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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조선에는 정신분석

헬조선에는 정신분석

  • 김서영
  • |
  • 현실문화
  • |
  • 2016-10-15 출간
  • |
  • 240페이지
  • |
  • 141 X 210 X 18 mm /343g
  • |
  • ISBN 9788965641902
★★★★★ 평점(10/10) | 리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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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노답’ 헬조선에 던지는 사이다 같은 정신분석!

한국 사회의 멘탈을 낱낱이 파헤치며 우리 삶을 바꿀 진단을 내리다!

‘지옥불반도’에서 살아가는 이 땅의 청년들은 취업난과 치열한 경쟁에 내몰리고 있다. 청년들은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한 ‘삼포세대’를 넘어, 내 집 마련과 인간관계는 물론 꿈과 희망까지 포기한 ‘칠포세대’로 불린다. 그리고 포기해야 할 것들의 종류는 점점 늘어만 간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흙수저’ 신세를 면치 못할 청년들은 답을 듣고 싶은 마음에, 이른바 ‘멘토’라는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진정제 맞듯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멘토의 말에 안도하는 것도 잠시, 또 다시 탈탈 털린 멘탈을 안고 각자 알아서 생존을 모색해야 할 처지에 놓인다. 이게 바로 ‘헬조선’의 현 주소다. 이젠 지진까지 우리 삶을 위협하니 ‘탈조선’을 꿈꾸는 청년은 늘어만 간다. 헬조선을 벗어나고 싶다는 욕망은 그만큼 한국 사회가 얼마나 불안하고 살아가기 어려운 곳인지를 보여준다.
그렇다면 한국 사회도 정신분석이 필요한 게 아닐까? 모두 멘탈이 탈탈 털려 힘들고 괴로워한다면, 개인의 정신분석이 아니라 사회의 정신분석을 시도해야 하는 건 아닐까? 사회 현상은 사회학자가 분석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독자라면 이런 질문이 이상하게 들릴 것이다. 하지만 정신분석은 무의식을 탐색하는 작업이고, 무의식은 언제나 타인에게서 나온다. 그래서 정신분석가는 개인의 분석에 그치는 게 아니라 사회 또한 분석할 수 있는 것이다. 헬조선의 온갖 현상을 ‘증상’이라는 격자로 들여다볼 때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질까?
『헬조선에는 정신분석: 노답 한국 사회의 증상 읽기』는 그야말로 ‘노답’, 답이 보이지 않는 한국 사회를 정신분석의 시선으로 예리하고 섬세하게 살피고 있다. 한국라깡과현대정신분석학회에 속한 한국의 대표적인 정신분석학자 9명이 총 11개의 주제를 가지고 한국 사회의 증상을 탐색한다. 멘토 열풍, 공부를 강요하는 사회, 형님 아우를 따지는 인간관계, 사랑이 어려워진 시대의 사랑, 외모 강박, 돈을 향한 집착, 권력에 대한 우리의 모순적인 태도, 반사회적인 폭력 범죄, 세대 갈등, 불안을 해소할 사회적 안전망, 진정한 자신을 찾는 여정으로서의 정신분석 등 이 주제들은 너무나 당연한 것처럼 보이지만 무척 시급한 사안이다. 『헬조선에는 정신분석』은 우리 사회가 드러내는 다양한 증상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몰라 답답하던 이들에게 시원한 사이다 같은 책이 될 것이다.

