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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삼각형 가족

정삼각형 가족

  • 나문석
  • |
  • 시와에세이
  • |
  • 2014-07-22 출간
  • |
  • 116페이지
  • |
  • 127 X 206 X 20 mm /200g
  • |
  • ISBN 978899247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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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진실과 정의가 살아있는 세상을 꿈꾸는 시

나문석 시인의 첫 시집 『정삼각형 가족』이 ‘시와에세이’에서 출간되었다. 나문석 시인은 대구에서 태어나 1975년 ‘오구문학’ 동인으로 시작활동, 2009년 『시에』로 등단하였다.

나문석 시인의 시는 유신정권에 의해 파편화된 슬픈 가족사와 삶의 무게가 여러 가지 도형으로 일그러진 모습을 볼 수 있다. 인간의 삶은 원형(原形)에서 근본을 찾고 근본의 중심에서 평범한 삶으로 이어지는 것이 보편적이다. 그러나 그의 가족들은 원형(原形)이라 생각했던 아버지의 삶이 짓밟히고 유린되고 말았다. 원형(圓形)으로 비유되는 아버지의 우물에서는 푸른 이끼 냄새가 났다. 그러나 그 이끼 냄새는 한 번도 문밖으로 퍼져나가지 못했다. 이때부터 가족들은 정상적인 삶을 이루지 못하고 다각형으로 일그러진 도형의 형태로 삶이 변한다. 사각형의 대문은 덜컹 닫혀버리고 가족들은 골목을 감시하는 투구 쓴 경찰들의 눈초리를 벗어나지 못한다. 감시의 눈초리 속에서 가족들은 혈관을 돌아다니는 “물방울무늬의 슬픔”을 토해낸다.

원기둥 안으로/차가운 물방울들이 쏟아졌다/살을 가르는 물방울의 원 구슬 속에서/푸른 이끼 냄새가 났다/어머니는/그 냄새가 집 밖으로 퍼지는 것이/싫다고, 대문을 닫아걸었다/사각형 커다란 철문이/철거덕 쇠 닫히는 소리를 내며 땅 위에 우뚝 섰다/그해부터 골목 주위를반구형 투구를 쓴 사내들이 서성거리고/소문은 자꾸만 가로등 불빛을 따라 퍼져나가며/어둠 속에서 커다란 눈동자를 두리번거렸다/그럴 때마다 어머니는/마당 안에 놓인 원기둥 속/우물을 들여다보았다/깊이도 모를 빛깔로 출렁이는 물방울들/그 물방울 같은 불빛을 달고/먼지가 쌓이던 아버지의 책상 위에/하늘로 올라가는 흰 촛불의 원기둥이 탑처럼 술렁이고/원기둥 끝에 어머니의 한숨이 맺힐 때마다/검고 깊은 심지 끝/검은 물방울들이 내 혈관을 돌아다니면서/물방울무늬의 슬픔들을 토해냈다
-「아버지의 우물」 전문

아버지의 부재는 남아있는 가족에겐 감당키 어려운 현실로 닥쳤다. 가족들은 겨우 서로를 지탱할 수 있는 삼각형으로 변했다. 어느 한 변만 무너져도 가족 전부는 쓰러지고야 만다. “아무리 흔들어도 식구들은 깨어나지 않고” 가족들을 바라보는 주위 시선은 곱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하여 “삼각형 한 변이/불쑥 일어나서 기울어지고/아파트 꼭대기에 걸린 둥근 달이/낡은 가족사진의 액자 뒤로 넘어갔”(「정삼각형 가족」)을 것이다.

가족들의 생계가 막막했을 현실에 어머니는 노동현장으로 내 몰리기도 하였다. 그렇게 지낸 인고의 시간도 부질없이 지금은 치매에 걸려 투병 중인 어머니는 아직도 그때의 환청과 환각에 시달리신다. 기차소리만 들려도 출근해야 한다며 벌떡 일어나신다(「유령놀이」).

