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 담기 close

장바구니에 상품을 담았습니다.

문

  • 이미령
  • |
  • 시와에세이
  • |
  • 2014-11-21 출간
  • |
  • 103페이지
  • |
  • 128 X 206 mm
  • |
  • ISBN 9791186111024
판매가

8,000원

즉시할인가

7,200

배송비

2,300원

(제주/도서산간 배송 추가비용:3,000원)

수량
+ -
총주문금액
7,200

※ 스프링제본 상품은 반품/교환/환불이 불가능하므로 신중하게 선택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출판사서평

인간에 대한 이해와 연민의 시선

이미령 시인의 첫 시집 『문』이 ‘시와에세이’에서 출간되었다. 이미령 시인은 경북 상주에서 태어나 현재 상주문협과 ‘느티나무시’ 동인으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요즈음은 학문에 있어서도 융합의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자연과학자가 인문학에, 인문학자가 자연과학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는 풍토를 일컫는다. 대학에서도 문과와 이과, 예술을 융합한 전공도 늘어나고 있다. 모든 학문은 상호연관성을 지녔기 때문이다. 시에 있어서 융합은 시가 처음 나오면서부터 비롯되었다. 초기에는 신을 경배하고 자연을 예찬하며 인간을 사랑하는 내용으로 차 있었다. 이후 시의 발전은 인접 예술인 미술과 음악, 연극 등과 연계됨으로써 새로운 진경을 보여주었다. 그뿐 아니라 시인이 처한 역사적 상황에 따라 시의 변화도 예민하게 나타났다. 한 편의 시에는 시인의 생활공간에서 체험된 여러 가지 사항이 두루 다루어지며 시인의 감정과 의식이 담겨진다.
이미령 시인은 성실한 생활인으로서, 시의 밭을 가꾸어온 시인으로서 그의 생활전체가 녹아있는 이번 시집은 어쩌면 그동안의 창작생활을 총결산하는 작업이라고 하겠다. 유년의 체험에서부터 인간관계에서 얻어진 기쁘고 슬픈 이야기와 만화경 같은 시장풍경, 사랑하는 가족, 아름다운 자연 등 이미령 시인의 시적 영역은 총체적인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것이 함께 나타난 융합성이 돋보인다. 그런 속에서도 스스로 그만이 가진 청동 손잡이가 달린「문」은 이미령 시인이 꿈꿔온 시세계를 가장 잘 보여주는 초점의 대상이 된다.

나는 청동 손잡이가 달린 문을 가졌다//길을 걸을 때나 일할 때/덩그렁 덩그렁 소리를 내며 심금을 울린다/혼자 있을 땐 열지 않아도 저절로 열려/고요한 생각의 강으로 나를 데려간다/사는 일이 눈물겹도록 아름다울 때/슬픔의 어둔 그림자가 머리를 감쌀 때도/말없이 문을 열고 앉아/남빛 우물 같은 안을 들여다본다//살아온 날만큼 햇살과 바람으로 단단해진,/아무도 열 수 없는/나는 꽃과 새 그리고 별이 수놓아진 문을 가졌다
―「문」 전문

이미령 시인의 「문」은 시각과 청각을 통해 심금을 울리는 문으로 감동을 자아내게 한다. 감동은 닫힌 마음을 움직여서 열게 한다. 정서적인 공감대의 형성은 시가 지향하는 궁극적인 목표다. “사는 일이 눈물겹도록 아름답고” “슬픔의 어둔 그림자가 머리를 감쌀 때”는 “남빛 우물 같은 안을 들여다본다”고 한다. 남빛은 푸른빛과 자줏빛 사이의 빛으로 희망의 빛이자 끌어들임의 빛이기도 하다. 더러는 신비감을 자아내고 물속에 무엇이 잠겨있어서 두레박질을 할 수 있는 우물 같은 안. 그런 안을 본다는 것은 자기의 내면세계를 보는 것이며 성찰에 의한 존재의 확인이다. 이미령 시인의 시가 자리 잡은 데에는 이것이 큰 역할을 하였음은 물론이다.