그. 것. 이. 알. 고. 싶. 다!
우리에게 정말 멘토가 필요할까?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가 뭘까? 왜 사랑하기가 점점 힘들어질까?
먼저 백상현은 현재의 멘토 열풍에 가려진 멘토의 원래 의미를 되살리면서 청년 세대에게 정말로 필요한 멘토가 누구인지를 밝힌다. 고대 그리스 시대의 소크라테스처럼, 멘토는 지식을 학생에게 직접 주입하고 강요하는 사람이 아니라 일종의 산파로서 배우는 자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이다. 정신분석가가 멘토로서 제 역할을 수행할 때, 그는 ‘텅 빈 공백을 선물하는 사람’이 된다. 우리는 이런 공백을 두려워한다. 자신의 내면이 텅 비어 있음을 견딘다는 건 몹시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백상현은 정신분석가 자크 라캉을 따라 “증상들이 출현시키는 공백 또는 균열이라 부를 수 있는 실재와 주체가 대면하고, 이것을 명명할 기표를 주체 ‘스스로 찾아 나설 것’을 제안(25쪽)”한다. 정해진 답을 구하기 위해 멘토를 좇을 것이 아니라, 멘토가 선물한 ‘텅 빈 공백’을 대면할 용기를 낼 때 우리는 주체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김소연은 온 국민이 공부해야 한다는 강박에 휩싸인 지금, 공부는 넘쳐 나지만 경험은 빈곤한 실태를 진단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수많은 청소년과 청년들이 공부를 해야 할 이유를 납득하지 못한 채 사교육 시장으로 떠밀리고 있다. 어느 정도 평등한 조건 속에서 입시 경쟁을 통해 성공을 꿈꿀 수 있어 ‘개천에서 용 난다’는 속담을 철석같이 믿었던 시대는 끝났다. 과잉교육이 과잉학벌과 과잉노동(과잉실업)으로 직결되는 현재, 우리 모두는 ‘대학 담화’의 덫에 걸려 있다. 공부해서 많이 아는 것이 힘이라는 믿음에서 비롯된 “지식-권력의 작인(agent)은 전문지식을 통해, 즉 교육과 면허를 확보함으로써 주인의 자리를 벌어야 한다(44쪽).” 하지만 이런 지식은 우리를 옭아맬 뿐이다. 여기서 정신분석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정신분석을 통해 자신의 환상을 횡단할 때, 우리는 대학 담화에서 벗어나 스스로 자신의 삶을 떠안을 수 있다.
이성민은 불과 한두 살 나이 차이를 가지고 형님 아우 하면서 친밀성을 얻으려는 한국인의 습성을 이른바 ‘한국 문화’라는 식으로 정당화할 수는 없다고 지적한다. 우리는 가족도 아니면서 왜 비슷한 나이대의 타인과 수직적인 관계를 맺으려고 할까. 우리가 동기간의 수평적인 관계를 제대로 맺을 줄 모르는 건 사회의 민주화에도 불구하고 위계서열에 의존하고자 하는 사회적 퇴행과 깊은 관계가 있다. 친해지기 위해 권위주의적이고 불평등한 관계로 기꺼이 뛰어드는 건 스스로 독립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려는 태도와 평등주의 문화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작은 집단에서부터 동기간의 평등주의적 문화를 만드는 실험이 계속되어야 하는 것이다.
또한 정지은은 연애와 결혼 등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하는 한국의 청년들을 언급하면서 연애가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는 이 시대에 어떻게 사랑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인지 살펴본다. 18세기 낭만적 사랑에서 비롯한 현재의 연애관은 비즈니스가 된 결혼 제도와 함께 변하고 있다. 사랑은 더 이상 낭만적이지도 아름답지도 않으며, 얼마나 비용이 들고 어느 정도 보상을 얻을 수 있을지 가늠하기 위한 수단이 된다. 하지만 내게 없는 무엇을 다른 이에게 구하는 것이 사랑이라는 점에서, 사랑은 본질적으로 계산할 수 없는 것이다. “사랑의 상호성은 ‘자신이 가지고 있지 않은 것’, 즉 ‘자신의 결여’를 돌려주는 행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사랑의 요구는 필요와는 다른데, 필요가 만족될 수 있는 것이라면 사랑의 요구는 만족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85쪽).” 그렇기에 사랑은 ‘서로에게 돌아오는 것’이며, 사랑의 본질을 통해 직접적으로 타인과 대면할 때 우리는 사랑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 전망한다.

