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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나무를 심다

복숭아나무를 심다

  • 성백술
  • |
  • 시와에세이
  • |
  • 2015-07-15 출간
  • |
  • 144페이지
  • |
  • 127 X 206 X 20 mm /220g
  • |
  • ISBN 97911861110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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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인간세상 희로애락의 비의를 전해주는 시를 사는 자의 노래

성백술 시인의 첫 번째 시집 『복숭아나무를 심다』가 ‘시와에세이’에서 출간되었다. 성백술 시인은 충북 영동에서 태어났다.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및 같은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2014년 『시에티카』로 등단하였다.
성백술 시인의 시는 풋풋한 감성이 퍼덕인다. 그를 아는 사람이라면 그가 어른스럽지 못하다고 말하지 못한다. 그는 약삭빠른 어른이 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다해왔기 때문이다.

아쉬운 바람 한 점 불지 않았다/낮으로 두 번씩 다녀가는 버스와/한차례 우체부가 가버리고 나면/마을은 텅 빈 외양간처럼 허전했다/사방 가로막힌 산줄기마다/검푸른 수풀은 억수로 우거지고/땅에선 뜨거운 훈김이 솟구칠 때/쏟아지는 땀 흐르는 한낮/타는 여름의 한가운데까지/어느덧 우리는 와 있었다/스치는 팔뚝의 쓰라림/말라붙은 두 다리의 흙을 떼어내며 나는/흩어진 친구들의 방학을 생각했다
―「 산막리에서」부분

늘 셔츠 깃을 세우고 다니던 그의 편지는 서체만 보아도 알 수 있었다. 다른 스무 살의 글씨와는 전혀 다른 그의 서체에는 성숙한 개성이 자리 잡고 있었다. 휴교령이 길어지던 그해, 그의 편지는 암호와 같은 은유로 분노를 타전해왔다. 나는 산막리로 그를 찾아갔고, 우리는 함께 화약 냄새가 가시지 않은 광주에 갔다.
광주에 다녀와서 우리는 ‘자유시대’라는 동인을 만들었다. 동인은 우리 둘이 전부였다. 2인 동인의 활동은 ‘개미집’과 ‘자매집’에서 줄기차게 술을 마시는 일이었다. ‘개미집’은 문학청년들과 막노동판의 인부들이 때로 술을 나눠 마시고 때로 싸우며 공존하는 공간이었다. ‘개미집’에서 사랑과 미움을 가장 많이 받은 것이 그였다.

그해 봄이 가고 계엄령도 끝나/학교는 다시 개강을 했지만/우리는 날마다 술을 마셨다/왕개미집 천장에 길게 늘어진 끈끈이/시커멓게 매달린 파리떼의 시체를 바라보며/우리는 날마다 술을 마셔야 했다
―「왕개미집」 부분

시킬 만한 맛있는 안주가 없는 것은 개미집의 최대 단점이었고, 값이 나가는 안주가 전혀 없는 것은 개미집의 최고 장점이었다. 아줌마가 ‘두부회’라고 주장하는 생두부도 시킬 처지가 못 되면서 시켜 먹을 안주가 없다고 투덜대며 “짜고 시어빠진 깍두기”만 축내는 것은 문청들이나 막노동판의 인부들이나 마찬가지였다.
두 해 전, 우리가 다닌 학과의 60주년 기념행사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가장 뜨거운 환영을 받은 것이 ‘개미집 아줌마’였다. 늘 자신이 74학번이라고 주장해온 아줌마를 74학번 명예 동문으로 모시고 감사의 마음을 담은 금반지를 드리자고 했을 때, 가장 먼저 돈을 보내온 이가 그였다.