등을 보이고 떠나는 사람의 등 뒤로//등꽃은 핀다//정든 발걸음소리 아슴아슴 멀어질 때마다//보랏빛 꽃송이 잠결에 눈뜨듯 피어난다//그래서 등꽃은 그리움일까//보내는 가슴주머니에서 조심스럽게 꺼내온 씨앗을//가는 이의 등위에 빽빽이 뿌려놓고//참아도, 참아내어도 어쩔 수 없이 배어나오는//눈물로 키워낸 그리움일까//그래서 등꽃은 그렁그렁 피는 걸까//등꽃을 보려고 눈을 비비면//떠나는 사람의 덩그런 등이//그래서 보이는 걸까
    ―「등꽃 1」 전문 
 
“등을 보이고 떠나는 사람의 등 뒤로/등꽃”이 피는 것을 보는 눈이 시의 눈이요, 등꽃을 눈물로 피워낸 그리움의 꽃으로 보는 것이 시심이다. ‘등’과 ‘등 뒤’와 ‘등꽃’으로 이어진 동음의 전개와 시상의 뉘앙스는 절묘한 시적 분위기를 자아낸다. 떠남으로써 피어나는 꽃이기에 떠난 사람의 등이 보이는 것도 가경(佳境)의 연상이요, 정든 사람의 발걸음소리가 멀어질 때마다 비례하여 보랏빛 꽃송이가 그리움으로 피어나는 것도 애틋한 발상이다. 그것은 보내는 사람의 가슴에서 꺼낸 씨앗을 “빽빽이 뿌려놓고” “눈물로 키워낸 그리움”이 아닌가. “그렁그렁 피는” 등꽃을 보려고 하면 “떠나는 사람의 덩그런 등이” 먼저 보이는 서운함과 허전함의 등꽃. 등꽃이 지닌 꽃말로 환영, 사랑의 결합, 사랑에 푹 빠짐을 떠올린다면 우리의 전통정서인 이별의 한이 고스란히 녹아있음을 본다. 나아가 “너의 적막을 환히 밝히는/보랏빛 등불로 오래 서 있고 싶다”(「등꽃 2」)에서 더욱 굳어진 심지를 보게 된다. 등꽃을 보는 시안과 그리움을 담은 시심이 잘 어우러진 「등꽃 1」은 보편적 정서의 승화와 함께 정제된 감각을 보여준다.
이미령 시인의 시는 잘 읽힌다. 잘 읽히지 않는 시가 있다면 그것은 불구의 시, 정상적으로 갖추지 못한 모자람의 시일 것이다. 꽈배기처럼 배배꼬인 정서거나 일상의 식상한 정서가 아니면 언어의 폭력으로 설익은 거친 표현일 것이다. 경솔함과 만용이 어우러진 시는 소화불량의 고통을 줄 뿐이다. 이런 점을 극복한 자리에 이미령 시인의 시가 자리 잡고 있다. 

