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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치백

스위치백

  • 박승
  • |
  • 실천문학
  • |
  • 2015-03-17 출간
  • |
  • 120페이지
  • |
  • ISBN 9788939222328
★★★★★ 평점(10/10) | 리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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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제1부 가자미|흰 돌|영동 대설|애인|둑 너머|서리|중산리|오십 년 행방불명 박선돈 씨|竹西|운문사|흙 조각|흰 개|청도 지나|李處士略傳|자부라미|한판|스위치백
제2부 나의 측백나무|아현|눈 오는 아이들|걸음걸음|기다리는 시간|일곱 살|겨울의 처음에서|손을 뒤집고|잠든 집|무력|대나무 총판|무서운 각목|나른하다는|비틀|서울 노파|양자강|땅끝|소식|암호|귀신 수염|군무|하얀 밤|북경서역에서|카헤라에서
제3부 새가 올 때|의자|예인치과에서|자백|남산 남동|임꺽정 3-289|진주 목걸이|변신|칼잡이|물의 사주|고니 크리스탈 포밍 컬러 필름|뽀또시|옌볜 거리|혁명가들, 붉은 장정의|바깥 놀이|폭설이 쌓이는 날|정라|寧國寺
해설 이경수
시인의 말

도서소개

『스위치백』은 2004년 『민족예술』로 등단한 박승 시인의 첫 시집이다. 뒤로 물러나야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는 스위치백 열차처럼, 추억 속 고향과 심상한 표정으로 살아가는 도시를 오가는 시인은 생의 시원(始原)으로 향하는 오래된 궤도를 오늘도 달리고 있다. 기술이 발전한 시대에 효율성이 떨어지는 방식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음에도, 시인은 기억 속의 할머니가 만들어준 “가자미식해”를 먹기 위해서는 잘 닦인 고속도로가 아닌 자신이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수고를 마다 않는 스위치백 열차를 타라 한다.
기억의 시간을 걸어간 자의 고독

2004년 『민족예술』로 등단한 박승 시인의 첫 시집이 실천문학사에서 출간되었다. 뒤로 물러나야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는 스위치백 열차처럼, 추억 속 고향과 심상한 표정으로 살아가는 도시를 오가는 시인은 생의 시원(始原)으로 향하는 오래된 궤도를 오늘도 달리고 있다. 기술이 발전한 시대에 효율성이 떨어지는 방식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음에도, 시인은 기억 속의 할머니가 만들어준 “가자미식해”를 먹기 위해서는 잘 닦인 고속도로가 아닌 자신이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수고를 마다 않는 스위치백 열차를 타라 한다.

생의 겨울에서 부쳐온 봄소식

동해에서 날아온 반가운 소식에 시인의 마음이 들썩인다. 꼭꼭 눌러쓴 주소만큼이나 정성 들였을 가자미식해는 오래 삭혀야 제맛이 나는 음식이다. 시인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 속에는 “빨간 피보다 전설이 많”이 녹아 있다. “겨울에서 겨울로 익어”가는 “오래고 삭고 긴 가계”는 할머니의 삶을 지나고 “어머니의 눈”을 지나 시인의 삶으로 전해져온다. “무 고추 마늘 메좁쌀 엿기름”에 “물 떠난 생물” 가자미가 “몸 비비고 피 나누며” 삭은 음식은 고향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세월과 전설을 담고 있다. 시인은 음식 하나로 그 음식을 먹으며 살아온 이들의 마음과 역사를 담아낼 줄 아는 것이다.

