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급운영 베테랑 교사의 학급살림 한해살이 이야기
<빛깔이 있는 학급운영>의 저자 이상대 선생님이 학급살림 한해살이를 이야기로 풀어냈다. 2008년 3월부터 월간 중등 <우리교육>에 연재한 ‘4050 학급살림 이야기’를 다듬으며 지난 기억도 추슬러 담고, 자료도 보강하여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3월, 은근한 두려움 속에 일상활동의 틀을 짜고, 쪽지 통신을 보내고, 학부모와 관계 맺는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이듬해 2월, 아이들을 상급학년으로 올려 보내고, 새로운 아이들을 맞이하며 묵묵히 걸어갈 것을 담담하게 다짐하는 이야기까지, 아이들과 ‘지지고 볶은’ 1년의 기록이 담겨 있다. 달마다 펼쳐진 이야기에는 아이들을 만나는 지혜가 담겨 있는 것은 물론, 선생님의 진솔한 고백에 따뜻한 위로와 울컥, 하는 감동을 받는다.
일상에서 소소한 활동으로 풀어내는 지혜
중·고등학교에서 담임의 자리를 찾고 고민하는 교사들에게 이상대 선생님은 그저 아이들이 맺는 관계를 돌보는 것이 담임의 역할이라고 이야기한다. 아이들끼리 소통하며 돕고, 각 교과 담임과 배움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도록 뒤에서 돕는 것이 가장 우선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관계와 소통”을 중시하는 담임이 되어야지, 하는 이상만 가지고서는 아이들과의 접선은 불가능하다. ‘수표’를 가지고 전화를 걸 수도, 커피 한 잔을 뽑아 마실 수 없는 것처럼 일상에서 아이들을 만나고 관계를 도울 수 있는 소소한 ‘동전’이 필요하다. 이 책은 그런 동전들을 차곡차곡 모아서 엮은 이야기이다. 학기 초, 아이들 속으로 깊이 들어가기 위한 ‘학부모 편지’, 남자아이 여자아이를 더 깊이 만날 수 있는 ‘따로종례’, 아이들의 속내를 알기 위해 청소 시간이나 점심 시간을 활용한 ‘길거리 상담’, 아이들끼리의 소통을 돕기 위한 ‘홀짝일기’와 ‘쪽지통신’, 아이들의 입장에서 바라 본 ‘자리 배치 이야기’, 아이들과 교과 교사들의 관계를 돕기 위한 ‘수업 이야기’ 등을 1년의 흐름에 따라 펼쳐 놓았다. 매달마다 엮어둔 쪽지통신과 여러 가지 학급 운영 자료도 참고해서 사용할 만하다.
담임의 자리를 찾고 고민하는 교사들이 기억해야 할 열쇳말, “관계”
중·고등학교 일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교과 수업 시간을 제외하면 담임으로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은 그렇게 많지 않다. 가뜩이나 관계 맺기 어려운 요즘 아이들인데, 실제로 함께 하는 시간은 적고 처리해야 할 일들만 늘어나니 담임의 자리를 찾다가 급기야 학급 담임을 맡지 않으려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그 와중에 학기 초에 세운 학급운영 계획대로 시도하려다 제 풀에 지쳐 소진되는 교사들은 얼마나 많으며, 학급운영에 좋다며 다양한 활동을 시도해보지만 이벤트로 끝나버려 회의를 느끼는 교사들은 또 얼마나 많은가. 관계와 소통이 꽉 막힌 교실에서 아이들은 결코 행복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마음에 새긴다면 담임의 자리는 보다 분명해진다. 아이들과 함께 행복한 1년을 나고 싶은 담임 교사들에게 권하며, 또 다른 누군가의 학급살림 이야기가 차곡차곡 쌓여가길 바란다.
배움과 나눔, 모두를 위한 교육
여전히 많은 문제들을 안고 있지만, 우리 교육계는 제도와 내용이라는 두 측면에서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습니다. 현장 교사들의 꾸준한 연구과 실천을 통해 수많은 교육 자료들이 쌓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 교육출판계를 보면, 그 흔적을 찾기 힘듭니다. 직접 아이들과 함께한 교육 활동의 결과들을, 말 그대로 살아 있는 교사의 언어로 담아낸 책들이 빈약합니다. 교사들의 실천을 정리해내는 동시에 다른 교사들의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그 무엇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교사는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하며 나누는 존재입니다. 아무리 세상이 경쟁으로 치닫고 자본에 눈먼다 해도 교육에서만은 포기할 수 없는 중심 가치가 있습니다. 바로 ‘배움’과 ‘나눔’입니다. 스스로 서고 더불어 잘살기 위한 배움과 나눔이 아니라면 교육의 진정성은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우리교육은 ‘모두를 위한 교육’을 지향하며, 이제껏 개인 차원에서만 다루어진 교사들의 교육 실천 경험들을 <지혜로운 교사> 시리즈로 모아내고자 합니다. 그 결과물을 다른 교사들과 나누는 과정에서 함께 성장해 가는 책으로 만들고자 합니다. 이 각박한 세상에서 묵묵히 교사들이 일구고 있는 미래를 고스란히 담고 싶습니다.
“
<지혜로운 교사> 시리즈는 이제껏 개인의 경험에서만 다루어진 교사의 노하우를 책으로 갈무리하여
다른 교사들과 나누는 과정에서 함께 성장해 가는 책입니다.
현장성이 담보되지 않은 강단 연구자들의 언어가 아닌 직접 아이들과 함께 한 교육활동의 결과들을, 말 그대로 살아 있는 교사의 체험적 진술로 풀어냈습니다.
교사의 질을 결코 뛰어넘을 수 없는 교육의 질적 향상과 함께 교육의 진정성을 회복하는 데 보탬이 되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