이미령 시인의 꽃은 단순히 꽃에 머무르지 않는다. “비 내리는 날이면/살아있는 꽃의/살아있는 음성을 듣는다”(「빗방울 꽃」)고 하여 자연현상에 따른 빗방울도 빗방울 꽃으로 변용하여 꽃에 대한 이미지의 확산을 볼 수 있다. “날갯짓 같은 꽃잎의 숨결이” “내 목숨의 소리” 곧 “살아있는 꽃”으로 환치 심화되는가 하면 “강가에 앉아/반짝이는 강물에 눈을 담그면/문득 꽃피는 소리 들려온다”(「꽃피는 소리」)고 하여 강과 꽃의 일체를 이루고 있다. 정서적, 시각적 이미지에 이어 개념적, 청각적 이미지로 넓혀간다.
그런가 하면 “밤낮 흙발로 동분서주하면서도 막걸리 몇 잔으로 시름 풀고 낮에는 봉급생활 밤에는 농사일 새벽에는 별빛 버무린 손두부와 청국장을 빚어”내는 “초등학교 동창생 영식이”(「파꽃」)처럼 어렵게 사는 소시민이 ‘파꽃’으로 그려짐으로써 꽃의 상징성이 인간에게까지 미치고 있음을 본다.
‘꽃’은 사랑, 연인, 아름다움의 의미를 지녔다. 특히 아름다움은 영원히 변치 않는 참(진리)이기에 시대를 초월하여 지속적으로 추구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새’는 신성과 예시, 하늘의 안내자, 상서로움과 비상의 의미를 지녔다. 땅위와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고결한 정신을 나타낸다. ‘별’은 꿈, 광명, 운명, 길조를 뜻한다. 빛나는 별은 시공을 넘나들며 간구하는 요체이다. 지상을 대표하는 ‘꽃’과 천상을 대표하는 ‘별’과 그 사이를 연결 지워주는 ‘새’가 이루는 아름다운 세상. 우리는 꽃과 새와 별이 가진 이러한 상징성 때문에 그들이 그려내는 이상세계를 그리워하고 꿈꾸면서 살아가는 게 아닌가.
시가 앉을 자리는 궁극적으로 시가 태어나는 내면의 자리이며 시를 앉히는 능력과 다름 아니다. 어떤 대상이라도 이미령 시인의 시적 포충망에 들면 영락없이 시로 환치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모든 대상에서 시가 될 수 있는 요소를 추출하는 힘을 가졌다. 그러니까 시적 요소와 비시적 요소의 한계를 꿰뚫고 있음이다. 그것은 시란 무엇인가, 시는 어떤 것이라야 하며, 무엇을 담아야 하는가는 가장 기본적이자 근원적인 물음에 답하는 것이다. 이것에 대한 단단한 무장은 시를 빚는 힘으로 나타난다. 
 
내 몸을 다 적시고//네 마음도 다 적시고//말없이 흐르는 강물도 다 적시고//선하디선한 하늘의 눈마저 다 적시는//저, 불길
―「노을」 전문

군더더기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정제된 작품이다. “내 몸”과 “네 마음”을 다 적시고 “흐르는 강물”과 “하늘의 눈”마저 다 적시는 활활 타오르는 불길의 노을이다. “내 몸”의 나와 “네 마음”의 너의 설정은 자아와 타자의 관계를 보여준다. 그뿐 아니라 강물의 지상과 하늘의 천상으로 극단의 두 세계를 설정했다. 이것을 다시 두 가지로 압축하면 나와 너의 인간과 강과 하늘의 자연이다.
융합은 여럿이 녹아서 하나로 합침을 의미하는 것으로 서로 다른 것이 섞여서 새로운 것을 만든다는 뜻을 나타낸다. 극단으로 양립된 모순 상극의 상대적 체면을 버리고 모든 것이 융합된 원융자재(圓融自在)의 경지, 원융무애(圓融無碍)한 경지에서 영원한 자유를 누릴 수 있다. 이쪽과 저쪽에 걸림이 없는 중도의 자리, 통합의 자리에서 나타나는 창의성과 시적 자유는 우리가 바라는 바의 이상적 경지다. 이미령 시인의 시는 곱게 물든 감잎처럼 아름답다. 아름다운 요소의 융합을 통해 시의 새 영역을, 시인으로서 꿈꾸는 이상적인 시의 세계를 보여주리라.

이미령 시집 『문』약평

이미령 시인의 시편에는 이웃과 가족에 대한 사랑과 성실히 살아가려는 따뜻한 무욕의 심성이 가득하다. 말 못하는 수덕 씨에게 “글 가르”치고, 커피를 “두 손으로 바”쳐 드리는 마음이나 젊은 나이에 혼자되어 국밥장사로 딸 셋을 키워낸 할매를 보는 눈길이 다 그러하다. 이것은 어린 시절 가난을 경험했던 시인이 그 나름으로 체득한, 세계와 인간에 대한 이해와 연민의 시선일 것이다. 또 「내 눈 속으로 내리는 눈」에서 나무와 눈이 서로 교감하고 나무 또한 “수행 중”이라고 보는 것에서 시인의 삶의 자세가 느껴지기도 한다. 이미령 시인이 시의 집을 짓는 일로 손마디가 더 굵어지길 바란다. _조재학(시인)

