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untains of Pyeongchang》은 김영일 사진가가 40여 년간 기록해 온 평창의 산을 담은 첫 사진집이다. 고교 산악부 시절, 해발 1천 미터가 넘는 높은 산에 올라도 그 앞산이 마치 ‘아파트 이쪽 단지에서 저쪽 단지를 보듯’ 한 그루 한 그루의 나무로 육박해 오는 모습을 접한 뒤로, 작가는 수십 년째 평창의 산들을 오르내리며 계절과 빛에 따라 쉬지 않고 표정을 바꾸는 수많은 골짜기와 숲과 능선을 기록해 왔다. 관찰의 시간이라 해도 무방할 그 40여 년 동안 산들은 변했고, 최근 2-3년 사이에 특히 많이 변했다.
이 사진집은 산과 산 사이에서, 때로 높이 오르고 때로 깊이 내려앉으며 평창의 사계를 흑백으로 압축한 마흔두 장의 사진을 담고 있다. 그 모두 가까이 접근해야만 만날 수 있는 풍경이자, 작가가 오랜 시간을 두고 평창의 산들과 속속들이 사귀며 나눈 이야기의 흔적이다. 흑백으로 만나는 평창의 숲은 그 가장 어두운 부분과 밝은 부분을 확연히 드러내며 때때로 낯선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지금도 주말이면 평창 산속으로 들어가 촬영을 이어가고 있는 작가는 이에 관해 “자연이 주는 그대로를 기록할 뿐”이라고 말한다. 과한 해석이나 의미부여를 경계한 채, 렌즈에 다가오는 것, 자신이 본 것, 그 풍경이 하는 이야기를 정직하게 기록하는 것으로 사진의 본령에 닿고자 한다.
《Mountains of Pyeongchang》은 기술 발전과 함께 점점 더 큰 화면으로 소비하는 영상물과 달리, 사진집은 여전히 책장에 꽂을 수 있는 크기를 미덕으로 여기는 출판 환경에 의문을 제기하며, 최대한 실경의 느낌을 전하기 위해 466*365mm의 큰 판형을 채택했다. 시야 가득 들어오는 사진에 집중하다 보면 독자들은 평창의 산을, 그 산이 지닌 아름다움의 종류를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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