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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의 시놉시스

유년의 시놉시스

  • 김정환
  • |
  • 삼인
  • |
  • 2010-09-28 출간
  • |
  • 488페이지
  • |
  • 122 X 188 X 30 mm /492g
  • |
  • ISBN 9788964360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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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김정환의 ‘장시 3부작’ 완결편

1980년 『창작과비평』으로 등단하여 시, 소설, 번역서, 교양서, 클래식 해설서 등 폭넓은 장르의 글쓰기를 시도하고, 2007년 백석문학상을 수상한 김정환 시인이 새 시집 『유년의 시놉시스』를 펴냈다.
『유년의 시놉시스』는 전작 『드러남과 드러냄』(2007), 『거룩한 줄넘기』(2008)에 이어 ‘장시 3부작’을 완결하는 마지막 작품이다. ‘시인의 말’을 엿보면 『드러남과 드러냄』은 ‘보임’(과 안 보임)이, 『거룩한 줄넘기』는 ‘들림’(과 안 들림)이, 그리고 『유년의 시놉시스』는 ‘디자인’(혹은 체계와 ‘시적’ 사이 속)이 마각(馬脚)이었다고 그 차이를 말하고 있다. 그리고 1만 행이 넘는 이 거대한 장시는 이전 두 편의 작품에 비해 주제와 문체가 더욱 다채로워졌다. 이는 시인이 ‘카오스 상태로 덮쳐오는 시적 충동을, 삶을 전면적으로 쇄신하려는 시놉시스의 원동력’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우리 삶과 존재의 처음과 끝을 모두 해체하고 그 의미를 재해석하며, 그 심층의 한계까지 육박하여 총체성을 그려내고자 매우 복잡한 상징이 그물망처럼 얽혀 있어 쉽게 의미가 잡히지 않는다. 그래서 문학평론가 황광수는 “해설을 쓰겠다고 자청한 나 역시 네다섯 번쯤 읽고 나서야 글을 쓸 마음의 준비가 갖추어졌다.”고 말했고, 문학평론가 황현산은 “삼십 년 후에는 김정환 연구 붐이 일거야.”라고 단언했다.
이 작품은 삶과 죽음에 대한 시인의 사유가 주된 맥을 이루고 있다. 시인은 ‘삶’과 ‘죽음’을 새롭게 바라본다. “죽음은 우리에게/마련된 것 중/어쨌든 가장 건강한 것이라는/전언을 검은 수첩은 담고 있다.”(230쪽)는 구절에서 죽음의 통념을 뒤집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시인은 죽음이 ‘근원적인 생명의 원리’라고 말하는데, 그 이유는 생은 죽음을 맞이하면서 스스로 새로워지기 때문이다.

유년의 시놉시스와 ‘미래의 회복’

키 큰 여선생 칭찬에 키 대신 성적이 쑥쑥 자라던
국민학교 2학년 나의 악동 시절은
의식 이하의
기념비 속으로 갇혔다.(43쪽)

‘키 큰 여선생’는 그에게 성장하고자 하는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존재였지만, 정작 커야 할 키보다는 성적만 쑥쑥 자라게 하며 그를 ‘의식 이하의 기념비 속’으로 가둬버렸다고 말한다. 여기서 키는 육체적인 크기보다는 올바른 성장을 뜻한다. 그래서 ‘키’는 시적 주체에게 본질적으로 중요한 것인 데 비해, ‘성적’은 사회적 차원에서 요구되는 세속적인 가치일 뿐이다. 그리고 ‘의식 이하의 기념비’는 그 시대의 이데올로기를 시각적으로 빚어내 동시대인을 같은 가치관 속에 가둬버리는 것을 상징한다. 이러한 뒤늦은 깨달음이 잃어버린 유년에 대한 갈망을 불러일으키며 ‘유년의 시놉시스’를 위한 모티프의 하나로 자리 잡았을 것이다.

나의 존재도 오래된
동식물 도감,
디자인의 유년이 유년의 디자인이다.(8-9쪽)

화자의 유년은 사회적인 틀에 갇혀 제대로 성장하지 못했다. 그래서 화자는 자신의 유년이 ‘동식물 도감’처럼 이미 디자인되어 있기에, 새롭게 디자인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아래와 같은 이상적인 개념의 유년을 모색한다.

내 유년의 디자인은 비상의
개념을 넘어선다.
가까이 보이는 원초 창조의
행위도 넘어선다. 성이 단절되고 생의 미래가
복원되는 죽음의, 개별적인
미래다.(55쪽)

화자가 디자인하려는 유년은 비상의 개념을 넘어설 뿐만 아니라, 원초 창조의 행위도 넘어설 만큼 보편적 본질을 지니고 있다. 그러므로 이 시에서 ‘유년의 시놉시스’란 불의한 현실을 회복하는 ‘유년’을 향한 디자인 또는 계획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화자는 ‘미래의 회복’을 외친다. 그리고 미래의 회복은 죽음을 통해서 이루어진다고 말하며, 미래의 회복에 대해 선명한 외침을 들려준다.

