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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 나무를 오르다

오렌지 나무를 오르다

  • 전정아
  • |
  • 문학의전당
  • |
  • 2010-04-30 출간
  • |
  • 136페이지
  • |
  • 128 X 210 X 20 mm /214g
  • |
  • ISBN 978899348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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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이 땅에서 그동안 딸로서, 아내로서, 또 어머니로 살아낸다는 것은 얼마나 신산하고 지난한 일들이었는가. 그래서 일찍이 작가들은 서사전략으로 ‘여자의 일생’을 기록해왔다. 그런가 하면 시속 70킬로미터의 장삼이사 할머니들은 흔히 ‘내 산 얘기는 소설책 한 권’ 운운하기도 했었다. 이번 전정아 시집의 시들도 범박하게 말하자면 이 땅에서 ‘여성으로서 살아내기’에 대한 담론들이다. (…) 이번 시집의 상당수 작품들은 여성의 삶이 얼마나 열악한 것인가를 가감 없이 보여주고 있다. 이를테면 ‘고교 졸업 후 서울 어느 방직공장/길삼틀 앞에서 세를 산다는 그녀’라든가(「안개 속의 플랫폼」), 벙어리란 장애 탓에 도둑으로 몰려 고향을 등진 옥순이(「벙어리 옥순이」), 갖은 고생 끝에 독거노인으로 남은 고향 동네의 최 씨 할머니(「호미」) 등등의 곡절 많은 인물들 삶이 모두 그것이다. 이들 신산한 삶의 주인공들은 이미 앞서 말한 대로 우리 당대의 삶이 무엇인가를 상징하는 기표들이라고 할 것이다.

추천평

오렌지나무에는 수많은 기억이 걸려있다. 나무를 타고 오르면 백촉 알전구로 켜지는 유년의 삽화들. 내장된 기억의 회로에 불이 켜지는 순간 빛이 바랜 것들이 생생하게 복원되고 살아 움직인다. 옛집 대추나무가 담벼락으로 팔을 뻗고 백일홍 붉은 마당으로 청춘의 일부를 뜨겁게 달구었던 변성기의 짝사랑이 걸어 나온다. 진분홍 잇몸을 드러낸 기억들은 손끝만 스쳐도 반응한다. 남춘천 다리 위, 짧은 목례가 오갔던 사랑을 하류로 흘려보낸 시인의 잠재의식 속에는 사소한 삶의 편린들마저 바코드마냥 찍혀 있다. 아버지의 가래 끓는 소리, 전쟁 때 중이염을 앓아 평생 귀문을 열지 못했던 어머니, 사춘기의 좌절과 농경사회의 가난한 이웃들도 시인의 정신적 상처, 트라우마다. 하지만 전정아 시인은 아름다운 시의 물관을 가지고 있다. 책상에 깔린 달빛을 집어등처럼 펼쳐놓고 메마른 생각에 물을 주고 상상을 확장한다. 전통서정을 끌어올려 시의 필라멘트에 불을 붙이는 순간, 음습하고 적막한 삶들이 오렌지 빛으로 환하게 채색되는 것이다.
―마경덕(시인)

저자소개

강원 화천에서 태어나 2006년 『문학?선』으로 등단했다. 시산맥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도서소개

전정아 시집『오렌지 나무를 오르다』. 이번 전정아 시집의 시들도 범박하게 말하자면 이 땅에서 ‘여성으로서 살아내기’에 대한 담론들을 담아냈다. 벙어리란 장애 탓에 도둑으로 몰려 고향을 등진 옥순이가 등장하는 시 <벙어리 옥순이>, 갖은 고생 끝에 독거노인으로 남은 고향 동네의 최 씨 할머니의 이야기를 담아낸 <호미> 등 곡절많은 인물들을 삶을 그려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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