한국 사회, 멘탈은 안녕하신가.
외모 강박에 허우적대는 일상, 끊임없이 돈에 휘둘리는 사람들, 범람하는 폭력범죄… 우리는 과연 제대로 살아갈 수 있을까?
한편 정경훈은 우리 내면에 자리 잡은 외모 강박을 어떻게 이해하고 해소해야 할지를 꼼꼼하게 검토한다. 정상 체중인 사람도 강박증에 시달리는 외모 불안 시대에, 외모를 향한 욕망은 가부장제 이데올로기와 시각 문화, 자본주의의 소비 문화, 획일주의 등이 중층적으로 작용함으로써 빚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이데올로기의 허구성을 비판함으로써 거기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하기보다, 왜 그와 같은 이데올로기가 계속 이어지는지를 살펴야 할 것이다. 외모 강박은 우리가 쓰는 일상적인 말을 통해, 부모와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통해 반복되고 강화된다. 그래서 우리는 “대타자의 담론에 따른 자아상이 아니라 자기에게 맞는 자아상을 찾아야 한다(111쪽).” ‘외모의 민주주의’를 지향함으로써 막연한 외모 불안에서 벗어나 저마다 자유롭게 자신을 긍정할 수 있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의 욕망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를 알아야 할 것이다.
김석은 우리가 돈에 집착하면서도 돈을 터부시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흥미롭게 설명한다. 우리가 돈이 많길 바라면서 정작 돈이 많은 사람을 질시하고 돈 얘기를 직접적으로 하는 걸 꺼리는 건 바로 돈의 이중적 속성 때문이다. 이 숭고하면서도 더러운 돈은 곧 ‘똥’이다. 무의식의 관점에서 돈은 일종의 선물이고 쾌감의 대상이라는 점에서 항문기 아이의 똥과 유사하다. 여기서 더 나아가 돈은 상징적 기표로서 ‘남근’이며 그 자체로 탁월한 ‘물신’이다. 우리는 돈이 많으면 더 나은 삶,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인간은 근원적으로 절대 채울 수 없는 결여를 가진 존재이기에 욕망을 갖지만, 존재를 대체하고 결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대상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125쪽).” 똥이자 남근, 물신으로서의 돈은 인간의 채울 수 없는 욕망을 자극하고 욕망의 자리를 대신 차지함으로써 인간을 돈의 노예로 만들어 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돈에 대한 인문학적 접근을 통해 돈을 목적이 아니라 수단으로 되돌려야 한다.
이어서 김석은 또 한 편의 글에서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지도자를 향한 숭배가 지속되고 있음을 지적한다. 그럼으로써 우리가 여전히 정치의 본질을 오해하고 있다는 걸 밝히고, 정치는 본래 모두의 것임을 강조한다. 프로이트는 『토템과 터부』에서 권력의 기원을 ‘아버지 살해’라는 신화로 설명한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겪는 아이가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정상적인 주체가 되듯이, 원시 사회에서는 아들들이 아버지를 죽이고 그를 초자아의 형태로 내면화함으로써 문명화된다는 것이다. 아버지의 자리는 늘 비어 있는데, 사람들은 그 빈자리를 누구도 차지해서는 안 된다고 못 박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자신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싶어 한다. 우리가 예외적이고 특권적인 자리에 대한 욕망에 경도되어 있는 한, 지도자를 향한 숭배와 권위주의적인 정치 행태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슬라보예 지젝은 루마니아 혁명 당시 혁명을 지지한 대중이 들었던 깃발의 가운데 구멍이 뚫려 있던 사실이 이런 제도적 부정성의 한 예라고 말한다. 민중은 한가운데에 구멍이 뚫린 깃발을 통해 권력의 자리는 원래부터 비어 있었다는 사실을 은연 중 행동화(acting out)하고 있는 것이다(149쪽).” 이렇게 권력의 자리가 텅 비어 있음을 알고 행동할 때 우리는 개인의 자유와 공동체의 선을 실현할 수 있다.
이만우는 반사회적인 폭력 범죄가 왜 그치지 않는지, 그리고 우리는 과연 폭력 범죄자와 함께 살아갈 수 있을 것인지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가해자는 피해자에게 선망, 탐욕, 질투 등 부정적인 정동을 투사하고 피해자를 해친다. 가해자가 드러내는 증오의 감성은 단지 타고난 유전자 때문에 나타나는 것일까? 오히려 가해자의 부정적인 정동을 사회문화적인 증상으로 봐야 하는 것은 아닐까. 가해자는 자신을 괴롭히는 ‘형태 없는 불안’을 해소하고자 타인을 수단으로 자신의 불안을 배설한다. 그는 상상적 남근의 형태로 자신의 결여를 메꾸고 불안을 해소하려 하며, 그 과정에서 절대 향락을 추구한다. 하지만 가해자는 자신의 환상을 말로 표현하지 못한 채, 폭력 범죄라는 구체적 행동을 통해서만 절대 향락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행태가 일반화될 때 가해자들은 “과장된 ‘위기’에 대응하고자 권력을 환상으로 만드는 데 적극적이다. 이러한 환상은 타인에게 자신들의 불안과 두려움을 투사하고 제도화된 폭력이 나선형으로 증가하는 것을 정당화한다(167쪽).” 이런 가학증이 국가와 정치에 투사되는 것을 멈추려면, 우리는 폭력 범죄 속의 증오와 불안을 들여다보고 폭력 범죄자 또한 우리의 과장되고 극단적인 얼굴이라는 걸 알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절망한 청년들을 치유할 방법, 사회적인 불안을 극복할 방법, 온전한 나 자신으로 살아갈 방법을.
