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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올레

마을 올레

  • 이동순
  • |
  • 모악
  • |
  • 2017-05-19 출간
  • |
  • 154페이지
  • |
  • 132 X 210 X 14 mm /200g
  • |
  • ISBN 979118807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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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사람과 삶과 사랑을 한가운데에 둔 진귀한 시편들!”
“고향으로 가는 길의 시집, 나를 기다리고 있는 모성(母性)의 시집!”

모든 살아가는 것들은 이야기를 남긴다
『마을 올레』는 이동순 시인의 열여섯 번째 시집이다. 시인 이동순은 197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후, 다양한 삶의 이력과 풍경을 조곤조곤한 시어로 담백하게 드러내 왔다. 이번 시집에도 등단 40년을 훌쩍 넘긴 시인의 무심한 듯 섬세한 눈길이 곳곳에 드리워져 있다.
이동순 시인은 15개월 동안 대구 KBS TV 기획프로의 진행자가 되어 경상북도의 마을 63곳을 매주 탐방했다. 말로만 듣던 텅 빈 농촌, 노약자들만 남아있는 마을회관에서 현지주민들과 손을 맞잡고 가슴 속에 갈무리된 이야기를 들었다. 눈물, 웃음, 애달픔, 처연함 등 고단하고 힘겹게 살아온 민초(民草)들의 사연을 온몸으로 껴안았다. 방송 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는 차량 뒷좌석에서 시인은 시작품의 밑그림을 그렸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58편의 시가 오롯이 『마을 올레』에 담겨 있다.
『마을 올레』에서 시인이 주목하는 것은 드러난 삶 이면에 침묵하고 있는 스토리다. 퇴락해가는 농촌 공동체 속에서 시인이 발견한 것은 여전히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었고, 그 사람들이 꽁꽁 감춰두었던 삶의 ‘내력들’이었다. 시인의 눈에 그것들은 ‘행복’이라고 말해질 것들이 아니었다. 마을 공동체가 기억하고 있는 것들은 크고 작은 상처였다.
이동순 시인에게 이야기는 삶과 다른 의미가 아니다.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은 이야기를 남긴다. 그 중에서도 지난 세기의 굴곡진 시간을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는 특별하다. 마음의 바닥에 묵혀두었던 이야기들을 하나씩 하나씩 꺼내놓는 사람들 앞에서 이동순 시인은 뜨겁게 호응했다. 그리고 그 호응의 결과물로 시집 『마을 올레』를 상재했다.

남은 자의 윤리, 기억되는 내력들
우리는 남은 것을 통해 사라진 것을 기억한다. 그렇다고 남은 것들이 사라진 것들의 흔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남은 것들은 사라진 것들을 기억해야 할 윤리를 지키고 있을 뿐이다. 기억해주는 사람들이 있으므로 기억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다. 지금 남아서 기억하는 사람들도 머지않아 기억의 대상이 된다. 이동순 시인의 『마을 올레』는 남은 자의 기록이자 기억하는 자의 윤리이다.

목화다방을 아시나요
상주 은척 면소재지 장터 끝에서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숨어서 빠끔히 내다보는
간판 하나가 걸려 있는데요
거기 쥔 마담은
한 자리에서 사십 년 넘도록
시골다방을 지켜 왔대요
봄바람 가을비가 몇 번이나 지나갔나
어느 틈에 회갑을 넘겼다며
배시시 웃는 마담 눈가에
잔주름이 오글오글 돋아나네요
난로 옆에는
칠순이 넘어도 여전히 건달기 가득한
은척 영감님들 서넛
고스톱 치느라 옆 돌아볼 틈도 없는데
국자도 주전자도
벽에 걸린 액자도 불알시계도
모두 모두 세월의 때가 덕지덕지 앉은
골동품들이랍니다
상주 은척 목화다방 소파에 앉으면
나도 저절로 골동품이 됩니다
-?목화다방? 전문