그 시절 산동네 꼭대기에서 바라보면/별빛처럼 눈부셨던 서울의 불빛들/아프게 고갯길을 내려서던/사랑도 좌절의 순간들도/이젠 어두운 세월의 저편으로 사라지고/다시 돌아온 흑석동 개미집
―「귀환」 부분

어른이 되면 모두 새를 죽여버린다/야생의 들판과 하늘을 나는 새보다/더 높이 날기를 원했던 나의 새들은/내 손에 의해 한 마리씩 죽는다/오늘은 한 마리를/내일은 두 마리를/이제 몇 마리나 남았는지 알 수 없다/가슴속을 뒤지면/하루하루 손을 깊숙이 넣어야 한다/어른이 되기 위하여/나이를 더 먹기 위하여/가슴속의 새를 꺼내어/한 마리씩 죽여야 한다
―「새」 부분

나이를 먹고, 어른이 되는 과정은 그에게 새를 한 마리씩 죽이는 일이다. 시적 진술과 달리 새를 꺼내기 위해 가슴속에 단 한 번도 손을 넣지 못한 시인의 삶을 우리는 그의 시에서 아프게 읽을 수 있다. 사랑과 혁명의 이름으로 “뜨겁게 피 흘리고 싶었”던 “그 세월”을 그는 “그대와 함께 마흔 살까지만 살고 싶었지 눈보라 마구 휘날리는 겨울 한 철 혹은 얼음장 풀리고 봄꽃 만발한 한 해 봄 햇살처럼” (「어두운 기억의 저편」)이라고 애잔하게 노래한다.
가슴속에서 새를 꺼내지 않고 사십 대를 통과하는 일, 어렵고도 어렵다. 그라고 모를 리 없다. 그는 “말이 없는 환자들 틈에 끼어 의식을 잃은 듯/하루에도 몇 번씩 저승과 이승을 오간”(「중환자실에서」) 중환자실에서 며칠을 보내기도 했다. “산속으로 들어서면 산은 보이지 않고 계곡과 능선으로 이어진 숲길만 아득”하던 사십 대의 인생을 그는 “내 생은 절벽을 움켜쥔 채 기어오르는 소나무며 참나무 뿌리를 닮았다”(「무량산」)며 쓸쓸히 돌아본다.
세상에는 시를 잘 쓰는 사람도 있고, 뛰어난 시를 짓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시를 사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는 시를 살아왔다. 가슴속에 있는 새를 꺼내 죽이지 않고 시인으로 살기 위해 그는 차라리 절망을 선택한다.
“육십 평생 농사에 남은 것이라곤 빚뿐/빚을 빚으로 메꾸어나가던 아버지의 농사”(「아버지의 외출」)가 남아있을 뿐인 고향에서 “고추밭 매고 나면 참깨밭으로/참깨밭 매고 나면 콩밭 옥수수밭/호박구덩이 매고 나면 다시 파밭으로/상추 솎고 들깨 모종하고 가지모 손질하고/앉은뱅이 어머니”(「뻐꾸기 우는 유월」)를 지켜보는 그의 눈길은 이제 뻐꾸기에 가닿는다.

저 뒷산 뻐꾸기는 알까/땀에 흠뻑 젖은 채 밭고랑을 기고 있는/어머니의 속을/어머니는 알고 계실까/ 뻐꾹― 뻐꾹―/이제 풀 따위는 매지 말아요/자식 같은 뻐꾸기의 속을
―「뻐꾸기 우는 유월」 부분

그는 ‘뻐꾸기 같은 자식의 속’이 아니라 “자식 같은 뻐꾸기의 속”이라고 말한다. 사람의 자리를 뻐꾸기에게 내어주는 그 마음, 가슴속에서 꺼내지 않은 새가 그가 되어버린 것 같아 반갑고도 아프다.
열아홉 살의 시로 동기들의 기를 죽였던 우리들의 전설이 더디게 내놓은 첫 시집, 성백술은 삼십오 년의 시간이 얽힌 노래를 이제야 세상으로 떠나보내고 있다. 한잔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는 떠나보내는 ‘오래된 노래’ 때문이 아니라 그가 이제 불러줄 ‘새로운 노래’ 때문이다.

