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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속구 심장

강속구 심장

  • 이승원
  • |
  • 문예중앙
  • |
  • 2011-11-08 출간
  • |
  • 155페이지
  • |
  • 125 X 204 mm
  • |
  • ISBN 9788927802723
★★★★★ 평점(10/10) | 리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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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결코 이 세계의 거침없음에 타협할 수 없다는
강렬한 머뭇거림


스스로의 아름다움을 경쟁적으로 선전해야 하는 이 지겹고도 현기증 나는 현대의 전시관 안에서, 타자의 욕망이 빚어낸 우상숭배가 만연하는 도시의 회백색 거리에서, 이승원은 어딘지 모르게 근본적으로 삐딱하고 발칙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시인은 세련된 현대의 음악을 듣고 동시대의 세련된 대중문화에 예민하게 반응하면서, 너무나도 풍요로워서 오히려 얄팍해지는 삶이 있음을, 기껏해야 권태를 끊임없이 팽창시키고 허무를 뜨겁게 달구는 것만이 현대적인 삶의 전부임을 날 선 언어로 폭로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조숙한 소년의 치기 어린 패악도, 철부지 청년의 과도하게 자조 어린 절망도 아니다. “말은 아주 쉽다 문제는 사랑이지 사랑은 난제다.” 과연, 그것이 난제라는 사실을 매일매일 절감하는데, 취하지 않고 하루라도 살 수 있겠는가. 미치지 않고서 하루라도 연명할 수 있겠는가. 사정이 그러하니 미침에 취해 있는 이 멜랑콜리 시인은 저 난제를 부여잡은 채, 현대의 공허를 드러내는 토악질을 멈출 수 없는 것이다. ?강동호?문학평론가

이 섬세하고 단순하고 똑똑한 소년이 표출하는 거침없음에는, 결코 이 세계의 거침없음에 타협할 수 없다는 강렬한 머뭇거림이 있다. 거침없는 머뭇거림이 있다. 거침없음과 머뭇거림을 새롭게 정의하는 시가 있다. 출구 팔백 미터 제한속도 육십 킬로미터. 서늘한 공기. 모조와 인공이 이 세계의 질서라면, 더 대담하고 창백한 모조와 인공을 만들겠다며 소년은 시를 쓴다. 텅 빈 도시에 무책임한 함박눈이 내린다. 슬픔이 떨어진다. 거리는 얼어가고, 소년도 얼어간다. 영원한 게 어디 있냐고 소리치는 소년은, 영원할 소년의 거리로 아프게 우리를 불러들인다. 그곳에서 우리는 시인이 만들어놓은 세계를 배회할 것이다. 그가 던져놓은 영원한 소년을 바라보면서. 푸른 소년의 말을 따라해보면서. 즐거운 내리막길에서 슬픈 내리막길로. 강속구 심장으로. ?박지혜?시인

‘문예중앙시선’의 열 번째 시집으로 이승원 시인의 시집 『강속구 심장』이 출간되었다. 2006년 첫 시집 『어둠과 설탕』을 발표한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두 번째 시집이다. 이승원은 첫 시집에서 성(聖)과 속(俗)에 대한 우리의 상식을 뒤흔들고 하위문화적 상상력을 재기 있게 발휘하여 문단의 비상한 관심을 받았다. 그리고 첫 시집의 이러한 성취에 따라 이승원은 젊은 시의 미학적 전위를 언급할 때 항상 빠지지 않고 거론되어왔다.
이번 두 번째 시집을 통해 이승원은 그의 시적 역량이 단순한 재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동시대의 문화적 맥락을 꿰뚫어보는 안목에 기반한 것임을 시적 사유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급변하는 문화적 환경 속에서 발원하는 자유로운, 그러나 공감 가능한 젊은 감성을 마음껏 펼쳐 보인다. 첫 시집의 패기를 이어가면서도 보다 넉넉한 감성과 깊은 사유의 맛을 보여주는 두 번째 시집 『강속구 심장』을 통해 ‘사유하는 감성’을 문학사에 등재시킬 수 있을 것이다.