지금까지 진단과 분석을 진행했다면 이번에는 해법을 모색할 차례다. 홍준기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세대 갈등을 이해하는 주된 축으로 삼는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로 가족 관계를 해석한 프로이트는 개인적인 병리 현상을 이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체를 억압하는 사회의 신경증을 치료하고자 했다. 이때 신경증의 주된 원인으로 꼽히는 것이 바로 트라우마다. 지금 여기의 청년들은 (신)자유주의가 낳은 온갖 정신적, 물질적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정신분석가는 입시 경쟁과 취업난에 부대끼고 연애마저 포기하며 부모 세대에게 주눅 든 청년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 줄 수 있을까? ‘오이디푸스의 아버지들’이 여전히 힘을 발휘하는 지금,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아들들(청년들)이 라이오스의 ‘은혜’를 갈구할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세대의 권익, 그리고 ‘세대 간 정의’의 실현을 위해(191쪽)” 행동에 나서는 것이다. 무엇보다 청년 세대의 트라우마가 사회적인 문제인 만큼 정신분석가 또한 사회적인 해법을 모색하는 데 함께해야 한다.
홍준기는 또 다른 글에서 정신분석의 언어를 통해 사회적인 해결책을 모색한다. 오늘날 한국 사회의 정신 병리는 상당 부분 사회적인 이유로 생겨난다는 점에서 정신분석 역시 개인 중심의 접근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사회적인 병리를 해결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국가다. 정신분석과 국가는 서로 어울리지 않는 말처럼 보인다. 이때 개인과 국가를 연결하는 정신분석적 개념으로 ‘불안’이 제시된다. 한국 사회 대다수 구성원이 공유하는 이 불안, 사회적인 불안감은 정신분석적 용어로 ‘충분히 좋은 엄마’를 통해 해소할 수 있다. 만약 우리에게 ‘충분히 좋은 엄마’가 없다면 우리는 불안으로 인해 분열적인 위치로 퇴행할 것이다. 세월호 사고, 자사고 폐지 논란, 일베 폭식 투쟁 등은 우리 사회가 분열적인 위치에 놓여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말하자면 “모두가 타인에 대해 무관심한 정도를 넘어서 박해망상 속에서 타인을 조롱하고 공격하며, 나만 ‘좋은 엄마의 젖’을 먹겠다는 망상-분열적 상태가 되었다(207쪽).” 그렇기 때문에 ‘충분히 좋은 국가’, ‘사회적 국가’가 절실히 요청되며, 정신분석학은 망상-분열적 상태에 대한 세심한 분석을 통해 ‘임상적-정치철학적’ 개념을 생산하면서 자신의 영역을 넓힐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김서영은 정신분석이란 진정한 자신을 찾는 여정이며 어떤 방향성을 갖고 그 길을 가야 할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가구당 6,181만 원의 부채를 질 만큼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한 지금, 방과 후 학교에 70만 원이 넘는 비용을 내며 자녀를 ‘흙수저’로 만들지 않으려 하는 부모들이 많다. 이렇게 하면 아이들에게 ‘금수저’를 선물할 수 있을까? 가계부채는 날로 커져만 가는데 사교육 시장에 들어가는 돈은 더욱더 늘어나는 아이러니 속에서, 자녀를 위한다는 부모의 욕망이 자녀를 더욱더 옭아매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렇기 때문에 아이를 부모의 욕망에서 구출해 타인과 함께하는 ‘대양적 감성’을 기를 수 있게 하는 게 급선무다. 부모가 아이의 욕망에 관심을 가질 때 비로소 자신의 욕망 또한 들여다볼 수 있으며, ‘아이와 나’만 존재하던 공간이 타인을 향해 열릴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정신분석은 상처받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연습이라고 할 수 있다. “프로이트는 증상으로 드러난 현실의 얼룩에 직면하여, 자신의 환자들에게 정신분석의 목표는 인간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라기보다는 히스테리적 비참을 ‘일상의 불행’ 정도로 바꾸는 것이라고 설명한다(230쪽).” 아이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꽁꽁 감싸기만 하는 것은 아이를 살리는 방향이 아니라 절멸의 방향으로 이끈다. 절멸의 방향성을 삶의 방향성으로 돌리기 위해서는 최선을 다해 아이의 이야기를 듣고, 부모 스스로 자신의 욕망에서 자유로워야 한다. 정신분석은 온전한 자기 자신이 되는 길을 연구하는 실천적 학문으로서 관심 밖에 있던 것들에 주의를 기울이게 한다. 우리는 정신분석을 통해 히스테리적 비참을 일상의 불행 정도로 바꿈으로서 좀 더 자유로운 삶을 꿈꿀 수 있을 것이다.