나는 바랄 뿐이다 훗날이
비판이고 극복이기를,
더 나아가 그것을
역사발전 아닌 다른 말, 미래의 회복이라는
단어로 명명할 수 있기를(384쪽)

시인이 ‘역사발전’이라는 말을 쓰지 않으려는 까닭은 무엇일까? 문학평론가 황광수는 “변증법적 지양의 단선성을 해체하고 삶의 차원에서 각성과 쇄신을 일상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한다. 이러한 관점은 터무니없는 낙관과는 거리가 멀다. 그것은 오히려 일상의 습관에 대한 통렬한 자기비판을 통해서만 가능한 것이다.

때로는
20년 동안 같은 아파트 살며 늙은 관리
아저씨의 깍듯한 인사를 깍듯이 받는
안면의 습관이 가장 비극적이다.(385쪽)

이러한 일상적 반성은 사소한 듯하지만, 그것이 없이는 역사의 발전도 허구에 지나지 않을 만큼 본질적인 중요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서툰 희망은 미래에서 그 가능성을 박탈하고, 비판 없는 예언들을 쏟아내며, 미래를 그 예언이 지시하는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가기 때문이다. 일상의 반성에서 시작하는 ‘미래의 회복’은 돌이킬 수 없을 만치 망가진 미래에 회복될 가능성을 되돌려준다.

진정한 대화를 위한 김정환의 통사법

『유년의 시놉시스』는 우리 시가 도달한 마지막 경계선들을 거침없이 넘나들고 있다. 돌이켜보면, 장시들은 그 시대 현실이 감당하기 어려운 혼돈처럼 밀어닥칠 때 그것을 언어로 수습할 수밖에 없는 시적 주체의 내적 필연성에 의해 잉태되었을 것이다. 김정환 시인은 어떤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의 형식으로 시에 이렇게 말하였다.

장시로 써야만 표현될 수 있는 영역이 있다면 장시의
기능은 마땅히 있는 거겠지요. 창작 충동이, 더군다나
시작 충동이, 어떻게 단어, 문장, 이미지 등으로
구분되어 오거나 가겠습니까? 오기는 모든 것이
chaos 상태로 덮쳐 오겠지요. (114쪽)

하나의 줄기에서 뻗어나간 것이 아니라 무수히 많은 구체적인 현상과 대상들을 탐색하며 하나의 맥을 찾아나가는 이 시의 구조는 어쩌면 무질서한 해체시로 보일 수 있다. 이에 대해 문학평론가 황현산은 김정환의 특이한 통사법, 또는 통사법 없음에서만 겨우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무질서가 어떤 질서를 만들어낸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 낯선 질서는 말한 것을 고쳐 말하고, 더 깊이 더 넓게 말하고, 말하지 않은 것을 찾아내어 그 성질을 바꾸고, 반복하여 다른 문맥 속에 옮겨 놓으려고 노력하는, 끝나지 않는 책을 쓰려고 노력하는 사람의 신념과 다름 아니다.”라고 평했다.
거대하다고 느낄 정도로 길고 무질서하며 낯선 이 시는 마치 독자와의 소통을 무시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깊이 생각해보면, 손쉬운 의사소통에 대한 거부가 어쩌면 진정한 대화를 위한 조건일지 모른다. 이 같은 관점에서 볼 때 김정환의 『유년의 시놉시스』는 아래의 인용문처럼 삶, 죽음, 두려움, 존재, 자유, 역사 등의 의미를 새롭게 씻어내고 새로운 ‘미래의 회복’을 약속하기 위한 끝없는 탐문, 장대한 실험이라고 말할 수 있다.

석양은 내일을 위해 미래를 회복하는
죽음으로 물든다. 붉지 않은가,
생명과 두려움의
미래를 씻어내는 미래의 회복, 그
감각의 색깔은.(400쪽)