이 시에서 ‘목화다방’은 고유명사가 아니라 ‘시골다방’처럼 보통명사로 읽어야 한다. 지금은 퇴락한 조그마한 읍내에서 그것도 길모퉁이에서 살짝 돌아앉아 있을 법한 이 다방도 한때는 많은 사람들이 들고났으리라. 그 시절에는 ‘목화다방’도 ‘거기 쥔 마담’도 나름대로 치장한 고유명사로 존재했으리라. 고유하다는 건 뜨겁게 살아서 숨 쉬고 있다는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고유명사는 기억하는 주체의 다른 이름이 된다. 그러나 “봄바람 가을비”가 “사십 년”이 넘도록 지나가면서 고유한 것들은 모두 사라졌다. 남은 건 “골동품들” 같은 “은척 영감님들 서넛”과 “회갑을 넘겼다”는 “마담”뿐이다. 그들은 모두 “잔주름이 오글오글 돋아”난 존재다. 이때 ‘잔주름’이야말로 그들의 고유한 것들을 모두 보편화해버리는 상징, 즉 기억하는 자에서 기억되는 자로 이행해가는 표식이다.
이동순 시인은 이러한 표식으로 남은 것들을 기록한다. 그의 시선에 포착된 것들은 ‘역사’라는 통칭으로는 아우를 수 없는 ‘마을’과 ‘사람들’의 내력이다. 역사가 공식적으로 기록된 사실이라면, 내력은 공식화할 수 없는 개별적 사연이다. 때문에 역사가 종종 진실을 외면할 때, 내력은 진실을 더욱 강하게 끌어안는다.

흘러간 날
남의 집 머슴살이하느라
가슴이 썩은 박속처럼 내려앉았다던
불쌍한 우리 영감님
객지 사는 막내 딸

어제도 왔다가 같이 누워서
갈고리같이 휘어진 이 어미 손 잡더니
제 뺨에 부비며 서럽게 웁디다
자두꽃은 만발했는데
저는 구부러진 손가락으로
영감님 사진 쓸고 또 쓸고 어루만지다
기어이 그 위에 눈물 떨굽니다
-?자두꽃? 부분

슬픔은 맑지만 서러움은 뜨겁다. 역사 앞에서 우리는 슬퍼하지만, 누군가의 살아온 내력 앞에서 서럽지 않은 경우는 드물다. 슬픔이 눈물로 표면화된다면, 서러움은 온몸으로 흐느끼는 울음이다. 온몸으로 세상을 살아내고 견뎌낸 사람만이 “서럽게” 울 수 있다. ?자두꽃?은 바로 그러한 온몸의 내력을 기억하고 있다. 여기 사무치는 울음도 있다. “군대 가서 죽은 아들 생각/세월이 흘러갔는데/사무치는 슬픔은 어찌 그대로인가”(?할머니의 콩?)에서 보듯, “사무치는 슬픔”은 “세월이 흘러”도 결코 소멸하지 않는다. 기억되는 것들은 기억하는 자들을 사무치게 한다. 이동순 시인의 『마을 올레』에는 이처럼 사무치는 것들이 시의 형식으로 기억되고 있다.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는 마을 공동체
이동순 시인이 기록/기억하는 ‘사무치는’ 내력들은 우리 근현대사의 굴곡진 역사가 남긴 상처들이다. 그 상처들은 어떤 식으로든 치유되고 위로되어야 한다. 이동순 시인의 소명은 침묵하고 있는 상처들의 내력을 낱낱이 들어주는 일이면서 그것들의 아픔을 치유하는 일이다. 『마을 올레』의 시편들은 공동체의 어울림과 신명을 통해 ‘사무치는’ 내력들의 아픔을 치유하려는 주술이다. 사람으로 인해 생겨난 상처를 사람과 더불어 회복하고자 하는 따뜻한 말 건넴이자 신명풀이인 것이다.

마을 둘러싼
세 개의 산봉우리를
솥 다리로 생각한 이 고장 조상들
마을 이름 솥골의 유래도
그렇게 생겨났다
경북 문경시 마성면
산 좋고 물 좋은 솥골에서
양조장 만들어
세계 최고의 막걸리 빚겠다는
탁주계 숨은 야심가
솥골의 복만 씨
막걸리 상표는 자기 이름 뒤집어
만복이라 붙였다
받으시요 받으시요
만복주 한 잔을 받으시요
마을회관에서
오늘은 배추전 부치고
돼지족발에 콩나물 삶아 무치고
갓 무친 겉절이 새우젓에
상다리가 휘어지는구나
외롭게 살아온 늙은이들 모여
틀니 털럭거리며
모처럼 맛있는 음식 나누는구나
늘 이런 시간이라면
얼마나 좋을꼬
-?솥골? 전문

