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는 엄마를 쫓아다니는 재미에 빠져 있다. 일주일 전만 해도 이런 일은 상상도 못 했다. 무서웠으니까. 하지만 나에겐 시험을 앞둔 엄마를 돌보고 감독해야 할 책임이 생겼다. 그러니까 감시하도 들볶아도 괜찮다. 엄마가 나에게 했던 것처럼 말이다.
-「슈퍼맘 능력고사」39쪽
“오늘도 밥 안 먹으면 어떻게 해. 자꾸 말라 가잖아.”
벌써 두 달째였다. 우리 집에 온 처음 한 달간은 먹이를 잘 먹었다. 로즈가 먹이를 잘 먹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건 국제중학교 입시 문제로 엄마의 잔소리가 심해졌을 무렵이었다. 신나게 먹이를 사냥하던 로즈가 먹이를 피해 다니기 시작하더니 통통하게 올랐던 살도 점점 빠져 갔다.
-「나의 로즈」 57쪽
생각했던 것만큼 아빠의 발은 크지 않았다. 내가 신어도 얼추 맞을 것 같았다. 몇 달 뒷면 중학생이니까 발이 커지는 건 당연한가? 나는 무언가에 이끌리듯 자리에서 일어나 아빠의 구두를 신어 보았다.
“어, 왜 이래?”
살짝 헐렁거리던 구두가 발에 꽉 맞더니 내 의지와 상관없이 몸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재빨리 구두를 벗으려 했지만 소용없었다. 이미 난 현관문 밖으로 나가고 있었다.
-「아빠 구두」8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