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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구를 찾다

비상구를 찾다

  • 최정남
  • |
  • 이미지북
  • |
  • 2017-07-10 출간
  • |
  • 120페이지
  • |
  • 131 X 211 X 10 mm /199g
  • |
  • ISBN 97889892243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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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일흔 청춘이 빚은 ‘설렘과 뜨거움’의 무늬!

인내와 배려, 그리고 하심下心이 만들어 낸 비상구는 복사꽃 길로 닿아 있었다. 나를 버림으로써 거룩한 나 하나를 얻은 현명함이 돋보인다. 그 이면에 가두어 놓은 눈물과 생채기마저도 잘 발효되어 있음을 현명한 독자들은 읽어낼 수 있다. 최 시인의 버림으로써 채울 줄 아는 뜨거운 이타利他가 없었다면 비상구 대신 벽만 겹겹이 존재했을지도 모른다. 가시 벽이 가로놓일 자리에 마침내 최 시인은 비상구 하나를 창조해 놓은 것이다.

최정남 시인의 시집 『비상구를 찾다』에서 청춘의 무늬와 얼룩을 만날 수 있었다. 썩 보기 드문 일이다. 최정남 시인이 빚어놓은 ‘설렘’과 ‘뜨거움’, 참신한 이미지와 창조적 가락이 읽는 이에게 ‘설렘’을 선사하고, 최 시인의 시를 대하는 진지함과 강렬한 주제의식에서 독자들은 ‘뜨거움을’ 만날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일흔 청춘이 빚어낸 설렘과 뜨거움이 읽는 이들의 가슴에 ‘설렘의 무늬’와 ‘뜨거움의 얼룩’으로 선명한 낙관을 새겨 놓고 있다. 한편 최 시인의 닫힌 가슴에는 비상구 하나를 달아 주었다. 그 낙관의 자간字間마다 삭혀 놓은 무늬와 얼룩이 세상을 아름답게 하고 우리를 행복하게 한다.
-박종현_시인, 경남과기대 청담연구소 연구원

[책속으로 추가]