신화시대부터 ‘술’은 현실의 고통을 잊게 하는 ‘약’이었다. 도취와 마취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술은 상처투성이인 이성과 감성을 적절하게 회복시켜주었다. “외롭게 살아온 늙은이들”이 간직하고 있는 저마다의 내력들을 아물게 한 것이 바로 술이다. 이 술로 인해 인류의 신명은 발산되었고, 그 신명을 받아 새로운 상처 앞에서 당당할 수 있었다. 그러한 맥락에서 ‘솥골’은 온갖 현실적 고뇌로부터 벗어난 세계이자 역사로부터 비켜 선 곳이다. 그곳에서 사람들은 “묵을 빚고/젊은 남정네들은 떡메로 떡을 친다/왁자지껄한 마을이/모처럼 사람 사는 곳”(?옻밭 마을?)임을 확인한다.
『마을 올레』는 변화된 농촌 공동체를 사실적으로 짚어내면서 전근대적 마을 공동체와 근대적 삶의 ‘경계’를 촘촘하게 읽어내는 시집이다. 사라진 자와 남은 자의 경계, 기억되는 자와 기억하는 자의 경계, 상처 준 자와 상처 받은 자의 경계, 이 모두가 마을 공동체에서 하나로 수렴된다. 그리하여 “아, 인간의 삶에서/경계니 구분이니 차별이니 하는 따위가/대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경계선?)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공동체의 결속력이 느슨해지고 사람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 희미해진 이 시대에, 이동순 시인의 『마을 올레』는 건강한 공동체적 삶을 회복하려는 노래이다. 아주 먼 옛날부터 전해져온 노래, 부르는 순간 생명성의 찬란함으로 황홀해지는 노래. 그러한 신명의 노래처럼 『마을 올레』는 현대인의 가슴 속에 가만가만 스며드는 시집이다.

목차

시인의 말

1부 어등역
다랑논
산수유
목화다방
어등역
산포리 마을
돌탑
비빔밥
성주 농꾼
미나리
오디 똥
그 여인
능금 품앗이
한국인

2부 할머니의 콩
홍도 마을
산수유
저음리에서
마을회관
발칫잠
삼베 마을
세월
자두꽃
성찬이 형제
봄비
옥성 할머니
자두 밭
무거운 빚
할머니의 콩
청어

3부 삼거리 주막
백 살 노인
고인돌
보현분교
송아지
구산 포구
망께 소리
정려각
황령 마을
다부동에서
가송 마을
마구령
삼거리 주막
열사의 무덤 앞에서
장사 마을
어느 실향민

4부 경계선
너구 마을
경계선
옻밭 마을
첫물 복숭아
솥골
마을잔치
신당리에서
노랫가락
옹기 김수환
추억
느타리
파전 마을
가자미식해
노루
내원 마을

해설 일상에서 걸러진 축제의 세계│송기한

저자소개

저자 이동순은 1950년 경북 김천에서 태어나 경북대 국문학과 및 동 대학원에서 한국현대문학사를 공부하여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 「마왕의 잠」 당선(1973),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문학평론 「시와 구체적 싸움의 진정성-김남주 시에 대하여」 당선(1989). 시집 『개밥풀』 『물의 노래』 『지금 그리운 사람은』 『철조망 조국』 『그 바보들은 더욱 바보가 되어간다』 『꿈에 오신 그대』 『봄의 설법』 『가시연꽃』 『기차는 달린다』 『아름다운 순간』 『마음의 사막』 『미스 사이공』 『발견의 기쁨』 『묵호』 『멍게 먹는 법』 등 15권 발간. 2003년 민족서사시 『홍범도』(5부작 10권) 발간. 평론집 『민족시의 정신사』 『시정신을 찾아서』 『우리 시의 얼굴 찾기』 『잃어버린 문학사의 복원과 현장』 등 발간. 편저 『백석시전집』 『권환시전집』 『조명암시전집』 『이찬시전집』 『조벽암시전집』 『박세영시전집』을 포함하여 각종 저서 54권 발간. 신동엽창작기금, 김삿갓문학상, 시와 시학상, 정지용문학상 등 수상. 현재 영남대학교 명예교수, 계명문화대학교 특임교수.

도서소개

『마을 올레』는 이동순 시인의 열여섯 번째 시집이다. 시인 이동순은 197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후, 다양한 삶의 이력과 풍경을 조곤조곤한 시어로 담백하게 드러내 왔다. 이번 시집에도 등단 40년을 훌쩍 넘긴 시인의 무심한 듯 섬세한 눈길이 곳곳에 드리워져 있다. 『마을 올레』에서 시인이 주목하는 것은 드러난 삶 이면에 침묵하고 있는 스토리다. 퇴락해가는 농촌 공동체 속에서 시인이 발견한 것은 여전히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었고, 그 사람들이 꽁꽁 감춰두었던 삶의 ‘내력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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