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시적 근육은 젊은 시인들의 그것보다 힘이 세다!
김영삼 시인의 이번 시집에는 식물이 많이, 자주 등장한다. ‘벚나무, 오동나무, 감꽃, 도라지꽃, 미루나무, 목련, 해당화, 덩굴장미, 배롱나무, 복사꽃, 호박꽃, 박꽃, 엄나무, 토란, 연잎, 모과, 물철쭉, 네 잎 클로버, 벚꽃, 제비붓꽃, 감나무, 석류, 과꽃, 산수유….’ 참 많다. 강릉 사는 시인이 출퇴근길에 마주치곤 하는, 주말 산책길에 마주치곤 하는 나무며 꽃들일 게다. 지구의 생태계 피라미드에서 식물은 가장 아래에 위치한다. 가장 하부에 있지만 정작 상부의 생명들을 살리는 것이 바로 식물이다. 식물들의 삶, 식물들의 삶의 방식을 통해 시인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사람과 사람의 모둠살이를 묻고 있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