목차


들어가며: 한국 사회의 증상을 탐색하는 다양한 시선

‘한없이 가벼운 존재’의 매혹: 정말 멘토가 필요할까? | 백상현
고독을 선물하는 사람, 멘토
호퍼, 텅 빈 풍경의 매혹
불안이 건강하다?
라캉, 참아야 하는 ‘존재의 가벼움’
유령과의 조우
바디우, 증상 또는 사건의 매혹
다시 호퍼의 그림을 바라보며

무엇을 알 것인가?: ‘경험의 빈곤’과 ‘정신적 쇠약’에 대처하는 정신분석적 공부법 | 김소연
온 국민이 공부해야 하는 시대
공부의 과잉, 경험의 빈곤
공부를 둘러싼 한국 사회의 증상들
우리가 공부하는 이유, ‘대학 담화’의 덫
지혜 없는 지식, 헛도는 세상
스스로를 알지 못하는 지식
공부, ‘가지고 하는 법을 아는 것’

우리는 수평적인 관계를 (얼마나) 원할까? | 이성민
문제의 일반성
이른바, 한두 살 나이 차
‘개인 생활의 민주화’
퇴행
언어, 그리고 선악을 넘어서

왜 사랑하기가 점점 힘들어질까? | 정지은
사랑이 어려운/불가능한 시대의 사랑
결혼, 제도라기에는 너무나도 비즈니스적인
사랑은 나의 ‘결여’를 돌려주는 것
내게 없으므로 네게 구하는 것, 대상 a
서로에게 되돌아오는 사랑을 위하여

불안에서 향유로: 행복한 자아로 가는 길 | 정경훈
외모 불안에서 벗어나기란 왜 이리 어려울까
주체, 자아, 외모 욕망
무엇이 외모 욕망을 구성하는가
외모 욕망은 향유와 어떻게 다른가
외모의 민주주의를 위하여

왜 한국인은 그렇게 돈에 집착할까? | 김석
한국 사회의 증상, 돈
돈은 똥이다? 더러우면서 숭고한 돈
돈은 ‘남근’이다
돈과 물신주의
돈의 인문학이 필요한 시대

권력의 자리를 바라보는 두 입장: 왜 대통령을 아버지처럼 생각할까? | 김석
수령과 대통령: 지도자에 대한 대중의 숭배
권력의 기원: 살해된 아버지
예외적 주권자의 자리
구멍 뚫린 깃발: ‘전체 아님’의 자리
‘가짜 아버지들’을 죽여라: 정치적 가능성의 조건

반사회적 폭력 범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 | 이만우
반사회적 폭력 범죄, 그 심리적 발생
정신분석으로 바라본 폭력 범죄
‘형태 없는 불안’의 배설
잃어 버린 것을 찾으려는 도착증자의 분열
조증 문화의 탄생: 상보적 대인관계 형성의 걸림돌
폭력 범죄를 바라보는 두 가지 도덕주의
폭력 범죄의 가해자들과 함께 살아가기

세대 갈등: 절망한 청년들을 어떻게 치료할 것인가? | 홍준기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 사이의 오이디푸스적 갈등
(신)자유주의가 낳는 트라우마를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
세대 문제
오이디푸스의 아버지들은 아직도 힘이 세다
세대 간 정의의 실현을 위하여