물기 걷어낸 하늘이 저 높이 날아갔다
어둠은 밤늦도록 조각보를 펼쳐놓고
죽어간
벌레들 위해 휜 수의를 입혔다

아직도 마주잡은 손바닥을 놓지 못해
온기를 내려놓고 묵상에 든 어린 나무
달무리
몸에 두르는 저 풍경이 아득하다

엊그제 남은 잎을 다 떨궈낸 나뭇가지
반 꺾인 관절마다 바람이 와 매달릴 때
마침내
화려한 별이 폭포수로 쏟아진다


놋그릇을 닦다

어머니 그 어머니 생을 담은 그릇이다
기왓장 가루 내어 순금처럼 닦았지만
세상을 읽지 못한 눈
소박맞은 그릇이다

제물祭物을 담아내던 굽 높은 자존심도
한 생을 봉헌하고 구석으로 밀려나
가문의 한 증인으로
눈 못 감고 기다렸다

쓰던 그릇 신물 날 때 시간도 금이 가고
자궁 속이 그리운 어머니의 굽은 등뼈
마지막 남은 결기로
그 생을 다시 담다


안개

안개는 설악에만 피는 것이 아니었네

우주를 재고 있는 빨랫줄에 걸터앉아

눅눅한 새벽 한기에 스멀스멀 피어나네

호두산 그 물안개 처음으로 보았을 때

흐릿한 눈 속으로 젊음은 벌써 가고

새롭게 보이는 것이 있는 줄을 알았네

선잠에 하품하는 까닭 모를 눈물 한 촉

지상의 모든 안개 눈 속에서 조준한 듯

3.0의 시력이라면 안개는 필 곳이 없다


안경

빼어난 안목으로 높은 곳에 계시지만
두 다리 걸치고서 사람 몸에 기생한다
두 귀가 안 달렸다면
바닥을 기어 다닐

토끼 간을 빼어놓은 위기의 처세술이
1.0의 이력서에 두 다리를 용납하고
말갛게 둥근 유리창을
내 안으로 열어둔다

고집 센 눈동자가 세상을 읽는 동안
상처받은 두 눈이 자음 모음 구분 못해
당당한 너의 동정을
살피는 밤이 잦다


노도怒濤
-서포의 유배지에서

섬에 와 또 한 겹의 섬으로 내몰린 몸
한치 앞 알 수 없는 시퍼런 칼을 물고
바람이 파도를 벤다
멈칫 멈칫 떨리는 살

산을 눕힌 태풍이 세상을 바꾼다면
변방에 누웠어도 남은 생 후회 없을
잡은 붓 만장을 쓴다
결백의 하늘을 연다

사람 냄새 처음인 한 산맥이 주저앉아
동백이 피었다진 저 선혈을 어쩌리오
직필을 은유법으로
몽유도를 완성하다


마른 꽃

젖은 살갗 터지면 꽃잎이 되던 시절
나비처럼 날고 싶어 배반을 꿈꾸었다
붉은 피 거꾸로 솟는 탈출은 황홀하다

어느새 밤이 오고 모두 잠든 새벽녘
갈증에 숨이 막혀 물맛은 탁해지고
가끔씩 비명소리가 나직하게 들렸다

꽃병에서 뽑히던 날 관심은 내게 쏠려
따뜻하게 품어 안고 적막 함께 나눌 때
속눈썹 검은 언저리가 파르라니 떨렸다

마른 잎 푸석푸석 한 생을 견디지 못해
무슨 말 남길 듯한 싸늘한 검은 입술
마지막 남은 향기를 한 잎 한 잎 해체한다


분재원의 봄

모가지 잘려나간 밑 둥에서 잎이 핀다
겉껍질 속껍질을 다 찢기고 남은 살점
그래도 봄이 오는가
절로 눈이 뜨인다

사람들은 이 자태를 예술이라 칭찬한다
철사에 묶인 수족 자유는 옛말이라
더 이상 물러설 곳 없다
세상 앞에 엎드린다


비상구를 찾다

퇴화도 또 진화도 물러섬이 아직 없다
고집을 사수하느라
사선으로 꺾인 눈썹
남편의 그 유전자는 갓끈에 묶여있다

결기를 지켜냈던 조선의 문서 같다
아니 더는 쓰지 않는
제 몸의 화살 글씨
달빛에 읽지 못하는 육필도 끝이 났다

이마에 누워있는 내 천川 자 일어선다
한 뺨씩 가까워진
우리 세간 복사꽃 길
수직에 맞닿지 않을 비상구를 찾는다

목차

시인의 말 5

제1부| 놋그릇을 닦다
밭 매러 간다 13
절벽에 서다 14
별 15
부추꽃 16
놋그릇을 닦다 17
안개 18
빈 둥지 증후군 19
안경 20
노도怒濤 21
마른 꽃 22
어머니의 달항아리 23
구절초 24
만월 25
장맛비 26

제2부| 분재원의 봄
겨울의 길목 29
아버지의 사랑 30
분재원의 봄 34
유자 32
참깨밭 부처 33
태풍 차바 34
구만 사발 35
억새 실록實錄 36
군불 37
겨울 담쟁이 38
거북이 산에 살다 39
나무의 수행 40
장조카 문상 41
달빛 차 42

제3부| 시詩를 용서하다
남편의 등 45
깨가 쏟아지다 46
다시 분재원에서 47
메주와의 동침 48
반성문 49
비상구를 찾다 50
시詩를 용서하다 51
고사리 52
알고 싶어요 53
어떤 조문 54
달빛 문장 55
홀로 가라 56
오래 피는 꽃 57
봄 58
찻잎 따는 날 59
부모님 전상서 60

제4부| 창窓을 내면서
가을 고추밭에서 63
모를 병 64
어머니 산소에서 65
봄바람 66
사는 법 67
밤을 줍다 68
찔레꽃 당신 69
창窓을 내면서 70
억새 71
진도 바닷길 72
콩 베는 날 73
봄밤 74
목련이 필 때 75
삼 년 만의 재회 76
감나무에게 77
자화상 78

제5부| 동백이 지던 날에
무지개 떴다 81
강물 82
잃어버린 편지 83
상식上食을 올리다 84
삶과 죽음에 대한 오해 85
차茶 한 잔 앞에 두고 86
동백이 지던 날에 87
생각의 자유 88
효자 만들기 89
앵두나무집 딸 90
미륵의 귀 91
걱정을 삽니다 92
아버지의 부채 93
새가 울고 있다 94

■해설/ 일흔 청춘이 빚은 ‘설렘과 뜨거움’의 무늬 | 박종현 95

저자소개

저자 최정남 시인은
경남 고성 출생.
2016년 시조시학 신인상 당선
경남시조시인협회 회원
고성문인협회 회원
소가야시조문학회 회원

도서소개

최정남의 시집 『비상구를 찾다』. 이 시집은 최정남의 시 작품을 엮은 책이다. 책에 담긴 주옥같은 시편들을 통해 독자들을 시인의 시 세계로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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