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밭을 찾는 사람들과 함께 나눈 시!
『과수원에서 젊음이 일어』는 류기봉 포도밭에서 해마다 가을이 시작될 즈음이면 햇 포도를 수확하는 첫 주말에 열리는 포도밭 축제 ‘포도밭 시회詩會’에 꾸준히 참여해온 시인들이 뜻을 모아, 그들의 생태시를 엮은 시선집이다. 류기봉 시인 외에 정현종, 이수익, 조정권, 정호승, 이문재, 이승하, 박주택, 박상순, 고두현 시인 등 모두 스무 명의 시인들이 참여하였다. 이 시선집에 실린 시들은 한결같이 문명 비판적인 시각에서 오늘 우리가 문명의 더께 속에서 잃어버린 생명성, 인간성을 일깨우고 있다. 포도알 속에 담긴 시편들을 통해 오늘날 현대시가 구체적으로 어떤 성찰과 자각 위에서 고민하고 움직이는지 확인할 수 있다.
☞ 이 책에 담긴 시 한 편!
꽃
사람은 꽃을 꺾어도
꽃은 사람을 꺾지 않는다
사람은 꽃을 버려도
꽃은 사람을 버리지 않는다
영정 속으로 사람이 기어들어가
울고 있어도
꽃은 손수건을 꺼내
밤새도록
장례식장 영정의 눈물을 닦아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