 일이 있든 묵묵히 신념과 지조를 지켜 마침내 뜻을 이루는 이언적의 모습은 서백당 향나무처럼 푸르고 당당해 보입니다. 이를 통해 어린이들도 어떤 유혹과 어려움이 닥칠지라도 뚝심 있는 자세로 삶을 살아간다면, 언젠가 빛을 발할 것임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뒤에 수록된 정보 페이지를 통해 이언적과 양동마을에 대해 더 알아봐요
이 책을 읽다 보면 홍 서방이 들렀던 양동마을의 건물들이 쭉 나오는데요, 뒤에 수록된 정보 페이지에서는 양동마을과 서백당, 무첨당, 향단, 관가정 등 이언적의 발자취가 남아 있는 건물들에 대한 설명이 자세하게 펼쳐집니다. 또한 이언적이 낙향해 지은 독락당과 이언적이 죽고 난 후, 그를 존경하는 유생들이 건립한 옥산서원에 대한 이야기도 이해하기 쉽게 담겨져 있어 직접 양동마을에 가고 싶은 마음을 들게 합니다. 이언적의 됨됨이를 엿볼 수 있는 사실적 정보와 성리학에서 이룩한 성과들도 어렵지 않으면서도 구체적으로 풀어 놓아, 책을 읽으며 궁금증을 가졌던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자연스레 충족시켜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