잠시 햇살처럼 정신 맑아진 날/당신의 막내동서가 보고프다고/처음 나서는 칠 백리 서천 가는 길//합천 지날 때쯤/사방을 살피다가/아직도 생생하다는 듯/여기로 쭈욱 가면 광주 아이가?/또 한참을 가다 전주 지날 즈음엔/더더욱 확신에 찬 목소리로/야야, 여기는 전주교도소 있는 데다!//글썽한 눈물 찍어내며/이 엄동설한에 너거 아부지는 잘 계시는가 모르겠다/니는 우째 이리도 길을 잘 찾노?//바늘에 찔린 듯 명치끝이 조여와 숨이 막히는데/울 어머니 너무도 태연하게 묻는다//야야, 우리 시방 어데 가는 길이고?
-「어머니와 내비게이션」 부분

집 대문만 나서면 장소를 분간치 못하는 어머니는 그래도 광주교도소 가는 길이나 전주교도소가 있던 자리는 기억하신다. 뿌리 깊게 내려앉은 그 트라우마가 얼마나 큰 충격이었으면 치매 앓는 노모에게 아직도 생생한 기억으로 자리 잡고 있을까. 수십 년을 집안의 가장으로 살아오신 어머니는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던” 막막한 사회현실에 하늘이 무너졌을 것이다. 당신의 남편이 돌아가신 걸 아직 모르시는 어머니는 “글썽한 눈물 찍어내며/이 엄동설한에 너거 아부지는 잘 계시는가 모르겠다” 하신다. 다각형으로 살아온 날들, 앞으로 살아가야 할 가족사에 시인의 마음도 무거웠을 것이다.

인쇄를 하는데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것이/공업용 알코올인데/하루 종일 일하다 보면 코로만 들이킨/알콜지수가 소주 반병이 넘는단다/제 아무리 설명을 해도 그걸 알아주지 않는 경찰관이/에프엠 같은 음주측정기로만 닦달을 하고/나중에는 술 마시고 오리발 내미는/못된 놈으로까지 치부를 하더란다/분을 삭이지 못한 그가/정말로 태어나서 처음으로 술을 마셨다//세상이 온통 아지랑이처럼 빙빙 돈다며/토악질을 하다가 쓰러졌다/생각할수록 슬픈 술
-「슬픈 술」 부분

언제부턴가 인간의 관념은 진실의 내면을 읽어내지 못하고 눈앞에 보이는 현실만 믿어버리는 잘못된 습관에 깊게 물들고 말았다. 어디서부터 거짓이고 어디가 진실인지 요즘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사건이나 정치상황을 봐도 혼돈스럽기만 하다. 진실을 왜곡하거나 들춰내지 못하고 묻어버리는 사회를 보면서 분통을 터뜨리는 일이 비단 인쇄공뿐일까?

4대강이 파헤쳐지면서 내는 강의 신음소리, 용산 컨테이너 속에서 아비규환으로 사라진 사람들의 절규, 어른들의 무책임으로 죽어간 세월호의 아이들, 아무런 이유도 모른 채 좌익으로 몰려 형장에서 사라진 사람들, 아직도 연좌제에 걸려 신음하고 있는 자손들, 산업현장에서 들리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한숨소리, 누가 그 소리를 아름다운 소리로 듣는지 모르겠지만 이 땅에는 아직 울부짖는 소리가 출렁거린다.

인혁당 사건은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다행히 진실 위에서 무혐의를 입증하였고 누명도 벗었다. 그러나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가지만 아무도 그들의 삶을 되돌려 놓지 못하고 말았다. 그리하여 그는 희망이 없는 사회 환경에 비통해 한다. 반세기를 노심초사 기다려온 희망을 버리고 싶다며 부질없음을 토로한다.

나문석 시인의 시는 고통을 이겨나가는 가족사의 이야기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물론 주변에서 일어난 동 시대의 아픈 사람들의 이야기도 감동을 준다. 무엇보다도 그는 진실과 정의가 살아있는 세상을 꿈꾼다.

나문석 시집 『정삼각형 가족』약평
70년대 후반 대구 시내 문예반 고교생들이었던 ‘오구문학’ 동인 결성 모임 때 처음 마주한 나문석 시인의 열아홉 그 형형한 눈빛과 우수에 깃든 표정을 지금껏 잊을 수가 없다. 그 눈빛과 표정이 40년 가까이 흘러 머지않아 예순을 바라보는 지금도 변함없는데, 불행하게도 이 시대 상황도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어 보인다. 나문석 시인의 시들은 정직하다. 그의 시편들이 때로는 삼각형이나 사각형들의 모난 모습을 하고 우리에게 낯설게 다가오는 것은 시대의 모진 풍파를 온몸으로 견뎌내기 위한 자기방어의 모습이리라. 대구분지에서 ‘오구문학’동인으로 처음 만나 짧지 않은 세월을 함께한 문우로서 그의 첫 시집을 이제야 마주하는 기쁨이 남다르고, 이 시집으로 인해 그의 시가 더 둥글고 빛나는 높이의 경지로 나아가는 디딤돌이 되기를, 그리고 이 개떡 같은 시절도 어서 지나가기를 바란다. _김경호(시인)