■ 성백술 시집 『복숭아나무를 심다』약평

여기, 지나치게 정직하고 순수한 사람이 있다. 이래 갖고 세상을 어떻게 사나, 걱정이 되는 사람이 성백술이다. 그의 시도 그렇다. 그 어떤 기교도 상징도 은유도 역설도 찾아보기 어려우므로 반(反) 모더니즘 시라고 할까. 그런데 감동을 준다. 삼라만상에 미만해 있는 생명체 생로병사의 아픔을 전해주기에 가슴이 찡하고, 인간세상 희로애락의 비의를 전해주기에 코끝이 시큰하다. 소통불능의 시가 양산되는 요즈음에는 시를 읽다 피곤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그의 시는 역설적으로 우리에게 따뜻한 위안을 준다. 촌놈의 우직함과 솔직함이 우리에게 살아갈 힘을 불어넣어 준다. 1980년대, 그 질풍노도의 시절에 시인은 대학과 대학원을 다녔다. 시대의 모순을 누구보다 가슴 아파하면서 학문의 전당에서 ‘운동’을 했던 것도 그가 지닌 정직함과 순수함의 발로였다. 겉으로는 화려하지만 실상 혼탁하기 이를 데 없는 이 시대에 성백술 시인의 청정무애한 시는 묘한 울림과 떨림으로 우리의 영혼을 정화시킬 것이다._이승하(시인, 중앙대 교수)

목차

제1부
새벽길ㆍ11
산막리에서ㆍ12
눈 오는 밤ㆍ14
불어라 봄바람ㆍ16
너를 만나러 가는 길ㆍ18
취업시장ㆍ20
대추를 씹으며ㆍ22
라면과 수제비ㆍ24
자본의 굴레 1ㆍ26
자본의 굴레 2ㆍ28
산불감시원ㆍ30
가을날ㆍ33
무량산ㆍ36
집ㆍ38

제2부
꽃이 질 때ㆍ43
눈병ㆍ44
돌ㆍ46
뻐꾸기 우는 유월ㆍ48
그리운 모텔ㆍ50
중환자실에서ㆍ52
로또복권ㆍ54
청춘 시절ㆍ56
돌싱을 위하여ㆍ58
지상의 방 한 칸ㆍ60
마음의 감옥ㆍ62
어두운 기억의 저편ㆍ64
조동댁ㆍ66
낯선 플랫폼ㆍ68
고향가든에 와서ㆍ70

제3부
진달래ㆍ73
공중목욕탕에서ㆍ74
거름의 향기ㆍ76
복숭아나무를 심다ㆍ78
개망초꽃ㆍ80
귀향ㆍ81
겨울 골짜기ㆍ84
우리 시대의 희망 혹은 사랑ㆍ86
인력시장ㆍ88
누님의 편지ㆍ90
아버지의 외출ㆍ92
시와 노동ㆍ94
귀환ㆍ96
왕개미집ㆍ98

제4부
장맛비ㆍ103
산길ㆍ104
막걸리ㆍ106
고추 모종ㆍ108
낫을 갈면서ㆍ110
노루ㆍ112
빨갱이ㆍ114
기다림ㆍ116
산판 가는 길ㆍ118
성장기ㆍ120
창ㆍ122
새ㆍ124
우리의 겨울ㆍ126
꽃 앞의 자멸ㆍ128

발문ㆍ131
시인의 말ㆍ143

저자소개

저자 성백술은 충북 영동에서 태어났다.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및 같은 대학원을 졸업했다. 2014년 『시에티카』로 등단하였다.

도서소개

겉으로는 화려하지만 실상 혼탁하기 이를 데 없는 이 시대에 성백술 시인의 청정무애한 시를 만나볼 수 있는 시집 [복숭아나무를 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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