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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다는 것

온다는 것

  • 김영삼
  • |
  • 달아실
  • |
  • 2017-06-30 출간
  • |
  • 134페이지
  • |
  • 129 X 201 X 12 mm /175g
  • |
  • ISBN 9791196023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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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2011년 강원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시인이 6년 만에 첫 시집을 낸다. 1959년 생이니, 우리 나이로 오십구 세다. 오십삼 세에 등단을 해서 이제 낼모레면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에 첫 시집을 내는 것이니, 이삼십 대 젊은 시인들에 비하면 늦어도 한참 늦었다. 그렇다고 오해하지 마시라. 시에도 소위 근육이 있는 법인데, 그의 시적 근육은 젊은 시인들의 그것보다 힘이 세면 셌지 결코 약하지 않다. 시에도 소위 탄성이 있는 법인데, 그의 시는 젊은 시인들의 그것보다 훨씬 더 팽팽하다.

어둑어둑한데 소쩍새가 울어 댄다
숨이 넘어가는 사람이 한사코 찾아 쌓는 이름이듯

서쪽…, 서쪽…, 서쪽…

한 이름만 부르다 부르다가 고요해진다

그토록 애타게 기다리던 그쪽이 당도하였는지
한마디 유언도 없이 끝내 눈을 감고 말았는지
캄캄하고 잠잠해진 숲 속 사정이야 알 도리 없지만

저 부름이 왜 명치끝에서 알싸하게 번지어 가는가

서쪽……

- 「소쩍새」 전문

어릴 때 할머니가 그러셨다. 소쩍새가 ‘접동 접동’ 울면 흉년이 들고 ‘솟적다 솟적다’ 하고 울면 풍년이 든다고. 듣는 기분에 따라 거리에 따라 때로는 ‘접동 접동’으로 들리거나 ‘소쩍 소쩍’으로 들렸으리라. 그러니 누구는 소쩍새로 부르기도 하고 누구는 접동새로 부르기도 한 것이리라. 그런데 김영삼 시인은 소쩍새가 ‘서쪽 서쪽’ 하고 운단다. 서쪽 서쪽 그 한 이름만 부르다가 고요해진다 한다. 서쪽은 어느 쪽인가. 동쪽에서 뜬 해가 서쪽으로 지는 것이니, 서쪽은 지는 방향 아니던가. 해가 그렇듯 사람도 사람의 마음도 마침내 진다. 소쩍새의 울음 소리가 ‘서쪽 서쪽’ 하며 당신의 명치끝에서 알싸하게 번진다면 당신도 반 쯤 지고 있다는 뜻. 조금 과장되게 말하자면, 이번 김영삼 시인의 시집은 「소쩍새」 하나만으로도 이미 차고 넘친다.

김영삼 시인의 이번 시집에는 식물이 많이, 자주 등장한다. ‘벚나무, 오동나무, 감꽃, 도라지꽃, 미루나무, 목련, 해당화, 덩굴장미, 배롱나무, 복사꽃, 호박꽃, 박꽃, 엄나무, 토란, 연잎, 모과, 물철쭉, 네 잎 클로버, 벚꽃, 제비붓꽃, 감나무, 석류, 과꽃, 산수유….’ 참 많다. 강릉 사는 시인이 출퇴근길에 마주치곤 하는, 주말 산책길에 마주치곤 하는 나무며 꽃들일 게다. 지구의 생태계 피라미드에서 식물은 가장 아래에 위치한다. 가장 하부에 있지만 정작 상부의 생명들을 살리는 것이 바로 식물이다. 식물들의 삶, 식물들의 삶의 방식을 통해 시인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사람과 사람의 모둠살이를 묻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늘 흔적이 넓고 깊을수록/ 나무속은 새까맣게 구멍이 졌다는 것// 북처럼 속이 텅텅 비면/ 맑은 소리가 사방 뿔뿔이 풀어지지만/ 몸속 깊은 곳이 뻥 뚫려 있으면/ 소리는 소리끼리 부둥켜안고 응어리지는 것”(「오동나무-어머니」 부분)

오동나무를 통해 어미의 삶을 읽어내고,

“키 크고 무성하여/ 먼 곳에서도 쉬이 눈에 뜨이는// 내 사랑/ 새처럼 자유로워 가까이 다가갈 수도/ 오래 곁에 둘 수도 없으니// 날아다니다 맘껏 날아다니다/ 날개 쉴 곳 찾으면 한눈에 보이게/ 호젓하니 강가에 서 있으면 어떨까요// 허름하여도 품에 둥근 방 하나는 비워 두어/ 지친 눈까풀 스르르 내리감고/ 내 사랑 깜빡 졸음 들면/ 이파리 이파리로 반짝이는 물빛 가려 주다// 또 훌쩍,/ 날아가면 꽁무니 오래 바라볼 수 있도록”(「미루나무」 부분)

미루나무를 통해 사랑의 한 방식을 읽어낸다.

