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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를 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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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를 짓다

  • 박성진 , 심영규, 윤솔희, 박계현, 심미선, 한국공예 (엮음), 디자인문화진흥원 (엮음)
  • |
  • 문학동네
  • |
  • 2015-10-23 출간
  • |
  • 240페이지
  • |
  • ISBN 9788954637794
★★★★★ 평점(10/10) | 리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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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크린영상으로 만나보는 한 권의 책 이야기

목차

머리말_잉여와 결핍 사이

1부 소년의 뜰
서울소년원 식당극장: 먹고 노래하고 사랑하라
부산소년원 행복한 캐노피: 바람이 남기고 간 풍경
대전소년원 어울림 회랑: 공놀이와 광합성

2부 청춘 유예
해병대 연평부대 연평도서관: 섬과 육지를 잇는 책들의 집
제26기계화보병사단 불무리 펜타곤: 기억할 만한 이름을 짓다
제6보병사단 김종오장군관: 젊은 날의 무대

3부 가족 탄생
구세군군산목양원 이너가든: 함께할 이유, 홀로 있을 자유
제주도 창암재활원 프로그램실: 감각 깨우기 연습
목포광명원 프로그램실: 종소리가 사는 방

4부 우리의 놀이터
원주나눔의집 햇살지역아동센터 상상카페: 언젠가 어른
동작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루프루프: 국경 없는 놀이터
김천문화의집 문화공간: 놀아도 괜찮아

도서소개

젊은 예술가들의 행복한 공간 만들기 프로젝트를 책으로 엮었다. 서울소년원 식당극장, 해병대 연평부대 연평도서, 구세군군산목양원 이너가든 등 다양한 공간을 만나볼 수 있다.
해병대에 카페 같은 도서관을,
동네 옥상에 국경 없는 놀이터를,
창살 달린 소년원에 식당극장을!

‘행복의 공간’을 디자인한 이 시대 젊은 예술가들의 상상력

이런 것들을 지었다.

- 포화의 기억이 아직 남아 있는 연평도 해병대 연평부대에 홍대 ‘땡스북스’의 서점 주인 이기섭이 카페를 닮은 서점을 만들고 장병들을 위해 재기발랄한 책들을 큐레이션했다.
- 창밖으로는 창살이 보이는, 김칫국 냄새가 채 가시지 않은 서울소년원 식당에 다큐멘터리 감독 배윤호가 소년들을 위한 식당극장을 열었다.
- 혼자 울 수 있는 방이 생겼다. 늘 함께 부대끼며 지내는 발달장애인도 공간을, 오롯이 홀로 될 수 있는 시간을 욕망한다. 구세군군산목양원 구석에 혼자 쏙 틀어박힐 수 있는 ‘나 홀로 공간’이 생겼다.

“짓다: 「동사」 재료를 들여 밥, 옷, 집 따위를 만들다.”

문화가 사람의 일이라면 이는 생활의 영역으로 들어올 때 진실로 모든 이의 것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생활에 필요한 많은 것을 짓고 산다. 밥〔食〕을 짓고, 옷〔衣〕을 짓고, 또 집〔住〕을 짓는다. 그렇다면 문화는? 생존을 넘어 인간이 누릴 수 있는 행복을 느끼는 데 필요한 문화도 밥처럼, 옷처럼, 집처럼 지어 우리 곁의 것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값비싼 돈을 내고, 혹은 공부하듯 경건한 마음으로 입장하는 음악당이나 전시관에만 문화가 사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젊은 공간기획자와 예술가들이 함께한 ‘문화로 행복한 공간 만들기’ 프로젝트는 이러한 작은 질문과 문제의식에서 시작됐다.

보통의 공간과 일상에 디자인으로 문화를 심다
‘잉여’의 예술이 아니라 생활의 일부로서 문화를 누릴 수 있는 공간을 지은 발랄한 실험의 과정을 담은 책이 나왔다. 대한민국 유명 건축가들이 공간기획자로, 다큐멘터리 감독·음악가·미술가·디자이너·목수·시인·서점 주인 등이 문화기획자로 참여해 소년원·군대·장애인 복지시설·마을 공동체 에 문화가 자생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그러므로 이 책은 우리의 눈을 휘둥그렇게 할 만한 미학적 실험을 보여주는 휘황찬란한 건축에 관한 책이 아니다. 그러나 문화로부터 가장 멀리 소외된 이들의 공간에 문화가 뿌리내릴 수 있는 공간을 디자인하고 거기에 맞춤한 문화 콘텐츠까지 제시한 프로젝트의 기록이라는 점에서, 이 책은 오히려 그 어떤 건축·디자인 책보다 실험적인 책이다. 공간에 대한 근원적 성찰, 일상 속에서 문화를 누린다는 것의 의미, 그리고 무엇보다 생활과 생존이 우선일 것 같은 문화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에게도 접근 가능해야만 할 문화의 가치를 찾는 책이기 때문이다.

젊은 예술가들, 문화 사각지대의 소외를 생각하다
일간지 문화 섹션에서, 건축 전문 월간지에서, 때로는 학회지에서, 현학적인 설명이 덧붙은 프로필과 함께 이름을 발견할 수 있던 대한민국의 스타 공간기획자와 문화기획자들이 이 프로젝트를 위해 모두 모였다. 멋있어 보여도 차마 문을 열고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는 공간이 아니라 문화 사각지대에 소외된 이웃의 삶에 공간과 예술로 참견하고 참여하기 위해서다. 이 프로젝트의 대상지가 된 공간은 소년원, 군대, 장애인 복지시설, 마을 공동체 등으로 하나같이 체계와 명령, 혹은 하루하루의 생활이 제1의 해결과제인 장소다. 그러나 새로운 공간과 문화가 유입되면서, 그곳에 사는 이들의 삶은 서서히 즐거운 방해를 받기 시작했다.
연평도 포격 사건이 일어난 지도 5주기, 하지만 이제 해병대 연평부대에 있는 연평도서관엔 정이삭 공간기획자가 지은 도서관이 있다. ‘육지’에서 가져온 재료로 도서관을 만들어 달라는 장병들의 이야기를 듣고 지은 이 도서관은 아늑한 카페를 연상케 한다. 한편, 서울 동작구 남성시장 좁은 길을 따라가면 나오는 동작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옥상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선명한 주황색 선으로만 만든 놀이터인 ‘루프루프’가 만들어졌다. 이 놀이터는 국경 없는 놀이터다. 아직은 다문화가정을 바라보는 시선이 냉랭함, 또는 연민으로 덧칠된 사회에서 공간기획자와 기획자는 아이들이 먼저 서로 경계심 없이 어울려 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여느 놀이터와 달리 평면의 공간에 올록볼록한 구릉을 만들어 뛰어다니고 올라가고 탐사하고 싶어하는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구세군군산목양원에는 ‘나 홀로 공간’이 생겼다. 24시간 내내 단체생활을 해야 하는 장애인들에게 가장 부족한 것은 혼자 조용히 있을 시간이다. 가끔 눈물이 날 때는 혼자서 울기도 하고 마음을 달랠 공간이 필요한데 지금까지는 “장애인도 공간을 욕망한다”는 단순한 진실을 바탕으로 만든 공간이 많지 않았다. 이 공간은 단체생활의 피로, 타인과 구별되는 장애인의 자아를 발견케 하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작지만 새로운 영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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