스포일드 차일드의 세속도시 표류기

영화나 드라마에 비유하자면 이번 시집은 이승원의 첫 번째 시집 ?어둠과 설탕?의 속편이나 시즌 2라기보다는 프리퀄(prequel)에 해당한다. 첫 시집의 주인공은 재기와 광기와 총기로 무장한 채 세속도시를 종횡으로 누볐다. 이 도시에서는 가장 속된 것이 성스러운 것이었다. 세속도시의 성과 속을 같은 평면에 펼쳐놓기 위하여, 첫 시집의 주인공은 “J”(「아이콘」), 곧 복음서의 예수와 터미네이터의 T800과 히피 무리의 교주를 한 몸에 구현한 전지적 속물시점의 인물이 되었다. 우리는 한국 시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뒷골목 구세주의 출현을 목도했던 것이다. 이번 시집은 이 주인공에 관한 외전(外傳)이다.

그 거리에서 소년은 낯선 사람을 미워하고
잘 모르는 사람도 미워하고
곁에 있지도 않은 사람을 미워하고 이젠 옆에 없는 사람을 미워한다
소년은 그 거리에서 갖고 싶은 것들이 많고
가진 것을 더 원하고 가진 것을 다시 원하고
가질 수 없는 것을 원하고 세상에 없는 것을 저리게 원한다
-「그 거리」 부분

이 외전은 주로 성장담으로 이루어져 있다. 시인 성기완의 해설에 따르면 이 인물 “스포일드 차일드”는 계모 슬하에서 컸고, 소녀취향은 싫어하지만 소녀는 좋아하고, 골방에서 자랐으며, 인과로 가득 찬 서사 대신 잡다한 목록을 뒤적이며 자랐다. “서울 소년이 서울을 싫어하는 이유는, 도망갈 수 없기 때문이다. 완전히 도망갈 수 없으면, 좋은 말로 ‘이사’갈 수 없으면, 무엇을 해야 하나. ‘도망칠 곳이 없는 나는 구두나 모으기 시작했다(「와상문」).’ 이래서, ‘취향’이라는 것이 생기는 것이다! 더러운 도시를 배회하며 도시를 사랑하는 취향, 도시의 구석구석을 목록화하는 취향, 도시를 미워하는 취향, 도시에 대한 미움 속에서 새로운 아름다움을 찾는 취향, 이런 것들이 다 도망갈 수 없는 소년의 취향에서 비롯된다.”(성기완, 해설 「이승원과 소년시대!」)

그의 시집은 일종의 스크랩북이며 도시의 운명과 같이 느린 파국을 향해 간다. 그는 무력한 혁명가이자 분노한 룸펜이며 전능한 루저이자 전지적 무산자다. 그의 성장담에는 바로 이 세속도시가 자라온 역사가 동거하고 있다. 개인사와 국사(國史)가 동거하며 서로를 뒤재주치는 이 현장은 2011년 한국의 젊은이가 바라본 연옥이자 복마전이다. 따라서 성장담이야말로 이 예외적인 목소리의 출현을 알리는 필연적인 탄생설화다. “도시라는 것은 하나의 ‘주어진’ 억압적 시스템이다. 거기에 대항하는 방법은? 도시를 박살 내는 게 아니라 도시의 시스템을 역이용하고 그것을 ‘개인적’인 차원에서 작게 오작동시키는 개인적 네트워크를 제시하는 일이다. 그래서 자기들만의 지도 만들기, 어른들이 모르는 어떤 방구석에서의 집단적인 위반 등등이 시스템에 대항하는 일이 된다. 이승원의 이번 시집은 ‘스포일드 차일드’의 시선으로 때로는 자전적으로 때로는 객관적으로 흥미진진한 도시적 취향의 목록을 제시한 대표적인 사례가 아닐까 생각된다. 이승원이 보여주듯, 이제 시는 쓰여지지 않고 하이퍼하게 구성된 목록의 제시를 통해 ‘발생’된다.”(성기완, 해설 「이승원과 소년시대!」)