자칫 놓치고 지나가기 십상인 길가의 식물과 자칫 놓치고 살기 십상인 길 위의 관계 지음에 대하여 시인은 그러면 안 되는 거 아니냐며, 사뭇 진지하게 따져 묻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세계의 하부를 구축하고 있는 존재들, 그러나 상부로부터 소외된 존재들 그리고 관계 지음에 대한 시인의 질문은 집요해서 이런 시를 낳기도 한다.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는 것들은/ 스스로 소리 내어 울지도 못한다// 누군가 탕탕 제 몸을 때려 주어야/ 그때야 비로소 쌓인 울음 쏟아 낸다// 빗방울이 호두나무를 두들긴다/ 나뭇잎이 훌쩍훌쩍 소리 내어 운다// 빗방울이 지붕을 마구 때린다/ 기왓장이 꺼이꺼이 목 놓아 운다// 뒤란에선 깡통이 엉엉 울어 댄다// 먼 데서 벙어리 길손이 마실에 찾아와/ 오도 가도 못하는 것들 울음보 터뜨렸다”(「빗소리에 대한 오해」 전문)

비 자체는 소리가 없다. 어딘가에 무언가에 부딪혔을 때 비로소 소리가 날 뿐이다. 비가 어떤 사물에 부딪혀 내는 소리. 그게 빗소리다. 아니 그 사물의 울음이다.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는 것들은 스스로 소리 내어 울지도 못”하는 것이니, 빗소리는 ‘비에 기대어 누가 울고 있는 것’이니 시인은 이를 두고 ‘빗소리에 대한 오해’라고 말한다. 측은지심도 이런 측은지심이 있을까 싶다.

“그냥 물도 좋지만/ 물방울같이// 겉도 없고/ 속도 없고// 말랑한 몸이 투명한 말인/ 물방울같이// 토란이나 연잎이나/ 살아도 푸른 세계에서나// 굴러온 흔적 없이 살아온/ 살아온 흔적 없이 굴러온// 물방울같이// 가도 낮은 데로, 낮은 데로만/ 또르르 달려가 기꺼이 네가 되는// 너 속에 더 큰 내가 되어 반짝이는”(「물방울같이」 전문)

“그냥 물도 좋지만/ 물방울같이” 살자 한다. “낮은 데로, 낮은 데로만// 또르를 달려가 기꺼이 네가 되”자 한다. 그리하여 기꺼이 “너 속에 더 큰 내가 되어 반짝이”자고 한다. 과연 이게 가능한 세상일까 싶기도 하지만, 과연 가능한 관계일까 싶기도 하지만, 그런 세상, 그런 관계를 꿈꾸는 것만으로도 세상은 조금씩 변할 수 있지 않을까.

김영삼 시인의 이번 시집은 쉽게 읽힐지도 모른다. 쉽게 읽힌 만큼 쉽게 생각하고 쉽게 시집을 덮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독자들이여, 부탁하자. 이번 시집은 조금은 집요하게 읽을 필요가 있다. 집요하게 읽으면 읽을수록 뜻밖의 진경이 펼쳐지고, 뜻밖의 의미들이 찾아올 것이다. 그렇게 읽을 때 비로소 이번 시집 “온다는 것”이 정말 올 것이다.

목차

시인의 말

1부

열반
매미
오동나무-어머니
우럭
발자국
그 집에 가고 싶다
감꽃 목걸이
어떤 날
소쩍새
초동(初冬)
풀벌레 소리
미루나무
목련
뻐꾸기
목련 2
수컷
해당화
덩굴장미

2부

하루
새에 데어 물집이 생기다
어부의 노래
북방에서 온 전화
호박꽃과 박꽃
까치 소리
미운 오리새끼
정박
구룡포 달인
온다는 것
등대
추서(秋書)
저녁 새
눈먼 사랑
빗소리에 대한 오해
등이 아름답고 싶다

3부

얼굴
물방울같이
모과
대화
모과 2
거진댁
눈물
물철쭉
강물
로댕
부연동에서 침몰하다
허수아비
주인
벚꽃 축제
단시(短詩)

4부

제비붓꽃
사월
스스로 치는 점
나의 사계(四季)
추석
부전나비
무거운 빵
석류
몸 꿈
가을볕
주름
구두 밥
잠자리와 과꽃 사이
산수유
추일서경
반달

해설

저자소개

저자 김영삼은 1959년 삼척에서 태어났다. 강원대학교 체육교육과 졸업했다. 2011년 강원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하였으며 현재 한국작가회의 회원, 현재 강릉고등학교 교사이다.

도서소개

그의 시적 근육은 젊은 시인들의 그것보다 힘이 세다!

김영삼 시인의 이번 시집에는 식물이 많이, 자주 등장한다. ‘벚나무, 오동나무, 감꽃, 도라지꽃, 미루나무, 목련, 해당화, 덩굴장미, 배롱나무, 복사꽃, 호박꽃, 박꽃, 엄나무, 토란, 연잎, 모과, 물철쭉, 네 잎 클로버, 벚꽃, 제비붓꽃, 감나무, 석류, 과꽃, 산수유….’ 참 많다. 강릉 사는 시인이 출퇴근길에 마주치곤 하는, 주말 산책길에 마주치곤 하는 나무며 꽃들일 게다. 지구의 생태계 피라미드에서 식물은 가장 아래에 위치한다. 가장 하부에 있지만 정작 상부의 생명들을 살리는 것이 바로 식물이다. 식물들의 삶, 식물들의 삶의 방식을 통해 시인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사람과 사람의 모둠살이를 묻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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