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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나는 흐린 주점에 앉아 있을 거다

어느 날 나는 흐린 주점에 앉아 있을 거다

  • 황지우
  • |
  • 문학과지성사
  • |
  • 1998-12-21 출간
  • |
  • 172페이지
  • |
  • 128 X 205 mm
  • |
  • ISBN 978893201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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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옷걸이에 떨어지는 옷처럼
그 자리에서 그만 허물어져버리고 싶은 생;
뚱뚱한 가죽부대에 담긴 내가, 어색해서, 견딜 수 없다.
글쎄, 슬픔처럼 상스러운 것이 또 있을까?

그러므로, 어느 날 나는 흐린 酒店에 혼자 앉아 있을 것이다

- 황지우 어느 날 나는 흐린 酒店에 앉아 있을 거다 中에서

이토록 서글프면서 폐부를 찌르는 말이 또 있을까? 어렸을 때 술은 참 아저씨들이나 먹는 것이고 왜 먹는 것인지 몰랐는데 나이 들면서 왜 그런지 알거 같았다. 가벼운 월급을 받은 날 아빠들이 왜 포장마차에서 집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홀로 술을 들이키는지 조금은 알거 같았다. 제 정신으로는 못 들어가는 것이다. 미안해서.
술을 먹고 싶을 때가 있다. 혼자 먹고 싶을 때도 있다. 이내 외롭고 고독해질 줄 알면서도 마치 그 감정을 바라듯이 몸에 안 좋은 줄 알면서도 술이 그리울때가 있다

목차

시인의 말

웃음소리에 깨어나리라
산오름
매트릭스 2004
소쿠리 가득 봄볕이
無言歌
장마
여름이 오고 있고나
그 참 견고한 외계
지붕 위에서
낮잠
해방촌
여름 저녁
오후 세 시의 식사
내가 세 들어 사는 집의 뜰
파두-리스본行 야간열차
파두-Dear Johnny
골목쟁이
파두-비바, 알파마!
고양이들과 보내는 한 철
무한공간을 달리는 오토바이
알 수 없어요
고독한 HD
視線의 무게
病棟의 비
가을날
라이프 캐스팅
유령
<손대지 마시오>
카페 마리안느
repeat
흐린 날
버지니아 울프
부글거리는 유리병 속 물
묵지룩히 눈이 올 듯한 밤
봄 캐는 여자
하늘꽃
란아, 내 고양이였던
알쏭달쏭한 詩
spleen
지하철에서
세상의 모든 비탈
럭셔리한 그녀
입장과 방향
지하철의 詩
詩와 고양이와 나
아무도 아닌 사람
깊은 졸음
르네 마그리트
언덕 위 교회당
권태
여름의 목록1
패배자들의, 가능세계
집1
꿈속의 나오미
고양이를 부탁해
인연
가을의 끝

해설│'황인숙 때문에 황인숙보다 더 유명한 황인숙의 고양이'라는 말이 가능한 까닭 · 김정환

저자소개

1952년 전남 해남에서 출생. 서울대 인문대 미학과를 졸업했다. 198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당선하고 \'대답없는 날들을 위하여\' 등을 \'문학과 지성\'에 발표하여 시단에 등장했다. 한신대 문예창작학과 교수를 지냈으며, 한국 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교수와 총장을 역임했다. 시집으로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겨울-나무로부터 봄-나무에로\', \'나는 너다\', \'게 눈 속의 연꽃\', \'저물면서 빛나는 바다\' 등이 있다. 김수영 문학상, 현대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대산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도서소개

삶의 주름들을 섬세하게 낚다.

『어느 날 나는 흐린 주점에 앉아 있을 거다』는 지금-이곳을 살아가는 동시대인의 객관적인 삶의 이미지와 시인의 개별적인 삶의 이미지가 독특하게 겹쳐져 있는 특이한 시집이다. 슬픔과 연민, 정념들로 노출되는 시인의 사생활은 칙칙함이 아닌 투명성으로, 그리고 객관적인 삶의 풍경에는 개별 삶의 섬세한 주름들이 그대로 살아 어른댄다.

이는 시인의 '겹언어' 사용과 무대화 형식에서 오는 기법적인 긴장과 자신의 욕망의 뿌리까지 파고드는 철저한 시정신에서 오는 긴장이다. 어떻든 이번 시집은 황지우 시인의 시집들 중에서도 특별한 위치를 차지할 뿐만 아니라 우리 시사에서도 보기 드문 아름다운 시집 중의 하나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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