인간은 가난한 상태로 태어나
가난한 상태로 죽으며
그사이 부유하다고 착각한다
-「연옥 영웅교향곡」부분

예수의 일대기가 웅변하듯, 성자의 삶은 가장 저열한 에피소드들의 누적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는 이 시집을 읽으며 세 번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우리는 먼저 한 순결한 젊은이가 어떻게 몸과 마음을 내던져 타락천사가 되었는지, 다음으로는 한 세상이 어떻게 그 도착적인 욕망으로 이런 이들을 휩쓸어갔는지, 마지막으로 처음의 젊은이가 그 광풍 가운데 역설적으로 어떻게 자신의 순결함을 보존할 수 있었는지를 듣게 될 것이다.
이 독서의 끝에서 우리는 새로운 세상의 빛 하나를 보게 될 것이다. 어떤 훼절과 누명도 손대지 못하는 순결한 열정이 뿜어내는 빛 하나를.

목차

1부

그 거리
폐허의 섬 파르티타
녹턴과 세레나데
강속구 심장
밀실을 벗어나
천칭좌의 해체적 교감 관광쇼
연옥 영웅교향곡
야간 고속버스 스테레오 일대작
끝나지 않는 노래
와상문
E대생을 위한 발라드
서울과 겨울
무책임한 함박눈
낙진
어제에서
인더스트리아의 시민
동쪽 도시

2부

피카레스크에서 온 남자
나대지의 새소년과 기린아
회현 소녀대
흡혈의 성
마이클 제라드 타이슨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
21세기 에레보스
음악이 있는 곳에 나 있네
현대라는 어휘에 대한 단상
수상한 장소 창백한 냄새
빅타임 브러더스의 세계
비의 은신처
Plan B
넥스텔
137억년과 100분쇼
미야자키 쓰토무의 방
285번지의 차고
102번지의 흉가

3부

Super moon
20세기 명주택선집
수선화의 밤

고택
오즈의 앨리스
황홀한 진리
단애
가족게임
고르디우스의 매듭
빨간 고무장갑
E=MC2
카고 컬트와 달콤한 수채
외치다 그리고 속삭이다
밤은 젊고 그도 젊었다
다락방의 불빛
낙원 아파트 15층
재주를 죽이려면 사랑을
세계의 근원

해설|이승원과 소년시대! ·성기완

저자소개

저자 이승원은 1972년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2000년 계간 《문학과사회》 여름호에 「정육점의 예수」외 3편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시집 『어둠과 설탕』(2006)이 있다.

도서소개

도시의 운명과 같이 느린 파국을 향해 가는 한 소년의 성장담

이승원 시인의 두 번째 시집『강속구 심장』. 2000년 계간 ‘문학과사회’ 여름호를 통해 등단한 저자는 이번 시집에서 급변하는 문화적 환경 속에서 발원하는 자유로운, 그러나 공감 가능한 젊은 감성을 마음껏 펼쳐 보인다. 성과 속에 대한 우리의 상식을 뒤흔들고 하위 문화적 상상력을 재기 있게 발휘하여 문단의 비상한 관심을 받은 첫 시집의 패기와 함께 보다 넉넉한 감성과 깊은 사유를 느낄 수 있다. 말 안 듣고 버릇없는 아이를 뜻하는 ‘스포일드 차일드’의 시선으로 때로는 자전적으로 때로는 객관적으로 흥미진진한 도시적 취향의 목록을 제시한 ‘빅타임 브러더스의 세계’, ‘피카레스크에서 온 남자’, ‘외치다 그리고 속삭이다’ 등의 시편들이 수록되어 있다.
이 책에 담긴 시 한 편!

서울과 겨울

1월의 아침
텅 빈 고가와 기찻길에 쉬고 있다
휴일의 차가운 보도 입을 다문 상가
야구 모자를 쓰고 간판과 횡단보도를 번갈아 본다
아무도 없는 거리에 쨍한 녹색불이 켜진다
빛은 아파트 베란다에 내려 그림자를 만들고
창이 잠시 반짝인다
출구 팔백 미터 제한속도 육십 킬로미터
아홉시 사십오분
회색빛 하늘과 먼지의 냄새
잎 달린 가지가 없다 강이 계속 반짝인다
고압선이 얽힌 전신주 옆 넘어진 자전거
즐거운 내리막길에서 슬픈 내리막길로

어제 내렸던 눈이 모두 증발하고 불이 꺼졌다
어두운 극장 안 비상구 표시가 푸르게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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