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말

제1부 사슴
하루를 캐는 깊은 밤/반가운 봄/담쟁이덩굴/모자를 쓴 바람/순수한 마에스트로, 물주전자/비와 고추잠자리/꽃을 담고 싶다/달빛/외발 수레 목동/성에꽃/청개구리와 더위/야화(夜花)/별/
나이아가라 폭포/움버들이 하느작거리면/아파하는 주전자/세탁기 속 고구마/광한루/이팝나무/쉴 수 없는 나뭇가지

제2부 바람
돋을볕/능소화/입덧/우리/접동새, 강나루를 쓰다/너울 혼백 야상곡/호박꽃/낙화(落花)/구름의 소망/완두콩/갠지스 강가의 백성/족두리풀/징검다리/녹슨 자물쇠/겨울 보슬비/군고구마/해바라기/연잎/애벌레의 귀띔/메뚜기

제3부 별
그리움/장미/가지 마세요/어머니/어머니를 보내드리며/세월이 주름에게 하는 말/메주/초대형 호박/일출(日出)/고쟁/솔가리/휴일 아침 새의 소리/응달 새/할미꽃/촛농의 무도회/물레방아/
여름비/끈끈이에 달라붙은 새/멍

제4부 나무
거목의 이식/노루 언덕 피날레/포도/황소와 촌로/암각화/무거운 것에 찍힌 나의 발가락/봄바람/바라기가 된 백로/바위틈에 홀로 핀 꽃/봄꽃/막걸리/참나리꽃/하뭇한 봄바람/고구마/겨울의 잘뚜마기/우듬지 위 까치의 고독/지퍼/하늘의 소망/띠앗/진달래꽃

제5부 꽃
나무걸상과 아나크로니즘/콩나물 통 속 콩나물/보름달/호랑이 콩/사랑의 종이/고양이와 쓰레기 봉투/부리와 감나무/미끼를 문 나/새벽시장 손톱들/풀/향기의 비녀/과자 먹는 갈매기/가을이 오고 있다/거미줄에 매달린 빗방울/곁눈질/개나리꽃/꽃의 상소(上疏)/낙엽은 울고 있다/
보자기/봄비

추천사와 시평/한국신춘문예협회 가을호 당선 소감문

순우리말로 빚어내는 맛깔스러운 시 100편을 담아낸 『사랑의 속삭임』. 2015년 한국신춘문예협회 신인작품상을 받으며 등단한 김기범 시인의 첫 시집이다. 5부로 나눠 각 부에 20편씩, 총 100편이 담긴 시집은 서정을 잘 살려내면서도 사물에 내재한 속성을 뛰어난 은유와 직관으로 풀어내는 그의 시 세계를 온전히 드러낸다. 특히 맛깔나는 순우리말로 빚어내는 세밀한 관찰과 묘사는 읽는 맛과 더불어 사유의 세계를 경험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