추천사

우리가 해체라는 말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벌써 오래 전의 일이지만, 우리에게서 말의 진정한 의미로 최초의 해체시를 쓴 사람은 김정환이다. 그는 이 시집에서도 우리 시대의 정신이 내려갈 수 있는 가장 깊은 곳까지 내려가려 했다. 그는 육체 삶이건 정신의 삶이건 우리의 삶과 인연을 맺은, 우리의 삶을 간섭하거나 방치하는 개념 하나하나를, 그 낱말 하나하나를 해체하려 했다. 다시 말해서 그 하나하나를 그것이 최초로 만들어지던 현장에서처럼, 제 유년의 언어처럼, 생생하게 느끼려 했다. 엄숙한 사유의 현장에서 마지못해 떠는 수다의 현장까지, 고대의 종교적 지혜의 현장에서 신종 플루의 확산을 전하는 뉴스의 현장까지, 제가 만든 말에 꼬리를 잡혀 소환되는 현장들을 동시에 다스릴 질서는 없다. 김정환의 특이한 통사법, 또는 통사법 없음에서만 겨우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그것들의 무질서는 어떤 비의적 질서를 상정하는가? 상정한다. 그러나 이 낯선 질서는 말한 것을 고쳐 말하고, 더 깊이 더 넓게 말하고, 말하지 않은 것을 찾아내어 그 성질을 바꾸고, 반복하여 다른 문맥 속에 옮겨 놓으려고 노력하는, 끝나지 않는 책을 쓰려고 노력하는 사람의 신념과 다른 것이 아니다. 다행하게도, 그것이 어느 날일까, 그 낯선 질서가 우리를 넘어뜨리고, 또는 꿰뚫고 지나갔을 때, 그 질서 빛 아래서 김정환의 끝없는 글을 책으로 낱낱이 설명해야 할 사람들의 수고는 여러 권의 책으로만 담을 수 있을 것이다. ― 황현산(문학평론가)
시적인 것과 시답지 않은 것, 일상과 초월, 서정과 지성, 혁명과 숙명, 아름다움과 잡스러움 사이에 길을 트려는 시적 모험에서 김정환만큼 과감했던 시인은 김수영 이후 드물다. ‘유년’을 화두로 들고 사람·사물·관념의 탄생과 죽음, 세상의 혼돈과 신비에 관하여 기나긴 명상을 펼친 『유년의 시놉시스』는 시가 무엇을 어디까지 표현할 수 있는지를 극한에 이르도록 탐문하는, 김정환식의 장대한 실험이다. 가공할 부피를 가진 이 장시를 서정시 고유의 아리따움에 대한 참지 못할 모독으로 느끼거나 요즘 유행어인 ‘소통’을 아랑곳하지 않는 오만의 표식으로 오인할 독자도 적잖을 테지만, 손쉬운 의사소통의 거부가 진정한 대화를 위한 조건일지 모른다고 여기는 시인과의 만남에서 예기치 못한 자유를 체험할 기회를 닫아둔다면 여러모로 애석한 선택일 것이다. ― 손경목(문학평론가)

목차

프롤로그


검은 수첩 design
프롤로그

본의 본
어린이 사전; 분류의 지도
프롤로그

본의 본의 본
內曲; 內曲化의 심화
프롤로그

본의 본의 본의 본
‘老=子=道=德=經’
프롤로그

본의 본의 본의 본의 본
해석; 해석화의 심화
프롤로그

본의 본의 본의 본의 본의 본
괴이와 흐름; 서양 중세 용어
프롤로그

본의 본의 본의 본의 본의 본의 본
뜯어낸, 남은, 농담

본의 본의 본의 본의 본의 본
괴이와 흐름; 서양 중세 용어
에필로그

본의 본의 본의 본의 본
해석; 해석화의 심화
에필로그

본의 본의 본의 본
‘老=子=道=德=經’
에필로그

본의 본의 본
內曲; 內曲化의 심화
에필로그

본의 본
어린이 사전; 분류의 지도
에필로그


검은 수첩 design
에필로그

에필로그

P.S.
해설|황광수 ‘유년과 미래의 회복
시인의 말

저자소개

1954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1980년 계간 『창작과비평』에「마포, 강변동네에서」외 5편을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지울 수 없는 노래』 『하나의 이인무와 세 개의 일인무』
『황색 예수전』 『회복기』 『좋은 꽃』 『해방 서시』
『우리 노동자』 『기차에 대하여』
『사랑, 피티』 『희망의 나이』 『노래는 푸른 나무 붉은 잎』
『텅 빈 극장』 『순금의 기억』 『김정환 시집 1980~1999』
『해가 뜨다』 『레닌의 노래』 『드러남과 드러냄』 『거룩한 줄넘기』 등,
소설 『파경과 광경』 『사랑의 생애』,
산문집 『고유명사들의 공동체』 『이 세상의 모든 시인과 화가』 등,
음악 교양서 『음악이 있는 풍경』 『내 영혼의 음악』 등
을 출간했다.
2007년 시집 『드러남과 드러냄』으로 백석문학상을 수상했다.
이 시집은 『드러남과 드러냄』, 『거룩한 줄넘기』를 이어 ‘장시 3부작’을 완결하는 마지막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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