목차

제1부
수덕 씨ㆍ11
시장 순댓국밥집ㆍ12
네 죄를 네가 알렸다ㆍ14
파꽃ㆍ15
배불뚝이 안 사장ㆍ16
강물이 앓아누웠다ㆍ18
어떤 다짐ㆍ19
등꽃 1ㆍ20
멀리서 보기ㆍ22
자리ㆍ23
질러노래방ㆍ24
포장마차에서ㆍ25
쉼표ㆍ26
전율ㆍ28

제2부
오후 세 시ㆍ31
양은주전자ㆍ32
추곡 수매하는 날ㆍ34
우두커니ㆍ35
이사ㆍ36
새집증후군ㆍ37
집ㆍ38
봉숭아 꽃물ㆍ39
문ㆍ40
폭죽ㆍ41
연리목ㆍ42
가는 봄ㆍ43
봄, 섬에서ㆍ44
사월ㆍ45

제3부
간지럽다ㆍ49
감잎 돗자리ㆍ50
가을 강ㆍ51
버들여뀌ㆍ52
빈집ㆍ53
모정ㆍ54
풀어내다ㆍ55
감잎 편지ㆍ56
홍시ㆍ57
들마루ㆍ58
등꽃 2ㆍ59
노을ㆍ60
은행잎 연가ㆍ61

제4부
좌선ㆍ65
아버지에 대한 기억 중에서ㆍ66
자목련ㆍ67
빗방울 꽃ㆍ68
들꽃을 위하여ㆍ69
가을 현수막ㆍ70
꽃피는 소리ㆍ71
물봉선ㆍ72
내 눈 속으로 내리는 눈ㆍ73
병산서원 누각에 누워ㆍ74
눈사람 모녀ㆍ76
겨울나무ㆍ77
흔적ㆍ78

해설ㆍ79
시인의 말ㆍ103

저자소개

저자 이미령은 경북 상주에서 태어났다. 현재 상주문협, ‘느티나무시’동인으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도서소개

이미령 시집 『문』. 크게 4부로 구성되어 ‘네 죄를 네가 알렸다’, ‘포장마차에서’, ‘오후 세 시’, ‘사월’, ‘가을 강’, ‘들마루’, ‘들꽃을 위하여’, ‘흔적’ 등을 주제로 한 시편들을 수록하고 있다.

교환 및 환불안내

도서교환 및 환불
  • ㆍ배송기간은 평일 기준 1~3일 정도 소요됩니다.(스프링 분철은 1일 정도 시간이 더 소요됩니다.)
  • ㆍ상품불량 및 오배송등의 이유로 반품하실 경우, 반품배송비는 무료입니다.
  • ㆍ고객님의 변심에 의한 반품,환불,교환시 택배비는 본인 부담입니다.
  • ㆍ상담원과의 상담없이 교환 및 반품으로 반송된 물품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 ㆍ이미 발송된 상품의 취소 및 반품, 교환요청시 배송비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ㆍ반품신청시 반송된 상품의 수령후 환불처리됩니다.(카드사 사정에 따라 카드취소는 시일이 3~5일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 ㆍ주문하신 상품의 반품,교환은 상품수령일로 부터 7일이내에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 ㆍ상품이 훼손된 경우 반품 및 교환,환불이 불가능합니다.
  • ㆍ반품/교환시 고객님 귀책사유로 인해 수거가 지연될 경우에는 반품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 ㆍ스프링제본 상품은 교환 및 환불이 불가능 합니다.
  • ㆍ군부대(사서함) 및 해외배송은 불가능합니다.
  • ㆍ오후 3시 이후 상담원과 통화되지 않은 취소건에 대해서는 고객 반품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반품안내
  • 마이페이지 > 나의상담 > 1 : 1 문의하기 게시판 또는 고객센터 : 070-4821-5101
교환/반품주소
  •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중앙대로 856 303호 / (주)스터디채널 / 전화 : 070-4821-5101
  • 택배안내 : CJ대한통운(1588-1255)
  • 고객님 변심으로 인한 교환 또는 반품시 왕복 배송비 5,000원을 부담하셔야 하며, 제품 불량 또는 오 배송시에는 전액을 당사에서부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