불안: 우리는 왜 ‘충분히 좋은 엄마’ 또는 ‘사회적 국가’를 필요로 하는가 | 홍준기
정신분석학은 과연 사회에도 관심을 쏟고 있는가?
라캉 이론의 맹점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불안을 극복하게 해 줄 ‘ 충분히 좋은 엄마’
우리에겐 ‘충분히 좋은 국가’ 또는 ‘사회적 국가’가 필요하다

행복을 향한 삶의 방향성을 찾아서: 우리는 어떻게 온전한 자기 자신이 될 수 있을까? | 김서영
‘행복한 사람’의 형상, 성숙한 전문가
어머니의 욕망, 그 악어의 이빨에서 벗어나는 법
대양적 감성을 회복하는 길
이자관계를 넘어 세상 속으로
정신분석은 휴머니즘이다
온전한 자기 자신이 되는 길을 찾아서

저자소개

저자 : 김서영 저자 김서영은 영국 셰필드대 정신과 심리치료연구센터에서 라캉의 주체론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는 광운대 인제니움학부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라캉의 이론을 통해 프로이트로의 복귀를 도모하며, 궁극적으로 정신분석학을 대중 일반이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실천적 도구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 『프로이트의 환자들: 정신분석을 낳은 150가지 사례 이야기』,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 무의식에 비친 나를 찾아서』 등이 있다. 저자 : 백상현 저자 백상현은 파리8대학 철학과에서 라캉 정신분석의 증상과 기표개념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숭실대 등에서 철학과 정신분석을 강의하고 있다. 임상이론이 가진 윤리적 차원을 연구하고 있으며, 라캉 이론과 미학을 접목시키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저서로는 『라깡의 루브르』, 『고독의 매뉴얼』, 『라캉 미술관의 유령들』, 그리고 <라깡 세미나 7>의 강해서 『라깡의 인간학』(근간)이 있다. 저자 : 이만우 저자 이만우는 사회학박사로서 Southern California Psychoanalytic Institute에서 클라인 학파 교육분석을 받았으며, 현재 국회입법조사처 보건복지여성팀장(입법조사연구관)으로 재직 중이다. 정신분석의 관점에서 일상생활과 문화형태, 그리고 집단행동을 탐구해 왔으며, 앞으로 정신분석과 사회정책의 연계작업을 수행하고자 한다. 주요 저서 및 역서로 『정신병과 권력표상』, 『정신분석과 문화: 우리 시대의 욕망 읽기』(공저), 『인간은 왜 악에 굴복하는가』, 『아동 정신분석』 등이 있다. 저자 : 김석 저자 김석은 파리8대학 철학과에서 라캉의 욕망이론을 연구해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는 건국대 융합인재학부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무의식과 연관된 인간의 욕망, 사랑, 미움, 정신병리 등의 주제를 탐구하면서 한국인의 집단심리와 사회문화 연구로도 범위를 넓혀 가고 있다. 강연과 매체 기고를 통해 대중과도 활발하게 소통하는 실천적 연구자다. 주요 저서로 『에크리 - 라캉으로 이끄는 마법의 문자들』과 『프로이트 & 라캉 - 무의식에로의 초대』가 있다. 저자 : 김소연 저자 김소연은 중앙대학교에서 1990년대 코리안 뉴 웨이브 영화의 무의식적 욕망과 윤리의 문제를 연구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금까지 영화이론(사)을 정신분석의 윤리에 입각한 관점에서 재구성하는 작

도서소개

『헬조선에는 정신분석: 노답 한국 사회의 증상 읽기』는 그야말로 ‘노답’, 답이 보이지 않는 한국 사회를 정신분석의 시선으로 예리하고 섬세하게 살피고 있다. 한국라깡과현대정신분석학회에 속한 한국의 대표적인 정신분석학자 9명이 총 11개의 주제를 가지고 한국 사회의 증상을 탐색한다. 멘토 열풍, 공부를 강요하는 사회, 형님 아우를 따지는 인간관계, 사랑이 어려워진 시대의 사랑, 외모 강박, 돈을 향한 집착, 권력에 대한 우리의 모순적인 태도, 반사회적인 폭력 범죄, 세대 갈등, 불안을 해소할 사회적 안전망, 진정한 자신을 찾는 여정으로서의 정신분석 등 이 주제들은 너무나 당연한 것처럼 보이지만 무척 시급한 사안이다. 『헬조선에는 정신분석』은 우리 사회가 드러내는 다양한 증상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몰라 답답하던 이들에게 시원한 사이다 같은 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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