세월의 흐름이 무심하다. 시인은 일상의 평면을 벗어난 채 시대의 아픔과 함께한다. 그만큼 삶의 하중이 무겁다는 증거다. “고혈압에 부대끼는” 세상 곳곳 “사각형 커다란 철문이/철거덕 쇠 닫히는 소리를 내며 땅 위에/우뚝” 서 있다. 그로 인해 시인에게 “세상의 맑은 아침은/반세기 지나도록 오지 않아/이제는/내가 너를 버리고 싶”어하는지 모른다. 그러나 어쩌랴. “술병처럼 자꾸만 흔들”리면서도 “긴 세월 희망가에 기대어 살아온 백발의 어머니”처럼 시인은 스스로 그리고 너와 나를 위무하며 새날을 기다리는 수밖에. “광장에 모인 사람들 구호소리”와 “구름이 아주 짙게 낀 하늘” 그 경계에 나문석 시인의 첫 시집 『정삼각형 가족』이 걸려있다. _양문규(시인)

대구에 사는 나문석 형이 시집을 냈다. 나해석도 아니고 나달석도 아닌 나문석의 시집. 갑자기 10, 8이라 쓰고 비명이라고 읽고 싶어진다. 그의 시들은 일정 부분 비명과 비탄과 절규에 닿아있다. 시라는 고루와 낭만을 얼기설기 꿰어 입혀주긴 했지만, 곳곳의 행간에서 신음소리들이 묻어난다. ‘간첩의 아들(그것도 하필이면 외아들이다)’로 살아온 30여 년의 시간과 세간의 눈총들이 그의 손과 가슴에, 어쩌면 이렇게도 ‘저녁이면서 새벽인’ 시집 속의 시들을 들려주었다. “여전히 거꾸로 가는” “항로를 잃은 나라”에 “파종을 해도 새 살이 돋아나지” 않음을 울어 예는 노래가 지금까지의 시가 아니랴. 그러나 이제 그 ‘죽임’의 “사서함”을 비웠으니, 시인 나문석이여. 영원하라. _정윤천(시인)

목차

제1부
시인의 말·05
희망에게·13/사각형의 공중무덤·14/아버지의 우물·16/궁촌재 넘는 길·18/텔아비브 통신·19/사각형 원통·20/정삼각형 가족·22/사서함을 비우며·24/관계·25/응급실 25시·26/겨울비·28/홀로 여는 바다·29/그예 가시려면·30/훔치고 싶은 시·31

제2부
다시 사월은 오고·35/어머니와 내비게이션·36/사람들의 봄·38/소리의 의미·39/쌍무지개·40/장마·41/유령놀이·42/도무지·44/버려진 장독 속에 고인·46/흔들리는 바다·47/슬픈 술·48/어느 출판노동자의 이력·50/밥·52/노을제·53

제3부
아름다운 사람·57/눈·58/선물·60/천 년이라는 말·61/거미·62/집·64/나팔꽃·66/월류봉 연가·67/길치·68/어쩐다요·70/아이씨, 시지(時至) 가요?·72/아직 하슬라역으로 가는 길을 묻지 못했다·73/무섬마을에서 하룻밤·74/다 늦은 저녁·76

제4부
좋은 아침·79/스네이크 아이·80/두더지잡기·82/복권·84/거품을 물었다·86/비틀거림에 대하여·88/눈 오는 날·89/해오라기·90/시여, 침을 뱉어라·91/뭉크의 바다·92/긴 물음 짧은 대답·93/입춘·94/적벽(赤壁)·95

발문·97

도서소개

나문석 시인의 첫 시집 『정삼각형 가족』. 나문석 시인의 시는 유신정권에 의해 파편화된 슬픈 가족사와 삶의 무게가 여러 가지 도형으로 일그러진 모습을 볼 수 있다. 인간의 삶은 원형(原形)에서 근본을 찾고 근본의 중심에서 평범한 삶으로 이어지는 것이 보편적이다. 그러나 그의 가족들은 원형(原形)이라 생각했던 아버지의 삶이 짓밟히고 유린되고 말았다. 원형(圓形)으로 비유되는 아버지의 우물에서는 푸른 이끼 냄새가 났다. 그러나 그 이끼 냄새는 한 번도 문밖으로 퍼져나가지 못했다. 이때부터 가족들은 정상적인 삶을 이루지 못하고 다각형으로 일그러진 도형의 형태로 삶이 변한다. 사각형의 대문은 덜컹 닫혀버리고 가족들은 골목을 감시하는 투구 쓴 경찰들의 눈초리를 벗어나지 못한다. 감시의 눈초리 속에서 가족들은 혈관을 돌아다니는 “물방울무늬의 슬픔”을 토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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