날씨가 차가워지면 북쪽에서 반가운 소포가 온다

눌러쓴 주소 안고 비닐로 겹겹이 싸여 석류처럼 빨갛게 가자미 온다

동해 먼 곳 외할머니 보내신 식해 빨간 피보다 전설이 많아 이 생 저 생 녹아 있다

무 고추 마늘 메좁쌀 엿기름 물 떠난 생물 몸 비비고 피 나누며 숨죽인다

만삭의 독 소식 풀면 끊어진 몸 추슬러 살 속 흰 뼈를 녹인다

바다를 기억하는 날개 하나가 되어 헤엄치고 오래고 삭고 긴 가계 겨울에서 겨울로 익어간다

낮은 해류를 지나온 가자미 식탁에 올라 붉게 아침을 토한다 달이 가까운 또 어머니의 눈이 내리는 이곳
_「가자미」 전문

박승 시인의 시는 시골에서 태어나 도시에서 생활하는 중년의 목소리를 대변한다. 중간자로서 이 시대의 중년은 고향에서 날아온 반가운 소식에 마음이 움직이고, 추억 속의 할머니들이 살고 있는 “지붕 위 눈얼음이 자라는 마을”(「영동 대설」)로 돌아가고 싶다. 그런 반면, 그들은 도시의 일상을 심상한 표정으로 살아가는 생활인이기도 하다. 한 가정의 가장이자 직장인으로서 그들이 머무는 곳은 주로 사무실이거나 지하철, 주말 오후의 집이다. 종종 자신의 삶을 옥죄고 있는 현실로부터 벗어나 생이 처음 시작된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그들은 끝없는 철로를 달려온 열차처럼 돌아갈 수 없는 철길 너머를 물끄러미 바라만 보고 서 있을 뿐이다. 이미 자신은 너무 먼 곳으로 떠나온 것만 같다.

뒤로 간다 뒤로 저 산 저 길 저 언덕 올라간다

기억을 따라 시간을 따라 가난한 햇빛 가난한 잔설 산이 막아둔 길 넘어간다 고지의 차가운 작은 새벽 여인숙에서 간다

눈물 나는 검은 눈 낮은 방에서 나는 그의 손을 잡는다 새벽의 내리막길 기다리다 마른 그가 누운 바닷가 낡은 집 찾아간다 팔은 줄고 다리는 가냘프니

산의 허리 무엇을 보나 허리에서 눈부신 서리 차기만 한 서리 곁으로 곁으로 시간이 멈추고 다시 세상이 덜컹거릴 때가 올 때 다시 앞으로 구를 때가 올 때 다시 앞으로 나를 굴려야 할 때가 올 때 바다의 고장을 떠나 흙의 사람이 되기 전 뒤로 뒤로
_「스위치백」 전문

세상에는 뒤로 가야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차가 있다. 우리나라에는 과거 금강산선, 영동선 흥전―나한정 구간에서 운행되었지만 지금은 모두 없어지고 만 스위치백(Switchback)이라는 방식을 통해서다. 스위치백이란 고도차가 많이 나는 지역에서 사용하는 철도 운행 체계로 ‘Z’자형으로 설치된 철로를 열차가 전진과 후진을 반복하며 이동해 경사를 극복한다. 말 그대로 뒤로 물러남으로써 전진을 도모할 수 있는 것이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한걸음 뒤로

바닥에 넘어진 그림자 길을 넘는다 낮은 계단 밋밋한 시멘트 길 따라 저기 측백 한 그루 서 있다

낯선 아침 허리를 잡고 돌았던 나무 흔들리는 가로등 불빛 이정표처럼 단호한 뿌리

측백은 밤과 낮을 나누지 않는다 도시와 옛것 살갗에 묻힌 채 지나온 커브길 감아올린다

퍼덕이는 사진 속 시절 걸음과 만나는 나무는 가지에 삭아버린 흙 쌓아가며 자라고 있다

가려진 달 솟아 감긴 눈 궁굴리는 모퉁이 나는 명백하게 알고 있다 나무는 언제고 여기서 돌아가리라는 것을
_「나의 측백나무」 전문

“낮은 계단 밋밋한 시멘트 길 따라” 서 있는 측백나무는 시인을 상징하기도 한다. 이 측백나무는 “밤과 낮을 나누지 않”고 “도시와 옛것 살갗에 묻힌 채 지나온 커브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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